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머물다 간 두려움
나에게 두려움이란?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지조차 잘 몰랐다.
스스로의 감정에 크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언제 어떤 상황에서 두려움이 올라오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러다 감정을 천천히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나는 중요하다고 여기는 일을 시작하기 전에
두려움을 많이 느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떤 분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신 적이 있다.
"두려움이 올라올 때, 나보다 더 큰 내가
나를 안아준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말해보세요."
"두려워도 괜찮아."
그분은 이 방법이 자신에게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했다.
나도 그 이후 두려움을 느낄 때,
그 말대로, 마음속으로 나 자신을 안아주듯 이야기해 보았다.
감정에 휩쓸릴 때는 긴장이 심했지만,
안아준다고 생각하니 감정과 나 사이에 틈이 생기고
약간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 느껴졌다.
그 후로 나는,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 방법을 조용히 전해주곤 한다.
최근에는
평소 글을 잘 쓰지 않던 내가 브런치에 글을 올리려 하니
또다시 두려움이 몰려왔다.
이번엔 억누르지도, 붙잡지도 않고
'그냥 두자.'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감정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더니
두려움이 점점 커지며
마치 몸을 다 덮을 것처럼 느껴졌고,
그러다 어느 순간
스르르 사라져 버렸다.
"이렇게 그냥 사라지는 거였나?"
의아하면서도,
앞으로도 계속 시도해보고 싶다는
작은 뿌듯함이 마음에 남았다.
물론 이 방법이
앞으로 내게 두려움이 다시는 찾아오지 않게 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저 이제는,
두려움도 또 다른 감정들도
바라보고 안아주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기쁨과 행복이 항상 머무르지 않듯,
두려움도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생각을 이어가다 보니,
휴먼디자인에서 인상 깊었던 점이 떠올랐다.
사람마다 두려움을 느끼는 원인이 다르고,
그 두려움은 종종 비슷한 상황에서 반복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다.
앞으로 어떤 감정이 오든,
그저 바라보고, 안아주고,
그렇게 지내보자고.
저는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편입니다.
이 방법이 저에겐 도움이 되었지만,
앞으로 또 어떨지는 모르겠고,
다른 분들에게도 잘 맞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나눔이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