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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진 Jan 05. 2024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는 것은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는 건

나 자신을 목격했을 때다

나의 미세한 감정에 솔직했을 때다

그것을 치부하지 않고

그것을 커다란 감정에 엮지 않고

그저 그대로 내 모습이 투영되었을 때다

그런데 그것이 한순간이라는 것을 느꼈을 때

허무함을 느낀다

그래서 이끌어내기 위해 온갖 나의 감정들을

쏟아붓는다

그러므로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렇게 굳건하지도

우리는 그렇게 철학적으로 다가서지도 못한다

그것은 애달픔에 몸부림하는 비명이다

이 순간이만이라도 기억해야 하는 강박이다

흘려보내는 것이

아쉬워서 그저 그대로 희미하게 미소 짓고

또다시 나뭇가지를 부러뜨리는 것이

나의 반항이고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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