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가 아니었다면, 나는 과연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을까?
늘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고,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신경 쓰느라 정작 ‘나’에 대해서는 하루 단 1분도 들여다보지 못했던 것 같다. 가끔 나를 돌아본다고 해도, 남들과 비교하며 못난 부분만 들여다보고 자책하는 시간뿐이었다.
그런데 달리기를 할 때만큼은 정말로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 내 숨소리, 들숨과 날숨의 리듬, 달리며 자극되는 무릎과 발목, 그리고 흐르는 땀 한 방울까지 그 모든 감각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달리기를 마친 후에는 스스로가 멋지게 느껴진다. 아무 일도 이룬 것 같지 않은 하루에도, “그래도 오늘 3km는 달렸잖아!”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일기장에 당당하게 한 줄을 쓸 수 있다.
8월 초부터 시작한 달리기가 어느새 11월이 되었다. 끈기 없는 나이지만, 달리기만큼은 끝까지 이어가고 싶다.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고, 남의 시선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오직 나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달리기만큼은 나답게, 나를 위해 계속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