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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컴온커피 초강수: '무료 커피'와 윤시아의 조언

공간의 연금술사: 망해가는 카페를 살리는 4D 설계

by 잇쭌
임대료 50% 인상이라는 현실은 저의 성공을 잠식하고 들어왔습니다. Zone C의 활기는 희망이었지만, 거대 자본은 그 희망을 단숨에 꺾을 수 있는 무기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공정식은 '무료 커피'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저는 승산 없는 싸움에 다시 뛰어들어야 했습니다. 아니, 싸움터 자체를 다시 옮겨야 했습니다.



1. 자본의 역공: '무료'라는 절대 무기


'포커스 랩'의 Zone C가 주말 상권을 성공적으로 흡수하기 시작하자, 1층 컴온커피의 점주는 노골적인 분노 대신 묘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이든은 불길함을 느꼈다. 공정식 본부장의 시스템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다음 월요일 아침, 출근길 오피스 고객들 사이에서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1층 컴온커피 매장 앞에 'Grand Relaunch (그랜드 리론칭)'이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그리고 그 아래, 눈을 의심케 하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오피스 타임 (AM 8:00 ~ 9:00) 아메리카노 무제한 무료!" (단, 테이크아웃 전용, 1인 1잔 한정)


이든은 경악했다. '무료'는 가격 경쟁에서 나올 수 있는 최악의, 그리고 가장 강력한 절대 무기였다. 아무리 이든이 '시간당 가치'를 강조해도, '공짜'를 이길 수는 없었다. 오전 8시, '포커스 랩'의 2층으로 향하던 몇 안 되는 테이크아웃 고객의 발길이 1층으로 꺾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 강현수는 망연자실했다. "이든아, 이제 어쩌니... 원두를 버리는 한이 있어도 우리도 똑같이 무료로 팔아야 하는 거 아니니?"



"아빠, 안 돼요. 컴온커피는 그들의 '자본 방어막'을 이용해 마케팅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지만, 우리는 팔면 팔수록 빚이 늘어요. 그들이 원하는 건, 저희가 자멸적인 출혈 경쟁에 뛰어들어 남은 자금마저 소진하게 만드는 겁니다."



이든은 곧바로 윤시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2. 윤시아의 냉정한 분석: '핵심 고객의 이탈률'



윤시아는 침착했다. 오히려 이든에게 컴온커피의 '무료 공세'가 시작될 것을 이미 예측했다는 듯 말했다.



"공정식의 전형적인 '시장 파괴 후 재건축(Market Destruction & Reconstruction)' 전략입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그들의 목표는 당신의 전체 고객이 아닙니다. Zone A (테이크아웃) 고객입니다. 당신의 '핵심 수익 고객'인 Zone B는 건드릴 수 없어요."


"이유가 뭡니까?"


"간단합니다. 공정식은 '공간'을 무료로 풀 수 없습니다. 당신의 Zone B 고객은 '집중력'이라는 가치를 사기 위해 16,000원을 냅니다. 1,500원짜리 커피가 공짜라고 해서, 그들이 자신의 3시간 집중력을 포기하고 시끄러운 1층에서 일할까요? 오히려 컴온커피의 무료 공세는 1층을 더욱 혼잡하게 만들어 당신의 Zone B 가치를 역설적으로 높여줄 겁니다."



윤시아는 이든에게 '고객 이탈률 분석' 미션을 던졌다.



"오늘부터 Zone A 고객의 이탈률은 높아지겠지만, Zone B와 C의 재방문율평균 체류 시간을 면밀히 관찰하십시오. 그 수치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당신의 전략은 성공한 겁니다. 하지만 그들의 무료 공세가 오래가지 않도록, 당신도 '시장 파괴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3. 새로운 전쟁터: '공간 나눔' 컨설팅



이든은 윤시아의 말대로 Zone B와 C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Zone B 고객들은 1층의 혼란을 피해 2층의 고요함에 더 큰 만족도를 보이며, 오히려 '포커스 패스' 구매율이 소폭 상승했다. Zone C의 주부 고객들은 주말 동안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핵심 고객은 견고했다.


이든은 자신감을 되찾았지만, 임대료 50% 인상이라는 덫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는 공정식과의 싸움에서 '경제적 승리'를 넘어 '도덕적 승리'까지 얻어야 함을 깨달았다. 그는 아버지의 빚을 갚고 상권을 지키기 위해, 공정식의 다음 타겟들을 구원해야 했다.


이든은 아버지 강현수를 불렀다. "아빠, 우리 카페는 이제 괜찮아요. 하지만 이 상권의 다른 소상공인들은 안 돼요. 공정식의 다음 타겟은 뻔합니다. 임대료 대비 효율이 낮은 곳, 즉 낡은 '미련의 공간'들입니다."

이든은 '포커스 랩'의 한쪽 벽에 작은 공고문을 붙였다.


*<공간의 연금술사: 무료 생존 컨설팅>


'높은 임대료와 낮은 회전율'로 고민하는 이 상권의 소상공인 여러분을 돕습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매출 포기' 대신 '공간 개조'에 동의해야 합니다.


이든의 첫 번째 컨설팅 의뢰인은 2층 구석에 자리한 '마담 박의 파스타'였다.


낡고 어두운 인테리어, 홀로 바쁘게 파스타를 만드는 중년의 여주인. 이든의 4D 설계가 새로운 전쟁터로 향하는 순간이었다. 파스타집은 카페와는 완전히 다른 공간이었지만, '손님의 숨겨진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본질적인 문제는 같았다.


이든은 마담 박에게 말했다. "사장님, 당신의 파스타 맛은 훌륭합니다. 하지만 손님들은 훌륭한 파스타를 먹으러 오지 않아요. 그들은 '점심시간 40분 안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어서' 옵니다. 우리는 이 공간을 '빨리 먹고 빨리 만족하는 파스타집'으로 바꿔야 합니다."


마담 박은 불안한 눈빛으로 이든을 응시했다. 이든은 그녀의 공간을 뜯어고칠 계획을 설명하며 자신의 '가치 경쟁' 시스템을 이 상권에 확장하려 했다. 공정식의 '무료 커피'에 대한 이든의 대답은, '상권 전체를 재설계하는 것'이었다.




8화에서 계속......




경영 인사이트: 시스템 대 시스템의 싸움


� 논리적 진단: '무료(Free)'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수요-공급 곡선을 파괴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하지만 강이든의 사례처럼, 핵심 고객(Zone B)이 명확히 분리되어 있다면, 경쟁사의 무료 공세는 오히려 주력 시장의 방해 요소를 제거(1층 혼잡도 증가)하여 자신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 따뜻한 제언: 자본력이 약한 소상공인은 절대 거대 자본의 가격(Price) 싸움에 뛰어들어서는 안 됩니다. 대신, '가치(Value)'와 '기능(Function)'이라는 새로운 전장을 구축하고, 경쟁사의 공격이 자신의 핵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냉철하게 분석하여 '무료'의 역설적 이익을 활용해야 합니다.


✨ 핵심 전략: '컨설팅 사업 확장'은 훌륭한 '성장 전략'입니다. 이든은 자신의 성공 공식을 다른 소상공인에게 전파함으로써, 상권 전체의 가치 수준을 높여 공정식의 '도미노 리플레이스먼트' 전략의 기반(폐업 후보지) 자체를 무너뜨리려 합니다. 이는 시스템 대 시스템의 싸움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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