영어 필사 한 달의 기록, 미국 직장인의 영어공부법
오늘은 지난 2월 꽤 몰입했었던 영어 필사에 대해 기록해보겠다. 2월 1일에 영어 필사를 시작해 2월 말 부로 한 달치를 채웠다. 일이 너무 많거나 피곤한 날은 빼먹고 2월 중 25일을 완성했다. 3월 초에는 효율적인 필사법에 대해 생각해보겠다는 핑계로 잠시 쉬는 중 (지금까지 쭉 쉬고 있다는...ㅎ) 브런치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둥지를 틀면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다. 블로그, 인스타, 브런치... 각각의 플랫폼 성격이 어찌나 다른지, '원소스 멀티유즈'하라고 하는데 사실상 적용은 힘든 것 같다.
지난번 쌍둥이의 세계 라는 글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2월은 일편단심 민들레로 《명랑한 은둔자》 필사에만 집중했다. 처음으로 해보는 영어 필사라, 처음에는 무식하게 한 챕터를 모두 필사했다. 그런데 1시간이 넘어가며 손이 얼얼해지고 어깨도 아팠다. 1시간이 넘어가면 그냥 내용을 베껴 쓰는 것이지 더 이상 문장을 하나하나 음미하면서 쓰는 게 아닌 듯 하다.
그래서 김시현 작가님의 《필사, 쓰는 대로 인생이 된다, 운명을 바꾸는 하루 15분 필사의 힘》을 읽고, 30분 이상은 필사를 하지 않기로 방향을 수정했다. 이 책에서는 필사를 매일 하되 15분 이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얘기한다. 현재 켈리 최 회장님과 함께 동기부여 모닝콜 필사도 하고 있고 불어 필사도 종종 하고 있어, 1시간 넘게 필사할 때에는 마음의 부담이 컸는데, MAX 30분으로 정해놓고 하니 훨씬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번 글에서는 1번에서 3번까지, 다음 글에서 4번에서 7번까지 다룰 예정이다.
- 목 차 -
1. 영어 필사, 어떻게 하나요?
2. 영어 필사를 하게 된 계기
3. 인증의 나날들 - 효과 vs. 역효과
4. 3-5월의 필사 도서
5. 영어 필사, 정말 효과 있나요?
6. 영어실력, 퀀텀 점프를 꿈꾸고 계신다면...
7. 우리들의 '갓생'을 위하여
1. 영어 필사, 어떻게 하나요?
그럼 영어 필사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라고 물으신다면. 음... 나도 필사 고수분들의 필사 레시피가 매우 궁금해진다. 나는 다음과 같이 필사를 했다.《명랑한 은둔자》(한국어판) 에서 기억에 남는 챕터를 한번 더 읽고 좋은 문장을 골라낸 후, 영어 원서를 읽으며 상응하는 영어 문장을 고른다. 또한 한국어 책에서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영어로는 와닿는 구절이나 표현이 좋은 문장도 추가로 골라낸다. 그런 후, 영어 원서를 다시 한번 읽으며, 밑줄 친 문장 위주로 필사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베끼고 싶은 챕터를 만나면 '골라내는' 과정을 생각하고 주구장창 필사할 때도 가끔 있었다. 이 필사 방법이 과연 옳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나를 데리고 이리 저리 실험 중이다.
읽을 책도 너무 많은데, 너무 한 책에만 매여있는 것 같아서, 3월에도 《명랑한 은둔자》 영어 필사를 계속해 나가되 다양한 책을 읽어보며 좋은 구절을 한 장 정도 분량으로 필사할 예정이다. 골라둔 영어 필사 책은 2탄에서 소개하겠다.
