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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호 Aug 01. 2022

포브스 박진호가 만난 김태수 네오사피엔스 대표

AI 기반 가상연기자 플랫폼 스타트업

패스트파이브에 기고한 글을 한 번 더 소개합니다



패스트파이브가 포브스 파워리더, 박진호 뷰스컴퍼니 대표와 함께 다방면에서 트렌드를 이끄는 혁신가들을 만나 대담하는 시리즈를 진행한다. 패스트파이브 멤버사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세상을 바꾸고 혁신적인 미래를 꿈꾸는 스타트업들을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첫 번째 주인공은 김태수 네오사피엔스 대표다. 네오사피엔스는 인공지능 연기자를 활용해 누구나 콘텐츠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서비스 ‘타입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2022년 2월, 실리콘밸리 투자사인 블루런벤처스의 주도로 시리즈 B 투자유치를 마치고 글로벌 유니콘 회사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베타로 진행된 이번 인터뷰에 생각보다 많은 지원서가 들어와 나 또한 한 분 한 분의 이야기를 꼼꼼히 읽어봤다. 만나고 싶은 분이 꽤 있었지만, 첫 번째 임팩터는 기존에 있던 시장이 아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AI 음성업계에서 핫하게 떠오른 네오사피엔스의 김태수 대표를 모셨다.

그간 포브스 인터뷰를 진행할 때마다 느낀 바가 있다면 외부에 알려진 이야기와 실제로 만나서 듣는 인사이트가 너무도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큰 기대를 안고 패스트파이브 강남 4호점으로 향했다.


['2022 AI FESTIVAL'에서 진행을 맡은 AI 주현영 영상 캡처]


좋은 질문? 지적? 암튼 감사합니다.


최근 ‘AI 주현영’이 대전에서 열린 ‘2022 AI FESTIVAL’ 행사의 진행을 맡아 크게 화제가 됐다. 코미디쇼 ‘SNL코리아’에서 독특한 억양과 발성을 가진 인턴기자를 연기하며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풍자한 바로 그 주 기자다.


주현영 배우가 핫해서 화제가 됐냐고? 아니다. 배우 본인은 그 행사에 오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IP를 빌려줬을 뿐이다. 이 모든 건 네오사피엔스의 오랜 연구 결과물이다. 인간의 얼굴, 표정 그리고 말투를 네오사피엔스의 기술력을 통해 AI로 구현한 것이다.


김태수 대표가 이끄는 네오사피엔스는 타입캐스트라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100만 명 이상의 가입자 수를 자랑할 만큼 이미 많은 사람이 타입캐스트를 통해 AI 기반의 가상연기자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수많은 시도와 끊임없는 피봇팅이 있었다고 말했다. 



마침내 우리가 상상하던 AI 시대의 문이 열렸다


네오사피엔스를 창업한 계기가 궁금하다.

전 직장에서 일하던 와중 갑자기 심근경색이 찾아왔다. 그때까지 미국에 등록한 특허가 40개, 논문 20편, 논문을 인용한 횟수는 2400건 정도인데 죽음 앞에서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더라. 에디슨이나 테슬라처럼 죽기 전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물론 처음부터 AI 음성에 대한 목표가 있던 건 아니다. 완벽한 비즈니스 모델도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기술이나 산업은 누군가 선도적인 걸 발표하면 시장을 리드할 수 있다는 거였다. 엔지니어로서 혁신적인 무언가를 선보이고 싶었고, 당시 가장 관심 있던 AI 개발에 눈이 갔다. 그렇게 퇴사를 결심하고 동료들을 설득해 조준철, 이영근과 함께 네오사피엔스를 창업했다.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데 어떻게 투자를 유치했나.

2017년에도 이미 보고 듣는 것에 대한 기술개발은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였다. 그런데 말하고 행동하는 건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고 판단했다. 원래 새로운 기술이 학계에 나오더라도 상용화되려면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학자들이 새로운 기술에 대해 논문을 발표하고 추후 그 기술을 발전시켜 응용해 상용화한다고 하더라도 절대 느린 게 아니라는 뜻이다. 마켓 니즈와 기술의 온도 차는 생각보다 크기에, 말하고 행동하는 영역에서는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봤다. 그렇게 연구에 매진하던 중 6초의 음성 샘플로 특정인의 목소리를 재현해내는 기술을 개발해 이를 먼저 피칭했고, 투자까지 유치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한국말 하는 트럼프가 탄생한 건가.

맞다. 우리에겐 사람들을 주목시킬 무언가가 필요했다. 어떻게 하면 화제가 될까 고민하다가 당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를 한국어로 합성해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는 신생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여러 언론매체에 소개되는 좋은 경험을 가져다줬다.


