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 시험 준비, 얼마나 걸릴까?>에서는 본인이 어떤 준비 과정을 거쳐 GRE 시험을 보았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었다면, 이번 글에서는 GRE(Graduate Record Examination)의 언어 추론 영역(Verbal Reasoning)을 위한 '영어 공부법'에 초점을 맞춰보겠다.
GRE 시험을 본 건 오래전이라 이 부분을 생략할까 했는데, 노트를 살펴보니 현재의 'GRE'보다는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만한 부분이 있을 듯하여 이 글을 쓰게 되었다. 특히 GMAT과 GRE 중에 아직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GRE 문제 유형을 대략 살펴보고 어떤 시험이 본인에게 더 맞는지 판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본인의 경우, 주로 GMAT을 필요로 하는 MBA 스쿨에서 MS(Master of Science) 전공으로 방향을 틀면서 GRE를 준비하게 되었다. 총 3탄으로 나누어 발행할 예정이다.
- GRE 1탄 -
I. GRE 시험 구성 및 총점
II. 높은 어휘력을 요하는 GRE Verbal Reasoning
- GRE 2탄 -
III. 토플 점수에도 영향을 미치는 GRE Writing
- GRE 3탄 -
IV. 중 2 수준 Quantitative Reasoning
V. 시험 당일 준비할 것
I. GRE 시험 구성 및 총점
GRE 시험 순서를 살펴보자. 우선 Analytical Writing(AW)부터 시작하며, Issue(이슈)를 먼저 작성한 후 Argue(아규)로 넘어간다. 'Issue(이슈)'는 주어진 주제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펼치는 짧은 '에세이'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고, 'Argue(아규)'는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리의 허점을 조목조목 짚어내는 객관적, 분석적인 글을 요구한다.
이렇게 분석적 라이팅이 끝나면, 버벌(V)과 퀀트(Q)가 V-Q-V-Q-V 또는 Q-V-Q-V-Q 순으로 나오게 된다. 수험자에 따라 버벌(V)이 3번 나올 수도 있고, 퀀트(Q)가 3번 나올 수도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V-Q-(휴식)-V-Q-V의 순서로 진행된다고 한다. 아래 테이블의 'unscored'는 소위 'dummy' 섹션이라고도 불리는데, 말 그대로 dummy라서 점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GRE (Graduate Record Examination) 구성
- Analytical Writing: 30분 x 2 (Issue 30분, Argue 30분)
- Verbal: 30분 x 2세트
- 쉬는 시간: 10-20분
- Quant: 35분 x 2세트
- Verbal or Quant (dummy): 30분 x 1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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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3시간 45분
※ ETS 공식 웹사이트(www.ets.org)에 나온 순서는 다음과 같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TS 공식 웹사이트에 나온 시험 구성
본인이 시험을 보던 당시 총점은 V800, Q800, W6.0이었는데, 이후 시험이 확 바뀌어 V170, Q170, W6.0으로(라이팅은 그대로), 아래와 같이 변경되었다.
GRE 총점 구성
II. 높은 어휘력을 요하는 GRE Verbal Reasoning
예전 내가 봤던 GRE 버벌과 New GRE 버벌의 차이점을 살펴보니, 가장 큰 차이점은 아래4. Antonym(반의어), 5. Analogy(유추)가 없어지고,1. 문장 완성(Sentence Completion) 2. 문장 등가성(Sentence Equivalence) 3. 독해(Reading Comprehension)만 남았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암기력이 웬만큼 좋으면, 4. 반의어, 5. 유추 항목에서 점수를 어느 정도 따고 들어갈 수 있었는데, 요즘은 문장 채우기 (한국인들이 주력하는 부분), 독해 등 진짜 영어실력을 테스트하는 듯하다.
어떤 유형의 문제들이 나오는지 감을 잡고 싶은 분들을 위해 예를 들어보겠다. 이런 유형이 나온다 정도만 참고하시고, ETS 공식 웹사이트, 해커스 또는 학원에서 나누어주는 문제를 참고하시기를 추천드린다.
