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너희는 항상 옳았지.

나의 고양이들

by Chunhasik


그 조그마했던 생명체들이 어느새 자라고, 내 삶의 영역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어느 누가 생각했을까.

어느덧 내 고양이들과 함께 한지도 8년이 되어간다.


햇빛이 따사롭게 쬐던 날, 나른한 아이들을 쓰다듬다가

문득 벼락처럼 들이 꽂힌 언젠간 들이닥칠 미래의 생각에 더럭 겁이 났다.

항상 지금처럼 평화로울 수 있을까?

언젠가 너희가 떠나가면 나는 어떡하지?

.

정말 어떻게 해야 하지?





1년이 지나가고, 2년이 흐르고, 시간이 지나가면 지나갈수록 이러한 불안은 더 커져만 갔다.

괜스레 늙은 반려동물의 이야기만 나오면 주체할 수 없이 감정이 들썩이고, 아직은 먼일일 뿐인 불안에도 숨을 쉬는 것조차 잊어버릴 만큼 생각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있었다.


어차피 올 미래라면 내 방식으로 너희가 살아왔던 흔적을 남기자고 생각했던 건 그때부터였다.

앞으로 어떤 일이 다가와도 너희를 추억할 수 있도록

너희의 흔적이 바라만봐도 아프지 않도록

어떠한 누구에게던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최대한 지금 이 시기의 너희들을 새기기로 마음먹었다.





처음 시작은 관찰일기처럼 너희를 기록하려 한다.

화분에 물을 주었더니 싹이 난 것처럼, 하나하나 너희의 모습을 기록하고 남겨서

먼 훗날에 맞아 그때 그랬지- 하식이가 말야- 춘식이가 말야-


그렇게 기억되도록.



2019.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