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심리학]

by 볕이드는창가

· 제목: 공간의 심리학

· 저자: 발터 슈미트

· 완독일: 2022.08.01



상사라는 걸 더욱 티 내기 위해서는 독립된 공간에 더해 인테리어도 신경 써야 한다. 상사의 책상을 출입문에서 가급적 멀리 배치함으로써 집무실 공간이 최대한 넓어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용건이 있는 사람은 좀 더 먼 거리를 걸어야 상사를 대면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아랫사람을 부리는 면밀한 기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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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를 마치고 헤어질 때 나누는 남녀의 입맞춤은 서로가 다른 이성에게 눈을 돌리지 않게 하는 생화학적 과업을 톡톡히 해낸다고 한다. 그 행위에 조금이라도 애정이 담겨 있으며 너무 짧은 입맞춤만 아니라면 말이다. 상대의 입술과 자신의 입술이 접촉할 때 옥시토신이 분비되고, 그것은 서로에게 다른 이성의 성적 끌어당김을 차단할 수 있도록 얼마쯤 도움을 준다는 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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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뛰어난 방향감각은 마치 유전적으로 정해진 듯 보이는 여아와 남아의 기본적인 행동 차이에서 기인할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중략) 남아는 여아보다 경계를 더 많이 넓히려고 하며, 그 시도에는 공간적인 시도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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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수가 하는 일은 크게 잘못될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혹여 다수가 잘못된 결정을 내려 문제가 생기더라도 모두 같은 배를 탄 처지이기 때문에 다 같이 해결해나가면 된다고 여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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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연료를 최대한 경제적으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깊이 사고하는 데는 많은 열량을 느리 속도로 소비하며, 격렬한 흥분을 일으키는 데는 적은 열량을 매우 빠르게 소비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위험을 감지했을 때 맨 처음 발생하는 감정적 추진력의 말을 듣게 되며, 길을 잃었을 때 자기가 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 나가거나 그냥 다른 사람의 뒤를 따라가게 된다. 일단 행동을 취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행동에 대해 돌아볼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변호사들이 법정에서 만만하게 사용하는 카드가 바로 피고가 '격한 흥분 상태'에서 저지른 돌발적 행위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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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인류는 몸과 마음이 쇠약해졌을 때 동굴이나 울창한 숲의 은밀한 공간에 들어가 천적으로부터 몸을 피하고 혼자서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지금의 야생동물도 똑같이 행동한다. 그래서 자신을 보호해주거나 주변을 둘러싸 방어벽을 만들어줄 동료들 없이 잠시라도 혼자 남았을 때 동물들은 더욱 몸을 사리며, 이런 모습은 인간 사회에서도 충분히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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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익혀 먹는 화식은 인간이 저작활동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준 한편, 여성을 집의 화덕에 매어놓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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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하고 온화한 빛은 격한 감정을 안정시키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가라앉은 기분을 밝게 끌어올려 준다. 그래서 우리는 무의식중에 가운데 자리보다 창가의 책상에 더 이끌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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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안정감과 편안함을 가져다주며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는 점에서 요제프 빌헬름 에거도 자연의 유익함을 의심하지 않는다. 자연은 우리 인간보다 더 오래 존속할 것이며,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에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재생산한다는 특성으로 인해 유일무이한 불변자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자연에게는 안전과 항상성이라는 본성이 있으며, 자연과 함께 있는 한 인간도 그렇게 오랫동안 존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준다고 그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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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심리학에서 인간은 '엄호 속에서 주위 공간을 둘러볼 수 있는 자리'를 선호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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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행운이 어딘가에서 거저 뚝 떨어지기를 바라죠. 그렇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자기 자신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워지는 순간은 고행과 궁핍 속에서 노력으로 무언가를 이루어냈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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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라면 무한대의 수평선 앞에서 자신이 한없이 작게 느껴지겠지만, 산꼭대기에서라면 그 순간만큼은 우주만물이 자신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 듯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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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의미 있는 일에 뇌를 사용하고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자신과 타인에게 존중받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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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에서는 비행기 착륙 후 승객들이 수하물을 찾는 곳까지 일부러 많이 걸어가게끔 동선을 짠다. 방금 기내를 벗어난 이들이 수하물 수취대에 일찌감치 도착해 짐이 나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번 책발전소라는 곳에 갔다가 책이 재미있어 보여 표지를 찍어놨었는데, 마침 도서관에 있어 빌려 보았다. 공간과 그 안에서 인간이 수행하는 행위에 어떤 심리학적 배경이 숨어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시각에서 서술하고 있다. 특히 원시사회 때부터 인간이 가지고 있던 본능들이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현대에 어떻게 남아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특정 상황에서 자신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등이 궁금할 분들에게는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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