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지역사회 감염 차단을 위해 실시되고 있는 캠페인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 및 모임 참가 자제, 외출자제, 재택근무 확대 등을 이야기한다.
사실 코로나 때문에 지금까지도 지겹게 듣는 말이다. 처음에는 ‘음. 코로나 때문에 당분간 누구를 못 만나겠군.’하고 가볍게 생각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이 말은 현실로 다가왔다. 확진자 수가 계속 나오고, 전 세계적으로 불안한 이때에 집밖은 위험하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이니 말이다. 모임이나 예배, 카페, 식당은 물론 직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정부에서도 강력하게 조치하는 것이 바로 이 사회적 거리두기니 그 중요성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내 안전 뿐 아니라 가족을 포함한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고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있어 사회적으로 걱정을 끼치기도 했다. 한창 조심해야 할 시기에 클럽, 꽃구경이 웬 말일까. 외출할 일이 있어 길을 지나다보면 꼭 몇 명씩 모여 식사하고,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보였다. 아마 남들의 안전은 생각하지도 않는 사람들인가 싶었다.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은 지침을 아직까지도 잘 지키고 있는듯하다. 나도 외출을 좋아하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광합성도 해야 하는데, 오랫동안 멀리 나간지가 정말 오래된 것 같다. 언제였는지 생각도 안날만큼. 새 옷을 사놓고 입지도 못할 만큼 말이다. 그만큼 사회적 거리두기는 어느새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었다.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답답함을 느낀 것은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계속되는 외출과 만남의 자제(혹은 보류)에 지쳐갔으니 말이다. 하지만 서로를 위해 조심하는 게 좋으니 섣불리 안심하는 것은 아직 때가 아닌듯하다. 그렇다면 나에게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준 영향은 얼마나 컸을까.
그립다, 일상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카페를 즐겨 찾곤 했었다. 시간을 보내기에도, 누군가를 만나기에도 좋은 장소니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자제중이다. 아니 못가고 있다. 너무 아쉽다. 그리고 꼭 가야할 일이 생기면 곧바로 테이크아웃으로 가지고 나오는 편이다. 그게 마음 편하니 뭐 어쩔 수 없다. 얼마 전에 정말 오랜만에 집 앞 카페를 찾아 텀블러에 커피를 담아달라고 했는데, 개인 텀블러 사용을 일체 안한다는 것이 아닌가. 코로나 때문에 모든 음료를 일회용 컵에 담아준다 길래 ‘아 그렇구나.’ 싶었다. 매장 입장에서도 혹시나 모를 일에 대비해 그게 낫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참. 이렇게 생활 속에서 여러 가지 변화가 생기는 구나 새삼 느꼈다. 그리고 줄을 서 있는데 뒷사람이 바짝 붙어있으면 확실히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원래부터도 Personal Distance를 중시하는 나이지만, 아무래도 코로나 사태 때문에 상대방과의 거리감을 더 예민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마스크를 아무리 해도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누군가가 너무 붙어 서있다 싶으면 자연스레 살짝 옆으로 비켜서게 된다. 때로는 언제까지 이래야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리고 좋아하는 전시장, 박물관도 가지 못해서 정말 마음이 슬프다. 오. 이런.
나는 걷는 것도 무지 좋아한다. 생각도 할 겸 기분전환겸 하는 산책을 아주 즐기는데, 요즘은 마음 놓고 산책도 못하는 지경이다. 처음 코로나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분위기가 만연했을 때에는 산책도 나가지 않았다. 내 건강뿐 아니라 가족의 안전, 타인의 안전을 위해서 말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랬을 것이다. 마트에도 잘 가지 않고, 집에 있는 시간은 점점 늘어만 나고.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제 점점 안정화가 되어간다고 하지만, 아직 안심할 때는 아니라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집 앞 정도의 산책을 하고, 아주 가까운 곳으로 잠깐 걷는 정도로 일상을 되찾으려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최대한 사람 없는 곳, 인적이 드문 곳으로 걸으려했다. 마스크는 물론 필수. 길을 걷다가 누군가 오면 살짝 옆으로 피했다가 다시 갈 길을 가기도 했다. 아. 사회적 거리두기를 그만해도 될 만큼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가라앉기를 바래본다.
기본적으로 책과 영상 보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새로 개봉한 영화 중 마음에 드는 영화가 있으면 꼭 보려고 하는 편이다. 그래서 영화모임(동아리)에 들어 활동도 했었다. 아주 오래된 모임인데, 아무리 못 봐도 2~3달에 한 번씩은 함께 영화를 보곤 했었다. 물론 친목도모라는 핑계도 함께. 그런데 이번 코로나 사태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영화를 보기는커녕 만날 생각조차도 못하고 있다. 벌써 3달은 훌쩍 넘은 듯하다. 단톡으로 매일 이야기는 하고 있지만, 아쉬운 마음을 달랠 길이 없다. 확진자가 다녀간 극장을 잠깐 닫는다는 기사와 재난문자를 간간히 보면서 당분간 극장도 가지 못하겠구나 싶었다. 생각보다 기간이 너무 길어지고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집에서 다운받아 몇 편을 본 것 같다. 극장에서 보는 기분은 안 나지만, 뭐 별 도리가 없지 않은가.
그래도 피치 못하게 멀리까지 외출해야 할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지하철, 버스를 타고 가야할 경우 말이다. 그럴 때는 되도록 사람이 없는 칸이나 줄, 혼자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찾았다. 특히 버스 같은 경우에는 창문 옆 혼자 앉는 자리가 제일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꽉 찬다면 창문이라도 열 수 있게 말이다. 원래도 혼자 앉는 자리를 선호하긴 했지만. 뭐 유난스럽다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서로가 조심하는 게 제일 현명하고, 좋은 선택인 것 같다.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기적인 집단으로 인해 피해를 보기도 하고, 고생하는 의료진들에게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전해지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개인적인 모임뿐 아니라 종교적인 모임도 잠시 멈추어가는 중이다. 우리 교회도 전면 온라인 예배로 대체 된지가 오래되었다. 이 시국에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주일에 가던 교회대신 화면으로 드리는 예배가 이제는 익숙해졌다.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공공의 안전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빨리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능할 만큼 상황이 나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