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서 진정으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
희망? 용기? 사랑하는 사람들? 책임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류시화 시인의 우화집(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에서 찾았다.
한 우화에서 승려와 어떤 이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당신의 특기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승려는 "나는 굶을 수 있는 능력이 있소"라고 대답했다.
굶는 것이 특기라니...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인가 했다.
하지만 '굶을 수 있는 능력'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굶을 수 있다는 것은 내가 선택할 자유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다는 뜻이었다.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은 하지 않을 자유, 내가 원하지 않는 사람은 만나지 않을 자유
굶기를 작정하면 내가 원하는 자유를 더 많이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실제 나에게 맞지 않는 직장을 쉽사리 그만둘 수 없는 것도 그 '밥'을 그만둘 수 없어서이다.
그래서 굶을 수 있다 생각하면 도리어 담대해진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도리어 다리에 힘이 생기고 일어날 용기가 생긴다.
엘론 머스크도 이 진리를 깨달은 후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다. 테슬라 창업 전 그에게도 망설임의 시간이 있었다고 한다. 그때 그가 한 생각은 ‘최악의 경우 사업이 망하게 되면 몇 달러 정부 생활 지원비에 의존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까지 미치자 그는 자신이 그런 생활을 감당할 수 있는지 실제 그 생활을 체험해 보았다. 몇 달러로 햄버거만 먹고 차고에서 지내며 자신을 시험해 본 것이다.
그랬더니 그 생활도 지낼 만하더란다. 그래서 그는 테슬라를 창업하기에 이르렀다.
굶을 수 있는 용기를 선택한 그는 지금 글로벌 기업 몇 개나 이끄는 총수가 되었다.
그래서 난 경제적으로 불안한 목소리가 내면에서 들려올 때면 조용히 이렇게 얘기한다.
그래봐야 굶기 밖에 더 하겠어?!
그럼 어느새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아랫배 저 밑에서 이상하리만치 세상이 만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