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平)에 대하여

평과 화평

by 진전노트

평(平)에 대하여

-평과 화평


평은 홀로 쓰이기보다는
**화평(和平)**으로 함께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우선 **평(平)**의 자형을 보면,
갑골문·금문에서는
위아래가 수평으로 고르게 놓인 모습,
혹은 땅을 고르게 다진 형상으로 해석된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平, 均也.
평이란 고른 것이며, 균등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화평(和平)**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和 : 다름이 조율되는 과정
平 : 그 조율이 무너지지 않고 유지되는 상태

예전에 평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 들은 말 가운데
오래 남아 있는 문장이 하나 있다.

평의 고르고 균등함은
똑같이 자르듯
높낮이가 사라지는 상태가 아니라는 말이었다.

이 설명은
사람 내부에서도,
사회적으로도 통하는 말처럼 느껴진다.

이를 감정의 예로 옮겨 보면,
유전자키에서 불안이나 우울을
없애야 할 것으로 보지 않듯이,
그 감정들을
‘그래도 된다’고 수용하고 안고 가는 과정 속에서
선물이나 싯디가 드러나는 경우와 닮아 있다.

감정이 항상 평온한 상태로 유지되어야만
평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여러 감정의 흐름 속에서도
그 안에 주체의 의지가 살아 있다면,
그 상태 역시 평에 가까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이 생각은 개인의 내면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회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혼돈과 불안이 범람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 안에 기준과 질서,
작동하는 법칙이 살아 있다면
그 사회를
완전히 평이 무너진 상태라고만
말할 수는 없지 않을까.

생각을 이어오다 보니
이런 질문에 이르게 된다.
‘평’에는
그 상태를 붙잡고 있는
‘주(主)’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닐까.




지금 이 브런치북에 적고 있는 글들은
제게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가르쳐주신
선생님께서 전해주신 화두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질문을 따라
옛 성현들은 이를 어떻게 보았는지,
그리고 저는 지금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차분히 정리해 보고 있습니다.

깨달음도,
삶에서의 적용도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이 글들이
제 자신을 정돈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요.

그리고 혹
읽는 분들께도
한 번쯤 생각해 볼
여지를 건넬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감사한 일일 것입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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