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다녀오는 길에 낙엽을 주웠어요.
사각..
소리에 놀라 발밑을 내려보니
잎 가장자리 부근을 밟고 서 있더라고요.
푸른 시절이 있긴 했던 건지 미심쩍을 만큼
누렇게 뜬 빛깔.
뭐야. 놀랐잖아.
그냥 지나칠 생각이었는데
바래버린 빛깔이 마음에 걸려서
자꾸만 돌아보게 만들어서
누가 밟을 새라 냉큼 뛰어가
주머니에 넣고 말았답니다.
시골 어느 수풀 속
제 친구들과 수북 쌓여있는 낙엽은
푸근한 느낌마저 주어
그 속을 파고들고 싶게 하지만
도심 속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홀로 누운 낙엽은
어쩐지 처연한 모습입니다.
아무도 모를 때 너 혼자 물들었구나.
물들다 지쳐서 너 혼자 떨어졌구나.
낯익은 누군가 그려져
주머니 속 낙엽을 살살 쓸어봅니다.
고생했다. 편히 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