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by 볕이드는창가

· 제목: 대치동

· 저자: 조장훈

· 완독일: 2022.06.23



대학 입시를 거치며 사회 구성원들은 승자와 패자로, 상층과 하층으로, 가능한 자와 불가능한 자로 양분된다. 대학 입시는 사회를 뚜렷하게 경계 짓고 있다. 분리와 차별이 시작되는 지점은 사회가 해체되는 지점일 수는 있어도 (재)구성되는 곳일 수는 없다. 우리 아이들이 선 벼랑 앞에 그간 성인식으로 여겨졌던 대학 입시라는 통과의례가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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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부당함에서 벗어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그 모순된 세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거기서 낙오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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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인생이 자신의 선택에 의해 달라진다고 생각하지만, 우리의 선택은 상당 부분 사회적 사실에 의해 결정된다. 내 경우에 비추어보면 나의 계급적 위치, 학력 수준, 부모의 바람, 기대 수입 등에 내몰려 했던 선택을 애써 내 신념인 양 포장하고 정당화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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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전형이 많고 복잡한 것은 현상이지 불평등이나 불공정의 원인이 아니다. 사람들이 입시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다른 지점에 있다. 이 복잡한 입시에 대한 이해와 판단을 왜 학부모가 해야 하는가. 수많은 대입 전형 가운데 수험생에게 적합한 전형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하기 위한 전략을 알려주는 전문가를 공교육에서 만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학부모 스스로가 입시 전문가가 되거나 많은 돈을 들여 사교육 입시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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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입시 제도를 만든다고 해도 그것을 운영하고 현장에 적용할 인적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다면, 거기서 비롯하는 책임이나 이익이 모두 사적 영역으로 이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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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은 인간을 고래로 만드는 지배의 기술이다. 특히 교육 방법으로서의 칭찬은 타인의 만족을 지향하는 행동을 하도록 사람을 길들이는 방식이다. 좁은 세계 안에서 칭찬을 받고 자라던 아이들이 인간관계가 넓어지고 다양한 상황을 경험하면서 자신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공부에, 배움에 흥미를 잃고 만다. 칭찬을 받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칭찬에 의존하다 보면 앎에 대상으로 향해야 할 관심이 모두 사회적 관계에 대한 관심으로 치환되기 때문에 앎 자체의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한다. 그저 관종이 될 뿐이다.




한국 사회에 왜 '대치동'이라는 특수한 커뮤니티가 생기게 되었는지, 그 근본적인 배경이 되는 입시 제도의 변천사부터 대치동의 구성원들, 그리고 글쓴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방향까지 총망라한 책. 드라마 <스카이캐슬>이나 <그린 마더스 클럽>을 보면서 이해할 수 없었던 그 커뮤니티의 배경을 알 수 있었달까. 개인적으로는 대치동의 각 구성원들에 대한 서술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다만 아무래도 글쓴이가 소위 '대치동 학원가'에 오랜 시간 몸담았던 사람인만큼 어느 정도 그쪽으로 편향된 서술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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