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SKY 대학도 대기업 취업도 아니다.

[자녀 독립 근육 키우기 #1]

by 하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첫째와 어린이집 최고참 7살이 된 둘째 아이가 했으면 하는 목표는 SKY 대학에 입학하는 것도 아니고 삼성, LG 같은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도 아니다. 단 하나의 목표는 바로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마친 만 18살이 되면 우리 부부의 손을 떠나 스스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것이다. 2021년 1월 1일,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은 만 8살인 첫째와 만 5살인 둘째가 18살이 되려면 10년과 13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그런데 나는 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두 아이들을 20살이 되기도 전에 독립을 시키려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육아에 대한 중심을 잡고 싶어서이다. 아이들 친구 엄마들을 만나면 학습지, 학원 같은 유혹이 나를 감싸지만 잔 바람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선 흔들리지 않는 뿌리가 내게 필요했다. 아이들의 독립을 목표가 되면 지금 필요한 것이 100점을 위한 학습지인지 아니면 넘어져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마음 가짐을 갖게 하는지 조금 쉽게 선택하게 만든다.


10년 넘는 사회생활과 취업 준비생들을 돕는 멘토링 역할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리고 내가 직접 경험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삶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은 출신 대학교, 토익 성적, 스펙, 자격증이 결코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함께 대학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한 멘토는 유명 대기업 카드사 IT팀장이란 직책에 있지만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내게 전했고, 지방 소재 영문학과를 나온 회사 동료는 긍정적인 성격과 친화력으로 외국계 의료업체 인사팀장이 되고 그 일을 오랫동안 하고 싶어 한다.


이른 자녀 독립을 시키려는 다른 이유는 우리 부부의 노후 때문이다. 너무 솔직한가? 자녀 독립의 목적이 자녀 때문이 아니라 다 큰 어른들 때문이라니?
한국에서 남들처럼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어느덧 한국 나이 40 즈음이 되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얼마나 오랫동안 할 수 있을까? 은퇴까지 얼마를 벌 수 있을까? 은퇴 후에는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야 할까? 고민 주기가 점점 빨라진다. 누구나 그렇듯 나도 미래의 불안함은 언제나 돈과 건강으로 결론이 난다.


또 자녀 독립에 대한 다른 작은 이유가 있다면 만약 내가 없는 세상에 아이들이 혼자 자란다면, 과연 아이들을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 걱정 때문이다. 결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가 아이들의 독립 준비의 이유가 된다. 아이가 18살 생일을 맞자마자 하루아침에 집 밖으로 아이들을 내쫓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가 되기 전 아이들에게 스스로 독립할 수 있도록 독립 근육을 키워야 한다. 홀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을 지금부터라도 하나둘씩 알려 독립 근육을 키우고, 실전에 들어갔을 때 그것을 스스로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이들이 독립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독립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나에게 묻는다면 나는 내 손에 있는 열 손가락을 다 써도 모자랄 것이다. 하지만 그중 어느 것이 제일 중요한지 묻는 다면 나 자신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또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거울에 비친 나를 쳐다보지 못한다면 내가 웃고 있는지 찢푸리고 있는지 나도 모르는 비웃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위대한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의 명언을 알고 있다. 그의 말은 자녀 독립 근육을 키우기 위해 가장 기본 목표일 뿐만 아니라 자녀를 키우기 위해 모든 부모 또한 가장 먼저 가져야 할 자세 “나 자신을 똑바로 들여다 보기”이다. 내가 무엇을 잘 알고 잘 모르는지 정확히 아는 것을 [메타인지]라고도 부른다.


나를 똑바로 바라보는 훈련을 배웠다면 이젠 나를 사랑하고 믿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나는 이것을 자녀 독립 근육의 목표 중 하나인 회복탄력성이라 바꿔 말하고 싶다. 내가 계획했던 목표에 다달하지 못하더라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발꿈치로 짓누르고 사랑하는 나를 믿고 다시 일어나 앞으로 걸어 나아갈 수 있는 용기. 난 충분히 해 낼 수 있는 자격과 가치와 능력이 있다는 믿음의 전율을 느끼며 나를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용기가 다른 사람의 백 마디 응원보다 나에게 필요하다. 회복탄력성 또한 지피지기와 마찬가지로 자녀의 독립 근육을 키우려는 부모와 독립 근육을 키워야 하는 어린아이 모두에게 필요한 아주 중요한 자산이다.


