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지만 망하는 가게〉 시즌 2-2화
부동산 세 군데를 돌았다.
A상권.
역 출구 바로 앞. 유동 폭발. 임대료 폭발.
B상권.
주거 혼합. 카페와 병원이 많다. 저녁 불빛이 오래 남는다.
C상권.
신규 상가. 임대료는 싸다. 대신 공실도 많다.
시즌1의 김도윤이었다면
A에서 계약서를 썼을 것이다.
이번엔 달랐다.
“어디가 제일 좋아 보입니까?”
윤태진이 물었다.
“좋아 보이는 곳은 A입니다.”
“그럼 어디를 지워야 합니까?”
김도윤은 잠시 멈췄다.
지우는 선택.
그게 이번 시즌의 첫 시험이었다.
그는 노트북을 열었다.
기준은 네 가지였다.
평균 체류 시간
저녁 매출 잠재력
목표 객단가 적합도
고정비 부담률
BETA가 데이터를 정렬했다.
A상권
체류 38분
점심 의존 72%
임대료 매출 대비 19%
B상권
체류 1시간 12분
저녁 매출 비중 54%
임대료 매출 대비 14%
C상권
체류 데이터 부족
신규 유입 불확실
공실률 31%
“C는 지웁니다.”
김도윤이 먼저 말했다.
“왜요?”
“싸다는 이유만으로 들어가면
이번에도 ‘버티는 장사’가 됩니다.”
윤태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첫 번째 탈락.
남은 건 A와 B.
A는 화려했다.
유동이 쏟아졌다.
프랜차이즈 간판이 줄지어 있었다.
B는 조용했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모,
유모차,
저녁 9시가 넘어도 켜진 불빛.
“이번엔 유동을 안 봅니다.”
김도윤이 말했다.
“멈추는 사람을 봅니다.”
그는 길가 벤치에 앉아 40분을 관찰했다.
A상권.
사람은 많지만 머무르지 않는다.
테이크아웃, 빠른 식사, 이동.
B상권.
식사 후 산책.
카페 재방문.
아이들 웃음.
윤태진이 물었다.
“이번 가게는 어떤 시간을 팔 겁니까?”
김도윤은 대답했다.
“저녁 시간을 팔겠습니다.”
그는 A를 지웠다.
결정은 조용했다.
시즌1이었다면
화려함에 설렜을 것이다.
지금은 화려함이
리스크로 보였다.
“상권은 고르는 게 아닙니다.”
윤태진이 말했다.
“버리는 겁니다.”
모든 곳이 좋아 보일 때,
구조는 무너진다.
선택은 줄이는 행위다.
BETA가 최종 분석을 띄웠다.
[상권 B 선택 시 손익 안정 구간 도달 확률 68%]
[저녁 중심 전략 적합도 높음]
[목표 객단가 19,000원 수용 가능성 양호]
김도윤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
“여기로 하겠습니다.”
계약서는 아직 쓰지 않았다.
대신 그는 상권 리포트를 세 번 더 읽었다.
이번엔 감정이 아니라,
근거로 결정했다.
저녁 10시.
B상권 골목은 아직 밝았다.
가게 간판들이 따뜻한 색으로 켜져 있었다.
김도윤은 말했다.
“이번엔 여기서 망해도,
왜 망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윤태진이 웃었다.
“그럼 절반은 성공입니다.”
BXD 로그 시즌2-2
상권 3곳 비교
유동 기준 배제
체류 중심 선택
임대료 부담률 계산
버림을 통한 결정
BETA가 마지막 문장을 남겼다.
[좋은 상권은 많지 않습니다.
맞는 상권만 존재합니다.]
간판은 아직 없다.
하지만 이번엔 안다.
가게는 자리에서 망하지 않는다.
자리와 맞지 않는 구조에서 망한다.
시즌2는
고르는 이야기라기보다
버리는 이야기다.
좋은 선택은 ‘선택’이 아니라 ‘제거’에서 나온다.
유동 인구보다 체류 시간이 매출의 질을 결정한다.
임대료는 감당이 아니라 비율 관리 대상이다.
우리는 무엇을 버리지 못해서 잘못 선택하고 있는가?
체류 중심 전략인가, 회전 중심 전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