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에 업무를 병행하며 '생산'모드에 돌입하기에는 체력과 정신력이 딸려, 주말에 콘텐츠를 만들어놓고 주중에 올리고 있다. 미국에 살면서 워라밸 타령하면 안 되겠지만... 워라밸이 고파지는 요즘이다.
1주일 전에 발행한 <영어공부, 왜 하시나요?>, 그리고 어제 발행한 <영어공부 전략 1탄>에 이은 세 번째 시리즈물. 이번 글에서는 영어공부 전략 2탄 (5번~7번)을 다룰 예정이다. 혹시 앞의 내용 (1번~4번)이 궁금하시다면, 제목에 건 링크를 따라 이전 글들을 참조하시길 바란다.
영어공부 전략
1. 무조건 재미
2. 당신을 외국어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3. 문화가 영감, 별게 다 영감
4. '너 참 영어 잘한다'가 의미하는 것
5. 가끔 성문 기초영문법으로 돌아가자
6. 영어의 '계단식' 실력 향상
7. 외국어 공부의 최고봉이란
5. 가끔 성문 기초 영문법으로 돌아가자
만일 당신이 외국인 친구를 사귀면서 또는 미드를 보면서 영어를 배웠다면, 그래서 소통에 크게 문제가 없다면 '나는 영어를 매우 잘하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맞다, 사실 소통만 잘하면 당신은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맞다. 하지만 해외에서 근무하거나 외국인 매니저, 외국인 파트너와 일을 한다면 이 얘기는 조금 달라질 것이다. 이들은 보지 않은 듯하면서도 당신이 말하거나 글을 쓸 사용하는 영어문법을 은근히 주시하고 있다. 우리는 영어를 처음 배울 때 문법을 배우지만, 사실 문법의 중요성은 고급으로 가면서 더 부각된다.
미국 첫 직장에 취직한 후 인수인계자가 나에게 인터뷰 피드백을 보여준 적이 있다. 어떤 분은 나와 대화할 때 문법이 틀린 것이 있으니 writing test로 실력을 검증해 봐야 한다고 피드백을 남겼다. 내가 외국인이고 취업 면접이니 테스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텐데... 꽤나 충격이었다. 영어에 있어서는 조금 자신감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나는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부터 원어민들이 쓴 이메일 문구를 모으기 시작했다. 잘 쓴 표현을 모아놓았다가 나중에 쓸 때 참고하고 각색하고, 문법이나 구두법(punctuation) 등에 관련된 책도 함께 참고해보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책을 몇 권 소개해본다 (목차 사진은 포스팅 맨 아래를 참조) 꼭 이것을 구입할 필요는 없고 그냥 소장하고 있는 문법책을 복습하는 것도 괜찮다. 성문 기초영어, Bluebook 시리즈, Grammar in Use 등, 좋은 교재들이 시중에 널려있다. 개인적으로는 성문 기초영문법 같은 오래된 책을 신뢰하는 편이나, 본인이 제일 편한 교재를 선택하면 될 듯하다. 맘에 드는 교재를 선택해야 공부할 맛도 난다고 생각한다.
문법 복습하거나 구두법 (Punctuation) 참고 시 활용하는 책
6. 영어의 '계단식' 실력 향상 - 시험 적극 활용하기
많은 분들이 이미 아시겠지만, 외국어 실력은 보통 '계단식'으로 향상된다. 그래서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들 한다. 꾸준히 공부하다 보면 당신은 어느새 그다음 단계에 가있을 거라서...? 나에게 외국어는 계속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다음 단계로 상승되는 것이 아니다.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허들을 넘고 다음 계단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다.
