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를 들고 있으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

by 최진규
플레이펌프 사진.png


"망치를 들고 있으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


문제를 가장 명확하게 공유하는 기업은 토스(Toss)다. 토스의 홈페이지의 회사소개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토스팀은 바꾸고 싶은 세상의 모습이 있고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목표가 있는 조직입니다. 어렵고, 불편하고, 멀게 느껴지는 금융이 아닌 누구에게나 쉽고 상식적인 금융을 만드는 것이 토스팀의 존재 이유입니다."


이 문장이 토스의 미션이고 의사결정의 기준이 된다. 금융을 쉽게 만들기 위해 뭐든 한다. 반면 금융을 쉽게 하는데 도움 되지 않은 일은 안 하면 된다.


많은 리더들은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지 않고, 원인과 솔루션부터 찾는다. 솔루션을 먼저 찾다 보면, 결국 내가 가장 잘하는 수단을 선택하게 된다. AX 컨설턴트는 AI로, 경영전략은 인수합병으로, 홍보는 언론기사로, 회계는 예산 배분으로, 마케터는 광고로, 총무는 인프라로, 인사담당자는 조직개편으로, 교육담당자는 교육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문제 정의 실패 또는 디자인싱킹의 공감 실패 사례로 언급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플레이펌프(PlayPump)를 살펴보자. 2006년 미국의 한 비영리 단체(PlayPumps International)가 아프리카 식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회전하는 놀이기구와 펌프를 결합하여 아이들이 놀이기구를 돌리면 지하수가 퍼 올려져 물탱크에 저장되는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놀이기구를 제공하고 마을은 깨끗한 지하수를 얻는 일석이조의 혁신적인 장치였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아이들은 처음 며칠만 흥미를 보였을 뿐 놀이기구를 돌리는 일을 노동으로 생각하여 더 이상 놀이터에 오지 않았다. 결국 마을의 여인들이 뙤약볕 아래서 무거운 회전 기구를 손으로 돌려야 했다. 이 기구는 복잡한 구조 때문에 고장이 잦았으며, 수리공과 부품이 현지에는 없었다. 결국 플레이펌프 프로젝트는 수백억의 기부금을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실패로 끝났다. 문제의 본질을 정의하지 않고 혁신적인 솔루션 도출에만 집중한 결과였다.


세상 모두가 AX를 강조하는 시대,

AI라는 망치를 내려놓고 다시 문제를 정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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