2. 영어 필사를 하게 된 계기
여러 가지 복합적인 계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결정적인 넘버원은 '동기부여 모닝콜 필사'라는 챌린지였다. 작년 겨울 한국에 갔을 때 너무 팽팽 놀기만 하면 새해를 시작하기 부담스러울 것 같아, 매일 꾸준히 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다. 그러던 차에 켈리 최 회장님의 동기부여 모닝콜 100일 필사 챌린지가 시작되었다. 처음부터 참여한 것은 아닌데, 인친님 (인스타 친구의 줄임말)들 중 켈리스 (켈리 최 회장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분들이 많아서 어떤 내용을 필사하는지 나름 '눈팅'을 할 수 있었다. 유튜브 영상을 보니 클립 하나가 10분 이내로 짧고 한국어 5번, 영어 5번으로 그리 부담스럽지 않겠구나... 하는 견적이 나왔다. 게다가 소위 '사회적, 경제적으로' 성공한 분들의 영어 연설이나 인터뷰 내용이 담겨있어 매일매일 들어두면 차곡차곡 쌓이겠지 하는 희망까지...! 만년필로 쓰다 보니 '쓰는 재미'가 슬슬 붙기 시작했다.
두 번째는 아는 언니이자 《어서 와, 혼자 여행은 처음이지?》 출간 작가님이신 레알님께서 친히 선물해주신 《명랑한 은둔자》였다. 자기계발서보다는 인문서를 읽어야 독서력이 생긴다며... 지당한 말씀. 겨울에 한국어 책을 먼저 읽고 홀딱 반해버렸다. 영문원서를 꼭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이 전에도 영어 원서들을 읽어봤지만 필사까지 하고 싶은 만나지 못했다. 미국에 오자마자 아마존에서 영문판 《The Merry Recluse》을 얼른 주문해, 한 챕터씩 필사를 시작했다. 영국 소설가인 버지니아 울프가 쓴 글 중에 천국에 가면 책을 선물로 받는다는 얘기가 있다. 책은 '신의 선물'이라고도 하니... 여하튼 인간에게 그만큼 소중한 것이라는 의미겠지.
세 번째, 김시현 작가님의 《필사, 쓰는 대로 인생이 된다, 운명을 바꾸는 하루 15분 필사의 힘》을 읽으면서 '필사'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배우게 된 것도 동기부여가 되었다. 책표지부터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니다. "필사적으로 필사하라! 기록은 기억을 이기고, 필사는 운명을 이긴다." 필사를 왜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가득 담긴 '필사 교과서', '필사 101' 같다고 해야 할까? 목차를 보시면 어떤 책인지 감이 올 것 같아 목차 사진도 몇장 투척한다.
필사는 그 방법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최고의 공부법이다. (p. 11)
필사는 독서보다 깊은 자기성찰의 시간이다. (p. 19)
책은 매력적인 영혼 그 자체다. 영혼을 문자로 옮긴 것이 바로 그들이 쓴 책이다. 책 한권을 전체 필사하면 그들의 영혼은 나에게 이식된다. (p. 68)
3. 필사 인증 - 효과와 역효과
영어 필사는 처음이라, 초반에는 필사에 관심 있으신 인친님들과 응원하며 챌린지를 한 것도 꽤 도움이 되었다.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서로 응원해주며 매일 뭔가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정말 든든했다. 같은 취향과 관심사를 가지고 항상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나같이 마음 약한 사람에게 무시 못할 요소이다. 2월 중순에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꿈공방'이라는 자기 계발 커뮤니티에 영어 필사 습관 형성 프로그램이 있어 참가했다. 인스타 피드는 너무 부담스러워서 몇번 올리다가 10일차가 넘어가면서부터는 스토리로 인증했다. 챌린지, 인증의 노예가 되는 건 별로지만, 인증을 하니 최대한 빼먹지 않는 효과는 확실히 있었다.
필사와 인증을 하다보니 역효과도 있었다. '필사'라는 행위에 아무래도 신경을 쓰다보니 오히려 독서시간이 줄어드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글씨도 이왕이면 예쁘게 쓰고 싶고, 인증샷도 멋지게 찍고 싶고. 그래서 앞으로는 일주일 2-3번 정도만 영어 필사를 하고, 명랑한 은둔자 (to be continued!)와 함께 그동안 마음 속에 넣어두었던 다양한 책들을 접해보고 싶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영어 필사 책들은 다음 포스팅 <영어 필사, 정말 효과 있나요? 2탄> 에서 소개드리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