나에게 그 특단의 조치는 바로 시험이었다. 시험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시험이 싫다. 공부에 있어서는 스프린트형이 아닌 마라토너라서, 단기간 에너지를 때려 넣어야 하는 시험을 무지 싫어한다. 하지만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1) 취직을 위해 점수가 필요해서 봤던 TOEIC
2) 대학원에 가기 위해 점수가 필요했던 TOEFL과 GRE
3) 프랑스 어학연수의 성과(ROI, Return on Investment)를 보여주기 위해 통과해야 했던 DELF와 DALF
4) 각종 어학 경시대회
5) 취직 인터뷰와 발표 등
특단의 조치들이 내가 그다음 계단으로 넘어가는 데 큰 공헌을 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시험은 그동안 꾸준히 공부해 당신의 의식, 무의식에 남아있는 외국어 지식을 매우 견고하게 만들어준다. 오롯이 즐거움을 위해서만 외국어 공부를 하는 분이라면 상관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확한 목표를 가지고 외국어 공부를 하시는 분께는 시험을 꼭 '지렛대'로 활용해보실 것을 추천드린다.
7. 외국어 공부의 최고봉이란
외국어 공부를 하시는 이유는 개인의 목표와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를 것이고, 각자 생각하는 최고의 목표도 다를 것이다. 내가 외국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이전 글에서 언급드린 것처럼 1) 경쟁력 키우기 2) 자아 확장 3) 정보 접근성이다.
1) 경쟁력 키우기: 외국인 노동자로 일하며 회사에서의 이메일 커뮤니케이션, 각종 발표, 미팅 등에서 영어가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최저 목표) 회사에서 만나게 된 외국인 동료들이 토종 미국인보다 더 정확하고 세련된 영어를 구사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하며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받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나에게는 '경쟁력 키우기' 측면에서 최고봉에 달한 모습이 아닐까 싶다.
2) 자아 확장: 언어를 하나 더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세계가 넓어짐을 뜻한다. 한국어를 전공한 독일 의식성장 리더, 알렉스 롱구의 500페이지에 달하는 저서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를 읽으며 내용도 내용이지만 나는 외국인이 이런 도전을 했다는 것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얼마 전 정여울 작가의 <끝가지 쓰는 용기>를 읽으면 만나게 된 인도 뱅골 출신 미국 작가, 줌파 라히리. 그녀는 이미 영어 사용자임에도 일부러 이탈리아어를 배워서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소설을 집필한 바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권력의 언어, 영어에만 머무르게 않고 끊임없이 다른 언어와 문화를 배움으로써 자아의 세계를 넓혀가는 시도들은 하나같이 멋지게 느껴진다.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글을 쓴다는 것... 평소 안정권 (comfort zone)에만 머무는 것을 선호하는 내가 꼭 도전해보고 싶은 영역이다. 꿈꾸는 것은 자유이니.
3) 정보 접근성: 각종 외신에서 쏟아져 나오는 뉴스, 논문, 각종 외서... 외국어로 정보를 읽어낼 수 있다면 당신의 정보 접근성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특히 정보의 격차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더 그렇다. 외서가 번역되어 한국에 상륙하는 시점과 격차 (~10년까지)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왠지 외국어 실력이 정체되어 있다고 느끼는 요즘, 나는 필사, 오디오북, 팟캐스트 등을 활용해, 외국어 실력을 심폐 소생해본다. 지금은 저 산자락 언저리에 머물고 있지만, 언젠가는 외국어 배우기의 최고봉에 올라가 외국어로 글쓰기와 퍼블릭 스피킹에 도전해보고 싶다. 지금 생각하면 꿈같은 이야기지만 일단 올라가 보자고 파이팅을 외쳐본다. 필사를 하며 원어민의 맛갈나는 표현과 정확한 문법을 익히고, 오디오북을 들으며 독서하는 효과와 발음 연습도 함께, 팟캐스트는 정보와 트렌드 습득 위주를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요즘 영어, 불어 필사를 하며 떠오른 외국어 공부에 대한 생각들을 세 차례 포스팅으로 정리해보았다. 이미 아시는 내용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경험과 현재 실험 중인 몇가지 노력들도 함께 담았다. 외국어에 열정을 가지고 공부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종종 외국어 공부에 대한 생각이 차오르면 종종 포스팅을 해볼 예정이다. 각자의 외국어 공부의 정상을 위해 파이팅!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참고] '5. 가끔 성문 기초 영문법으로 돌아가자'에서 소개한 책의 목차와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