GRE Verbal Reasoning (New vs. Old GRE)
1. SC (Sentence Completion): 문장 완성
2. SE (Sentence Equivalence): 문장 등가성
3. RC (Reading Comprehension): 독해
4. Antonym: 반의어 (new GRE에 없음)
5. Analogy: 유추(new GRE에 없음)
1. SC (Sentence Completion): 문장 완성
아래와 같이 문장이 말이 되도록 단어를 채우는 문제가 나왔었다. 현재 'New GRE'에서도 'non native speaker' 들이 단기간에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문장 완성/문장 채우기(Sentence Completion)에 더 집중해서 공부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복잡하진 않았는데, new GRE 문제들을 살펴보니 난이도가 매우 사악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다음 세 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빈칸 1개에 선택지 5개
빈칸 2개에 선택지 각각 3개씩
빈칸 3개에 선택지 각각 3개씩 (너무 길어서 예시는 생략)
< 문제 풀이, 지문은 테이블 참조 >
#1번에서는 접속사 'yet'에 주목해 보자. 'idealize or exaggerate'와는 반대되고, 'reject'와 유사한 뜻을 찾다 보면 'disdain(경멸하다,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다)'이 정답임을 알 수 있다.
#2번에서는 '예술가로서의 _____가 올라감에 따라, 그의 삶도 _____해졌다'라는 의미를 만들 수 있는 두 단어를 찾아야 한다. '그의 성공을 가눌 수 없었다'라는 표현에 주목하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예술가로서 유명세를 떨치며 그의 삶도 피폐해졌다).
문장 완성 (Sentence Completion) 문제 예시
2. SE (Sentence Equivalence): 문장 등가성
'문장 등가성'은 Old GRE에는 없던 문제 유형이다. 하나의 문장과 6개의 단어 옵션이 주어지고, 그중 적합한 단어를 두 개 골라, 문장이 등가의 의미를 갖게 만들어야 한다. 언뜻 보면 '동의어'를 고르라는 문제로 착각할 수도 있지만, 그 단어를 직접 대입했을 때, 두 문장이 같은 의미가 되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예전에는 없던 문제라 나무위키(namu.wiki/w/GRE)의 예시를 빌려왔다.
< 문제 풀이, 지문은 테이블 참조 >
#1. 그 작품은 어느 정도 선구자적인 아이디어를 포함하고 있지만, 어떤 이들은 그 작품이 _____ 하지 않다고 여길 것이다. 이미 hardly라는 부정어가 있으니, pioneering과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를 고르면 된다. 단어만 살펴보자면 original(원래의, 원조의)과 innovative(혁신적인)는 백 퍼센트 똑같은 의미는 아니지만, 두 단어를 '새로운, 창조적인'이라는 맥락에서 삽입했을 때, 두 문장은 '등가의 의미'를 갖게 된다.
반면 orthodox와 conventinal은 동의어군이지만, 문장에 삽입했을 때 의미가 성립하지 않는다. 동의어라도, 문장에 대입해보지도 않고 답을 고르면 실수하게 되니, 이 부분을 유의해야 한다.
문장 등가성 (Sentence Equivalence) 문제 예시
3. RC (Reading Comprehension): 독해력
독해 문제는 대부분 지문이 길어 노트에 문제를 적어놓은 것이 없다. 죄송하지만, 예시는 생략하겠다. 확실한 것은 GRE 리딩을 열심히 공부해놓으면, TOEFL 리딩에도 꽤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두 시험은 모두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에서 제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록 똑같은 지문은 아니더라도, 지문의 주제가 비슷한 경우가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연히 평소 영어 문장을 많이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휘력이 풍부하면 (또는 모르는 어휘도 추측할 수 있다면) 막힘없이 문장을 읽을 수 있다. 아래와 같이 1) 비슷한 단어들을 시리즈로 묶어 암기하는 것과 특히 2) 어원을 공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1) 시리즈로 묶어 단어 암기
시리즈로 묶어 단어 암기 - 꼭 GRE 준비가 아니더라도 훗날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되었다
2) 어원으로 단어 공부 - GRE Etymology
어원으로 단어 공부 - 어원을 잘 기억해 놓으면 모르는 단어도 대략 알아볼 수 있다
당시 Old GRE는 암기와 요령을 익혀야 하는 부분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따라서 동양인들이 유리 :) 그래서인지 ETS 측에서도 그걸 알아채고?! GRE 버벌 영역을 완전히 개편해버린 듯하다. 이 부분은 어디까지나 나의 추측이지만. 당시 시험을 볼 때 New GRE로 넘어가면 무지하게 어렵다며, 올해 꼭 시험 점수를 따야 한다는 소문이 돌아, 다들 난리 부르스를 떨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시험만을 위해 공부하는 것은 조금 슬프지 않은가? GRE 공부를 제대로 해놓으면 사실 대학원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어원' 공부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다. 위에 보면 'plethora(과다, 과잉)'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런 단어를 과연 누가 쓸까...? 하겠지만, <Big Bang Theory(빅뱅 이론)>에서 셸던(Sheldon) 이 이 단어를 쓰는 걸 보고 푸흡 웃은 적이 있다. 이후 원서에서도 몇 번 이 단어를 접하면서 익숙해졌다. GRE 어휘들은 실생활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이론서, 강의, 시험 등에는 등장할 수 있는 단어이므로, 미리 어휘력을 탄탄히 쌓아두면 두고두고 도움이 된다.
