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책 치고는 다소 (많이) 어둡다. 별생각 없이 꺼내 들었고 별생각 없이 읽었다. 생각보다 어둡고 죽음과 맞닿아있는 책이라 솔직히 추천은 하지 않는다. 자살 시도 경험, 이와 관련된 자세한 묘사가 있어 10대~30대의 젊은 세대는 읽기에 주의를 요한다. (이들의 공식적인 사망 원인 1위는 '자발적인 죽음'이다)
책의 저자는 이 책을 유언집이라 밝힌다. 200쪽 조금 모자라는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죽고 싶다
힘들다
여러 번 죽음을 시도했지만 아직 살아있다
나는 언제고 죽을 준비가 되어있고, 스스로 죽음을 택할 것이며, 이는 (아이러니하게) 삶을 살게 하는 동력이 된다
뭐 이 정도인 것 같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으나, 여러 번의 자살 시도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살아남은 것은 저자가 여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 읽었던 책에 의하면, 자살자의 수는 남자가 여자에 비해 3배 정도 높다고 한다. 이는 남자가 절대적으로 자살 시도를 많이 한다기보다는, 자살시도가 곧 죽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즉, 스스로의 생을 끊는 행위가 성공으로 이어질 확률이 여자보다 남자가 훨씬 높다는 것.
이런 삶도 있다. 이것조차 삶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이렇게도 (아직은) 산다. 아무런 생산성이 없어도, 돈을 벌기는커녕 죽음을 목표로 사는 삶이라도, 이런 삶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을지 모른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뉴스에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니까.
책을 쓴다는 것은 마감이 있다는 것이고 작가는 마감을 지킬 의무가 있다. 책을 쓰는 과정에서 폐쇄병동에 10번 이상 입원하고 한강에서 2차례 투신을 했지만, 그는 살아남았고 책을 썼다. 내용이 우울하고 죽음과 맞닿아 있지만, 어쩌면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이런 것도 책이냐고' 욕을 퍼부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하나의 성과는 있다고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책을 발간하기까지는, 어찌 됐든 간에 생이 연장되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