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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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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수제비 Jun 29. 2024

감사 15일 차 : 금요일

한 주 내내 너무 바빴다. 매일 12시간씩 일을 해도 일은 쌓이고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떨어진다. 월말이라 '주문 독려'도 해야 했다. 하나를 하고 있으면 둘, 셋이 떨어진다. 밥을 먹을 겨를도 없이 주문 마감시간이 코앞이다.  대충 급한불을 끄니 오후 4시쯤 되었다.


7일 같은 5일을 보내면 주말에 쉬더라도 몸이 회복되지 않는다. 이번주는 유독 빡셌던 것 같다. 일 할 시간도 부족한데 그 와중에 글까지 쓴다고 시간을 뺐더니 더 버거웠다. 늦은 밤 사장님과의 면담을 끝내고 집으로 오니 10시쯤 되었다. 라면을 안 먹은 지 오래됐는데, 오랜만에 이 시간에 라면 물을 올린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지만 한 주가 또 간다. 무조건 버티고는 있는데 잘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가족이 먹고살 수 있도록 일정한 급여를 받으면 그걸로  충분한 삶일까. 다른 형태의 삶을 사는 게 현재 가장의 포지션에서 가능할까.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일까.


불안과 두려움, 무기력함과 번아웃 사이 어딘가에 머물고 있다. 30번쯤 웃다 보면 1번 정도는 자연스러운 웃음이 나온다. 조금 더 많이 웃다 보면 차츰 익숙해지겠지.


금요일이다.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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