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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재 Aug 23. 2017

HYPER ISLAND 유학일기 시작

스웨덴 디자인 스쿨 하이퍼 아일랜드 유학 이야기 #1

2017년 8월 7일, 하이퍼 아일랜드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정신 차리니 2주가 지났다. 많은 일이 있었다. 두 번째 주말 아침, 빨래 생각, 프로젝트 생각, 집 생각, 휴가 생각으로 머리가 조금 바빴다. 그러다 문득 행군 후발대에서 선발대를 쫓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앞을 보고 따라가기 급급한, 여유 없는 그 기분. 앞으로 더 많은 일이 있을 텐데, 과정 내내 이러면 어떡하지. 


사실 그날 일을 글로 쓰면 된다. 나도 알고 있다. 그냥 여행기를 핑계로 조금 미루고 있었다. 멋있고 거창하게 쓰고 싶었다. 부풀리고 과장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스톡홀름 있는 동안 시작도 못할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더 늦기 전에 일단 쓰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뭘 배웠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문장 좀 투박하고, 멋 좀 없으면 어때. 시작하는 게 중요하지. 


그래서 일단 시작하는 하이퍼 아일랜드 유학 일기. 제목은 IT 잡지 와이어드 같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 HYPERED(하이퍼드)로 정해봤다. 하이퍼 아일랜드를 다니면서 나 자신이 얼마나 바뀔까. 유학 준비 과정부터 면접, 학교생활, 프로젝트, 워크샵, 사이드 프로젝트, 스톡홀름, 스웨덴, 친구 인터뷰, 컨퍼런스, 일상 등 이야기를 덤덤하게 담을 생각이다. 늘 그래 왔듯 뻑뻑하고 빡빡하게, 감정 빼고 담백하게.


하이퍼 아일랜드 4층 라운지. 힙하다


하이퍼 아일랜드 Hyper Island 


지금부터 하이퍼 아일랜드가 어떤 학교인지, 나는 어떤 과정을 듣고 있는지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 학교의 철학과 방법론은 다른 포스팅에서 자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마음이 급하신 분들은 공식 홈페이지(https://hyperisland.com)에서 살펴보시길. 


먼저, 하이퍼 아일랜드(Hyper Island, 이하 하이퍼)는 대체 뭐 하는 곳인가? 하이퍼는 급격하게 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고 변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식과 스킬을 찾도록 돕는 풀타임, 파트타임, 온라인 교육 과정을 제공한다. 현재 6개국 7개 도시에 지사를 두고 있고, 본사는 스톡홀름에 있다. 영어를 기본으로 사용한다.


하이퍼에서는 무엇을 배우나? 과정은 크게 디지털 미디어 크리에이티브(Digital Media Creative, 이하 DMC), 인터랙티브 아트 디렉터(Interactive Art Director, 이하 IAD), 디지털 비즈니스(Digital Business, 이하 DB), 데이터 분석(Digital Data Strategist, 이하 DDS), 디지털 경험 디자인(Digital Experience Design, 이하 DED) 등이 있다. 과정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4개 모듈로 구성되어 있으며 브랜딩, UX, 데이터, 비즈니스, 데이터 분석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하이퍼는 어떻게 가르치나? 하이퍼는 경험에 기반을 둔 학습(Experience based learning)을 추구한다. 학생들이 직접 해보면서 배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두 가지를 강조한다. 자기 주도 학습(Self Leadership)과 자기반성(reflection). 누구도 강요하지 않는다. 자기가 한 만큼 배운다. 또 팀 워크와 프로세스를 중시한다. 좋은 동료와 함께 즐겁게 일하는 방법을 배운다.


하이퍼는 디지털 하버드인가? 가장 쉬운 설명이자, 가장 잘못된 설명이다. 특히 학벌 따지는 한국 사람이 들으면 오해하기 십상. 하이퍼는 대학교가 아니다. 선생님도, 과목도 없다. 학생과 프로그램 매니저가 있을 뿐이다. 업계에서 그리 유명한 편도 아니다. 아는 사람만 아는 학교에 가깝다. 그러면 대체 왜 하버드에 비유한 걸까. 추측건대, 하이퍼가 전통적인 교육기관은 아니지만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 기관이라는 걸 표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마지막으로, 하이퍼는 대학원인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맨체스터, 싱가포르, 암스테르담에는 인근 대학과 연계하여 석사 과정을 제공한다. 그러나 스웨덴에서는 직업학교에 속하기 때문에 대학원은 아니다. 과정이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 공부할지는 개인이 선택하기 나름이다. 


15개 나라에서 온 65명의 인터랙티브 아트 디렉터 코스 학생들


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다음에는 1주 차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읽으면서 궁금한 점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 듣고 싶은 이야기, 피드백이 있으면 언제든 편하게 댓글 남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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