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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쥬르 Feb 28. 2022

영어공부 전략 1탄

글로벌 커리어 노마드의 외국어 공부법


지난번 포스팅 <영어공부, 왜 하시나요?>에서는 영어(외국어)를 공부하는 세 가지 이유 1) 경쟁력 키우기 2) 자아확장 3) 정보 접근성에 대해 썰을 풀어보았는데, 맨 마지막에 외국어 공부 전략 및 레시피에 대해 공유하겠다고 한 것이 생각나 일요일 아침, 릴레이 글을 써본다.


조승연의 <플루언트>, 2부 영어적 머리, 한국어적 머리, p.89

외국어 공부에는 'right or wrong'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상황에 최적화된 레시피를 계발하면 된다. 네가 뭔데 영어공부 비법을...이라 생각은 마시고, 한국 토종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영어를 접했고 고등학교 때 만난 불어와 사랑에 빠져 외국어를 전공하게 된, 결국 해외에서 살아가기를 선택한 한 문과생의 개인사가 담긴 유니크한 레시피 정도로 봐주셨으면 한다. 글이 조금 길어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1번에서 4번까지, 다음 글에서는 5번에서 7번까지 다룰 예정이다. 




영어공부 전략 

1. 무조건 재미
2. 당신을 외국어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3. 문화가 영감, 별게 다 영감
4. '너 참 영어 잘한다'가 의미하는 것
5. 가끔 성문 기초영문법으로 돌아가자
6. 영어의 '계단식' 실력 향상
7. 외국어 공부의 최고봉이란
1. 무조건 재미

외국어 공부는 '열심히!'도 중요하지만 '어떻게?'가 결국 성패를 가른다고 생각한다. 나의 외국어 첫걸음마의 순간을 돌이켜보면, 해당 외국어와 문화에 처음 어떻게 노출되는지가 매우 중요했던 것 같다. 처음 영어공부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윤선생 영어교실'을 만나면서부터였다. 공부를 시작하고 1년이 채 안되어 영어경시대회에도 도전하게 되었는데, 이 부분이 조금 아쉽다. 외국어를 배우며 처음부터 경쟁 상황에 노출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듯하다. 물론 경시대회를 위해 열심히 공부했지만 말이다. 함께 준비한 쌍둥이 언니는 최우수상을 받았고 나는 은상 (노력상 정도?) 인가를 받았나... 사실 잘 기억이 안 난다 ㅎ 어쨌든 이 사건을 계기로 나에게 조금 실망했고, 처음부터 영어 공부가 '재미있다'기 보다는 '경쟁'이라고 인식하게 된 것 같다. 무엇이든 재미가 있어야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어 고등학교에 들어가서야 영어 원어민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같은 반에 해외에서 살다온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원어민 선생님 과외도 몇 번 받았다. 학교 수업을 쫓아가려고 받게 된 이 과외가 웃프게도 나를 진정한 외국어의 세계로 안내해주었다. 처음으로 원어민 선생님의 발음을 들어보는 신기함... 미국, 캐나다, 호주 선생님의 모두 다른 발음과 성향/문화를 배우는 재미. 경시대회 vs. 원어민 선생님 과외, 이 순서를 거꾸로 했으면 영어를 더 재미있게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2. 당신을 외국어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그에 비해 불어는 고등학교에서 처음 접했다. 원어민 선생님 한 분과 함께 한국인 선생님 두 분이 계셨는데, 내가 불어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선생님을 잘 만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인 선생님 중 한 분은 불문과 대학원에서 박사 논문을 쓰시며 우리 학교에서 강사로 일하시는 여자 강사분이었다. 불어 수업도 수업이지만, 고등학생인 우리들에게 <그랑블루>, <퐁뇌프의 연인들>, <세 가지 색, 블루, 레드, 화이트> 가끔 19금! 영화도 보여주시며, 우리를  매력적인 프랑스 문화의 세계로 안내해주셨다. 고등학교 때 모든 수업을 다 제치고 가장 재미있는 수업이었다. 이 선생님께 잘 보이고 싶어서 공부도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외국어 공부는 자고로 재밌어야 한다. 첫걸음마를 띄우는 단계에서 혼자서는 힘드니,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고등학교 때 접한 프랑스 영화 <그랑블루>, <세가지색: 블루, 화이트, 레드>, <퐁뇌프의 연인들> 영화 포스터


3. 문화가 영감, 별게 다 영감


해당 외국어를 사용하는 문화권을 잘 이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발음, 문법공부의 어려움, 마라톤 같이 끝나지 않는 외국어 공부, 이 모든 것을 뛰어넘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문화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영감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있어 큰 도움을 주신 고등학교 불어 선생님께 감사편지를 100 통이고 보내드리고 싶다. 어떤 언어를 배우던 그 문화권에 푹 빠지는 경험 (immersive experience)을 꼭 추가하시면 좋을 것 같다. 이런 이유로 사실 어학연수를 많이들 가는데 (적극 추천하지만), 학원비 및 체류비용이 만만치 않아 모두 어학연수를 가세요!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듯하다. 


