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과 경청

그리고 부끄러움

by 진전노트

낭독과 경청

-그리고 부끄러움


어떤 경험이든 그 과정을 지나며
나는 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다.

낭독 수업이 있던 날,
나는 같은 지점에서 반복해서 지적을 받았다.
어미가 "요", "죠"로 끝나는 문장에서
내 발음이 어색하게 들린다는 피드백이었다.

그 말을 들은 후, 다른 분이 낭독하는 동안에도
나는 여전히 그 부분만 입모양으로 따라 하고 있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 수 없었고,
결국 문제는 문어체와 구어체의 차이였다는 걸 수업 끝나고 한참 후에야 알아차렸다.

수업이 끝날 무렵,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낭독을 잘하려면 경청을 잘해야 해요.
다른 분의 낭독을 들으면서
나에게 부족한 부분을 배우고,
조심해야 할 점도 알 수 있거든요."

그 순간,
나는 마음 깊이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는 내 문제에만 매달려 있었고,
다른 분들의 낭독에 귀 기울이지 못했다.
전체를 보지 못한 채
나만의 작은 틀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나는 어떤 문제를 발견하면
그것에만 집중하다가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몰입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
하지만 시야가 좁아지면 놓치는 것들이 분명히 생긴다.

아마 앞으로도 나는 비슷한 실수를 할 것이다.
그러나 괜찮다.
다시 놓치더라도,
다시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다만 그때는, 오늘보다 조금 더 빨리 깨닫기를.

낭독을 배우며 점점 알게 되는 것은
책을 읽는 일이 단순한 '읽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건 곧 저자의 마음에 경청하는 일이다.

경청은 참 멋진 단어 같다.
말 없는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는,
조용하지만 강력한 힘.

어쩌면 낭독은,
경청을 배우는 또 하나의 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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