서비스를 찾는 사람이 급격히 증가했겠다.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많았지만, 그 사람들이 지갑을 열진 않았다. 일례로 한글 테스트를 영어 음성으로 변환하는 단순한 서비스를 오픈했는데 7만 명이 모였다. 그들은 10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1개를 더 이용하려면 1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아무도 돈을 쓰지 않았다. 마켓은 생각보다 냉정했다. 여기에 굴하지 않고 이번엔 성우 목소리 녹음을 통해 광고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작해 페이스북에 광고를 돌렸다. 정말 필요한 사람만 들어오길 바라는 마음에 서비스 신청 시 많은 내용의 구글 폼을 작성하게 했는데 단 3일 만에 3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렸다. 이게 타입캐스트의 시초다. 홈페이지 회원 가입 버튼도 제대로 없을 시절의 얘기다. 이때부터 비즈니스 모델이 명확해지기 시작했다.


타입캐스트는 누구를 위한 서비스인가.

크리에이터가 쓰는 툴이다. 쉽게 말하면 콘텐츠를 만들 때 폰트를 구입하거나 음악의 효과음, 저작권이 있는 이미지 등을 구입하는 것과 비슷하다. 타입캐스트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본인의 IP 사업과 능력을 부스트 업 시킬 수 있다. 유튜브 동영상 외에도 오디오북, 더빙, 교육 관련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네오사피엔스의 상용화는 곧 IP 사업의 스타트


실제로 네오사피엔스는 크리에이터를 위한다고 하지만 업계에도 상당 부분 기여했다. 실질적으로 이들의 레퍼런스를 통해 대기업에서 접었던 사업들이 다시금 활성화됐고, 음성 관련 AI 인력 구직이 많지 않았는데 인더스트리 자체가 활력을 되찾으며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점점 카피캣도 생겨나고 있지만, 김 대표는 오히려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iOS용 음성 인식 대화 소프트웨어인 시리(Siri) 역시 6개월 된 스타트업이었을 때 애플이 인수해 아이폰에 출시됐고, 그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음성 관련 비즈니스가 더욱더 발전할 수 있었다. 업계를 혼자 이끄는 것보다 여러 경쟁사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싶다는 김 대표의 마인드가 가슴 속 깊이 와닿았다.


네오사피엔스의 상용화는 곧 IP 사업의 스타트와 같다. 이제는 크리에이터가 본인의 능력을 10배 아니 100배, 1000배까지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한번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생각해보자. 기획/대본, 촬영/녹음, 콘텐츠 리소스, 편집, 게시까지의 단계 중 촬영/녹음을 제외하고는 모두 컴퓨터로 할 수 있다. 하지만 타입캐스트를 이용하면 촬영/녹음까지 방 안에서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AI 주현영이 대전 행사에서 사회를 본 것처럼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떠나 마음껏 자신을 펼칠 수 있다. 특히 요즘 유행하는 부캐와 같이 이미지 소비를 신경 쓰지 않고 빠르게 흐름을 타야 하는 경우 그 가능성은 더욱 무궁무진해진다.


[타입캐스트 톤 & 감정 조절 태그]
[타입캐스트 음성 샘플]


네오사피엔스가 보유한 딥러닝 기반 음성합성 기술의 핵심은 상황, 내용, 감정 등을 분석해 그에 따라 스타일과 운율을 넣어 음성을 자연스럽게 만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사용자가 객관식의 형태로 주어진 감정 중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했다면 이제는 주관식으로 감정 이입을 시킬 수 있도록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배우가 연기할 때 감독이 상황을 설명해 더 나은 결과물을 이끌어내듯 주관식 형태로 가이드를 줘 같은 대본이라도 감정과 억양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AI 기술이 인풋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머지 않은 미래에는 아웃풋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거라고 말했다. 인지보다 표현의 기술이 발전할 거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재정립한 네오사피엔스의 미션은 ‘The Future of creativity driven by AI’다. 이들은 이제 국내 1위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선두 주자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표현하는 AI가 가져올 미래, 그 뒤에는 네오사피엔스가 있다.





박진호 대표는 2022년 포브스가 선정한 2030 파워리더이자 K-Beauty Trend Analyst로 뷰티 전문 마케팅사 뷰스컴퍼니를 운영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닥터자르트, 파파레서피 등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수인 1,600개의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했다. 2019년에는 Glossy-days 글로시박스를 인수해 사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현재는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이를 뷰티에 접목시키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사진 출처=패스트파이브, 네오사피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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