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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락폴로 Mar 13. 2020

대형 SUV의 제왕 현대 팰리세이드 시승기

다부짐, 당당함, 거대함. 팰리세이드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느낌이다. 보닛 끝에서 직각으로 떨어지는 전면부는 다부지게 움켜쥔 주먹을 연상케 한다. 좌우에 두 개의 부메랑을 박아넣은 듯 세로형으로 디자인된 주간주행등은 팰리세이드의 이미지를 더욱 다부지게 만들어주며, C필러 뒤쪽으로 불룩 솟은 3열 공간은 대형 SUV의 거대한 풍채를 돋보이게 해준다.





운전석에 앉으면 수평형 레이아웃이 팰리세이드의 넓은 실내공간을 더욱 부각시켜준다. 내장재는 부드러운 터치감의 고급 소재로 잘 마감됐고, 각종 버튼들은 브릿지형 센터페시아에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버튼으로 조작하는 전자식 변속기는 익숙하진 않지만 고급스럽다. 기어노브를 생략한 덕에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콘솔 공간이 넓어졌다. 전체적으로 수입차에 결코 뒤지지 않는 럭셔리함을 갖췄다.





실내공간은 광활하다. 시승차는 2+2+3 구조로 좌석이 배치된 7인승이었다. 2열 좌석이 각각 독립된 구조로 항공기의 비즈니스클래스 좌석을 연상케 할 만큼 편안하다. 2열의 분리형 좌석으로 인해 3열로 드나들기도 편하다. 굳이 2열 좌석을 접었다 폈다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8인승 모델은 2열에 3개의 좌석을 배치한 구조인데, 항상 8명씩 꽉꽉 채워 다녀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개인적으로 7인승 모델을 추천하고 싶다. 후석 승객들이 느끼는 럭셔리함의 수준이 다르다.





3열 좌석은 7인승 중형 SUV들과는 달리 충분한 레그룸이 확보된다. 성인이 앉아도 편안하게 다리를 뻗을 수 있을 정도다. 다만 양옆으로 뒷바퀴 공간이 돌출돼 폭은 3명이 앉기에는 비좁다. 대신 휠하우스 위쪽으로 팔걸이와 두 개씩의 컵홀더가 마련돼 3열에 2명이 탑승한다면 충분히 럭셔리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7인승 팰리세이드에 6명이 탑승하면 모두가 만족할 만한 구성이다.





3열 좌석을 펼치면 화물 적재공간이 거의 사라지는 중형 SUV들과는 달리 팰리세이드는 3열좌석까지 활용해도 뒷좌석에 충분한 화물공간을 제공한다. 운전석에서 버튼 하나로 3열 좌석을 접거나 펼칠 수 있는 점도 편리하다.





3열 좌석의 개방감도 뛰어나다. C필러 뒤쪽으로 큼직한 유리창이 하나 더 달려있고, 옵션으로 대형 선루프까지 선택한다면 더 만족스러운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천장에 총 4개가 달린 확산형 송풍구(루프 에어벤트)는 2, 3열 고객에 대한 배려를 더해준다. 탑승자가 에어컨이나 히터 바람을 직접 맞지 않게 조절 가능하다.

USB 포트는 무려 6개나 달려있다. 각 열에 2개씩 배치돼 6명의 탑승자 모두가 싸우지 않고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다. 2열 승객은 220V 콘센트에 노트북을 연결해 작업할 수도 있다.





차량의 오디오 시스템을 활용해 운전석에서 멀리 떨어진 3열 좌석 승객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도와주는 후석대화모드, 운전자가 음악을 들을 때 수면 중인 뒷좌석 승객들이 방해받지 않도록 소리를 차단해주는 후석취침모드, 차량을 1~3열 좌석 좌우로 총 6개의 섹터로 나눠 음량을 조절할 수 있는 사운드 설정 기능 등에서도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주행성능도 차고 넘칠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만족스럽다. 재원상으로 2t에 육박(공차중량 1945kg)하는 대형 SUV를 움직이기에 2.2ℓ급 디젤엔진은 다소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최고출력 202마력(ps), 최대토크 45.0kgf·m의 ‘R2.2 e-VGT’엔진과 전륜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무난한 달리기 성능을 이끌어냈다.

저속에서 갑자기 급가속을 할 때 다소 힘이 부치는 느낌이 들었으나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의 스트레스는 없다. 중저속 구간과 오르막길에서는 묵직한 토크감이 만족스럽고 고속주행에서는 안정적인 자세로 대형 SUV의 포스를 뿜어낸다.





주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차량의 안정감이다. 고속 주행에도 차량의 흔들림이 거의 감지되지 않을 만큼 안정감이 높았다. 주행 퍼포먼스는 일반적인 SUV와 비교해 큰 차이를 느낄 순 없었지만, 안전이 최우선인 가족을 위한 차로는 전혀 손색이 없었다.





팰리세이드는 험로 주행 모드가 적용됐다. 실제 자갈, 모래가 깔린 험로에서의 주행 테스트에서 일반 모드와 험로 모드로 달렸을 때 차량에 전달되는 충격이 확연히 차이가 있었다.





정숙성도 뛰어났다. 디젤 엔진의 경우 가솔린 엔진에 비해 소음이 심한 것이 특징이지만, 디젤 모델은 엔진 소음이 주행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미미했다. 또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을 잘 제어해 편안한 주행을 가능케 했다.





팰리세이드는 경제성도 겸비한 SUV다. 복합 기준 공인연비는 디젤 모델은 12.6km/ℓ, 가솔린 모델은 9.6km/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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