아이의 독립 근육 중 가장 중요한 아이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메타인지와 나를 진심으로 믿고 사랑하는 회복탄력성으로 나 자신의 세상을 바라봤다면 이번엔 그 시선을 주변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부모 또는 나보다 먼저 태어난 다른 존재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해 왔다. 우리는 함께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도움을 받아야 할 때도 있고 때론 도움을 주며 살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면서 같이 성장해야 한다.


그럼 사람들과 같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의사소통능력, 리더십, 공감과 예상치 못한 문제를 직면했을 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문제를 인식하고 한정된 재원 안에서 창의성을 발휘해 해결하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혹시 방금 나열한 능력들을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지 않은가? 취업 준비생이라면 한 번쯤 찾아본 기업의 인재상과 일맥상통한다. 이런 능력은 비단 회사에서만 필요로 하는 자격이 아니다. 사업을 시작할 때, 대학교 조별 과제를 할 때 심지어 친구들과 모임을 할 때도 필요하다.


지금 나는 학창 시절 교과서에 나온 지식을 많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더 일찍 배우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돈과 투자에 대해 부정적으로 배우지 않았다면? 어릴 적부터 절약과 저축을 꾸준히 해 목돈을 모았더라면? 메모하는 방법과 그 의미 또 메모를 통해 삶이 바뀔 수 있었다는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만약 내가 사업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공부했다면 수학에 나오는 복리 이자, 방정식을 스스로 찾아 풀었을 것이고, 책을 읽고 쓰는 독후감이 내 언어로 책에서 배운 것들을 풀어 적어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을 알았다면 독후감을 단순히 억지로 해야 하는 숙제로 반으로 여기진 않았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학창 시절 친한 친구들조차 경쟁자로 여겨졌다. 비슷한 성적의 친구를 이겨야 더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또 그것이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은 경쟁보단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야 한다. 회사나 사업이나 모두 사람의 도움 없이는 혼자 해결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고 반대로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으며 문제를 해결하고 서로 성장해야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 그것은 단지 목표 달성뿐 아니라 나의 성공을 자신들의 성공인 것처럼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은 단순히 목표 달성을 넘어 한 사람의 인생이 진정으로 성공했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자녀 독립을 위해 남은 10여 년 동안 하나씩 천천히 알려 줄 것들이 많다.

1. 건강 공부 (운동, 요리)
2. 문제 해결 공부
3. 스트레스 풀기
4. 의사소통능력
5. 공감능력
6. 나 스스로 알기 (메타인지)
7. 창의성
8. 리더십
9. 시간관리능력
10. 회복탄력성
11.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
12. 끈기




이렇게 많은 리스트를 어떻게 10년 동안 다 할 수 있을까?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리스트가 열두 개가 되어나 되어 부담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일맥상통하는 것들이 거의 대부분이며 이미 학교나 집에서 하고 배우는 것에 의미만 더하면 된다.

예를 들어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은 학교 수학 문제에서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주워진 문제를 단순 암기가 아닌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에서 방법을 가져와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창의성을 발휘해 풀 수 있게 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수학 학원에서 문제 유형만 알려주면서 수학 점수를 높게 받게 하는 공부법은 높은 성적 대신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줄어들게 될 것이다.


건강과 스트레스 풀기 또한 함께 연결하면 좋다. 자신이 좋아하고 몸에 맞는 운동을 찾아 집중해하다 보면 어느새 스트레스가 풀리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마음의 여유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조금 더 유연하게 답을 찾을 수 있게 할 것이다.


12개의 리스트가 더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이미 10개에서 2개를 늘린 상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이것을 가르치기 위해 또 지식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아이들이 직접 경험하고 스스로 깨칠 수 있도록 도전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 필요하며 부모의 도움이 언제 필요할지 적당한 기회를 아는 것 또한 중요하다.


자녀 독립 근육을 키우기 이전에 부모가 먼저 갈고닦아야 하는 가장 중요한 부모의 마음가짐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자녀 양육 목표를 아직 생각하지 않았어도 괜찮다. 자녀가 고등학교 2학년이어도 괜찮다.

부모님들께서는 본인의 일생 중 일부를 이미 아이들을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했고,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부모의 자격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 더 나아가 지금이라도 자녀 양육의 목표, 가치관을 뚜렷이 하고 싶다면 종이와 펜을 들고 또는 컴퓨터를 열어 열어 아이들 미래를 위한 목표를 적었으면 한다.

끝까지 적어 내려간 리스트에 아이 인생에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혹시 아이를 위한 목표라는 명목으로 내 사심이 들어간 것은 아닌지? 만 다시 한번 살펴보자. 아이의 것과 나의 것을 구별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이미 달라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