게다가 요즘은 팬데믹으로 (국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어느 국가로도 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것은 다 마찬가지다. 그런 면에서는 오히려 외국어 공부 환경이 더 평등해졌다. 어학연수 갈 비용은 없지만, 자기 공부를 알아서 잘 챙기는 분들께는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있을 수는 없다. 게다가 20년 전에는 활용할 수 없었던 넷플릭스, 유튜브로 그 나라의 문화를 온디멘드 On-demand로 생생하게 접할 수 있지 않은가? 나는 요즘 넷플릭스에서 <Emily in Paris>를 보고 다시 불어에 대한 영감을 깨우고 있다.


 알렉사 앱에 리스팅해 둔 팟캐스트 시리즈

고등학교 때는 <오성식의 굿모닝팝스>나 <오성식의 생활영어>를 들으며 등교를 했고, 야간자습을 마친 후 멜랑콜리한 밤에는 샹송을 들으며 하교를 했었다. 재택근무를 하는 요즘, 집에는 Alexa Echo에서 바로 WSJ, The Economist 등 뉴스를 들을 수 있게 세팅을 해놓았고, 운전할 때는 NPR 뉴스나 팟캐스트를 듣는다. 재택을 시작하며 미국 현지인들과의 접촉이 많이 줄어들었다. 내가 미국에 사는지 한국에 사는지 도통 모르겠는 요즘이다. 물론 온라인으로 회사 미팅을 참석하지만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과는 다르다.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 외국어를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외국어 실력이 는다.









4. '너 참 영어 잘한다'가 의미하는 것


외국어를 할 때 '발음'은 생각보다 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사는 이곳, 실리콘밸리는 동양인 비중 (특히 인도인, 중국인)이 매우 높아서 억양이 매우 강해도 웬만하면 딴지 걸지 않고 다 알아듣는 (알아먹여야 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미국도 지역마다 억양에 대한 수용도는 조금씩 다르다. 회사를 다니며 만난 몇몇 영국인들이 발음으로 매우 사람을 차별하는 경우도 보았다. 영어 발음이 좋으면 어딜 가도 대접을 받는 게 사실이다. 친구들이나 동료들은 더 이상 '너 참 영어 잘한다'라고 얘기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은 이미 원어민처럼 말하며 그들의 대화에 동참하고 있을 테니까... 한국 사람에게 '당신 한국어 참 잘한다' 고 얘기하지 않는 것처럼. 


처음 언어를 배울 때 '발음'을 명쾌하게 짚어줄 수 있는 선생님이나 교재를 찾아보았으면 한다. 불어의 경우, 감사하게도 고등학교 때 만난 음성학 교수님께 불어 발음의 기초부터 다질 기회가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영어는 처음부터 '발음'을 정확히 다질 기회는 따로 없었지만, 오랜 시간 영어를 사용하며 다듬어진 듯하다. 오랜 시간 물리치료를 받으며 척추가 교정되어 가는 느낌이랄까... ㅎ 그래서 가능하다면 어떤 외국어든 초반에 발음을 정확히 잡고 시작하는 것을 추천드린다. 초반부터 발레리나처럼 어깨와 척추를 쫙 펴고 걸어보는 것이다.


나의 구린?! 발음을 들으며 외국어 공부를 해나가는 것, '원어민'에 가까운 발음을 들으며 공부하는 것... 나 자신에게 주는 동기부여 자체 천지차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발음이나 억양이 어찌 되었건 의사소통만 클리어하게 하면 된다!" 이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지 않은가? 언어도 마찬가지다. 어학연수를 하며, 해외에서 회사에 다니며 외국어 발음에 따라 상대방이 나에게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흥미롭게 관찰해온 나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글이 길어져서 아래 3가지 (5~7번)은 두 번째 포스팅에서 연재하겠습니다. <영어공부 전략 2탄>

5. 성문 기초영문법으로 돌아가자
6. 영어의 '계단식' 실력 향상
7. 외국어 공부의 최고봉이란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영어공부, 왜 하시나요?>

<영어공부 전략 1탄> - 현재 글

<영어공부 전략 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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