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돌 위에 신발

by 물구나무


단지 신발 하나

벗어두는 일일 뿐인데

수행은 거기서 시작한다고

스님이 그러십니다.


조고각하照顧脚下

그저 신발정리 잘하라는

잔소리 같지만

뿌리 깊은 기억들이 담겼습니다.

화두 하나 붙들고

선방에 들던

스님의 신발,

댓돌 위에 가지런합니다.

아이 낳으러

산방産房에 드는

어머니들이 그랬다지요.

길이 끝난 자리에서

바다로 뛰어들었던

누군가도 그랬다지요.


같은 말이어도

달리 들리는 것이 또한

스님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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