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원망이 생긴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딱딱한 원망 속 부드러운 시작

by 진전노트


나에게 원망이 생긴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나는 내 감정을 자주, 혹은 다양하게 느끼는 편은 아니다.

친구들은 MBTI 대문자 T라고 놀리듯 말하곤 했다.

자주는 아니지만,

내 안에 분명히 존재하는 몇몇 감정들을

언젠가부터 바라보기 시작했다.


어느 날,
내 안에 단단하게 굳어진 '원망'이라는
감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원망이 생긴 근원은
다름 아닌 '연민'이었다.

과거 어떤 상황에서,
내 기준으로 상대가 잘못했다고 판단했고,
그때 나에게 나를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생겨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위에
'원망'이라는 감정이 단단하게 쌓여갔다.

겉으로는 딱딱하게 굳어진 원망 깊숙이
'연민'이라는 씨앗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의 판단 기준이 조금씩 무뎌지던 어느 시기에,

나는 문득 그 상대도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그를 판단했던 상황은
그의 일생의 몇 조각에 불과했고,
그 사람의 삶을 전체적으로 이어서 바라보니,
내 안에 작은 '연민'의 씨앗이
굳고 딱딱한 틀 안에서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다.

세상의 다른 원망들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는지는 잘 모르겠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감정과 고통은
누구도 가볍게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험을 통해,
나는 감정에도 원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그리고 원인이 있다면,
완전히 조절하기는 어렵더라도,
나와 감정을 분리해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렇게
바라보고 알아보고,
때로는 품으며, 나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