당시 신촌 박정어학원에 GRE 팀장이자 버벌 담당, J 선생님께서 버벌 영역을 정말 잘 가르치셨다. 미드 클립이나 유튜브 클립을 보여주셔서, 그때 배운 단어 하나하나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우리 기수를 가르치고 미국 유학을 떠났다는 소식이 마지막이었는데, 궁금해서 블로그를 찾아보니 반갑게도 GRE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셨다. 인터넷 강의 위주라 블로그에서는 소통이 많은 것 같진 않지만 유용한 자료가 많아 링크 투척!
다음 섹션으로 넘어가기 전,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4. 반의어, 5. 유추는 더 이상 New GRE에 출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암기적인 요소가 많아 실질적인 영어 실력을 평가하기 어려운 문제 유형이라 ETS 측에서 없애버린 게 아닌가 싶다.
4. Antonym: 반의어 (new GRE에 없음)
말 그대로 반의어에 대해 물어보는 문제이다. 언뜻 보기에 쉬운 것 같지만, 헷갈리는 문제도 꽤 있었다. '반의어'는 단어를 많이 외우면 해결되는 섹션이다. 아래는 노트에 메모해두었던 예시 (밑줄이 정답)
< 문제 풀이, 지문은 테이블 참조 >
#1. etch는 '각인하다'라는 뜻이고 efface는 '지우다'라는 의미가 있으니 반의어가 되는 것이다. #2. fiasco는 '대실패', 그러니 반대어는 'a notable success(대성공)'이 된다. #3. 'veneration(존경)'의 반의어를 찾으면 '경멸(defiance)'이 나온다. 버벌 섹션 중 가장 straighforward 해서 그냥 암기만 열심히 하면 되어, 비교적 수월한 편이었다.
Antonym (반의어) 문제 예시
5. Analogy: 유추 (new GRE에 없음)
단어와의 관계를 유추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제일 헷갈렸다. 단어도 알고 있어야 하지만, 짧은 시간에 두 단어와의 관계를 파악해 정답을 골라야 한다. 아래 테이블의 예시를 살펴보자.
< 문제 풀이, 지문은 테이블 참조 >
#1. tolerance가 없는(without) 사람을 bigot(편협한 사람)이라고 하니, 정답은 honest 가 없는 사람, 즉 liar(거짓말쟁이)가 된다.
#2. winnow는 '까부르다', '걸러내다'라는 뜻, chaff는 '곡식의 껍질' (내가 농부의 딸도 아니고 이런 단어를 어떻게 알리...) 곡식의 껍질을 '제거하는' 것과 불순물을 '제거하는' 행위 사이에 연관성이 있으니, filter : impurities 가 정답. GRE에는 이런 생소한 단어가 많았다.
#4. stanza는 일정한 운율적 구성을 갖는 시(詩)의 기초 단위로, 4행(4 lines)가 일반적이다. 매거진을 떠올려보면 Issue의 여러 편이 모며, volume 이 되니, volume : issue 가 정답이 되는 것이다.
Analogy (유추) 문제 예시
이상, 슬기로운 GRE 준비 I: GRE Verbal(버벌) 및 영어 공부에 대한 글을 마친다. 이번 편에서는 다음의 두 가지만 커버했다.
I. GRE 시험 구성 및 총점
II. 높은 어휘력을 요하는 GRE Verbal Reasoning
- 1. 문장 완성 2. 문장 등가성 3. 독해 4. 반의어 5. 유추
이미지 출처: 작가 나봄 블로그
GRE 공부하는 내내 이런 기분이었던 듯하다. 요즘 자주 애용하고 있는 나봄 작가님의 일러스트 작품인데, 작가님께서 내 맘을 너무 잘 표현해주셨다.
미국에 가져온 노트가 있긴 하지만, 한국에 놓아두고 온 자료가 훨씬 많다. 자료 검증?! 을 위해, 블로그와 브런치 등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GRE 준비 방법에 대한 포스팅이 많아 놀랐다 (시험 준비도 바쁜데 언제 이렇게 다...!) GRE 준비하시는 분들께 참고가 되길 바라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꼭 고득점 받으시기를 기원한다. 다음 2탄에서는 GRE Writing(라이팅)을 커버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