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터에서 이용자 간 갈등이 터졌다. 여기저기 전화하며 “네, 네”로 중재하고, 갑작스럽게 생긴 급한 과업을 처리하느라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다. 겨우 일을 마치고 아이 하원을 위해 퇴근했지만, 복잡한 생각과 마음은 그대로였다.
이럴 때야말로 달려야 했다. 남편에게 아이를 부탁하고, 바로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섰다. 처음엔 답답한 마음이 들었지만,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호흡에 집중하다 보니 금세 나쁜 생각들이 날아가 버렸다.
나는 퇴근하면 일 모드를 ‘딸깍’ 하고 끄고 집으로 돌아오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결국 일터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짜증, 걱정을 고스란히 집까지 가져오곤 한다.
그럴 때, 내게 가장 확실한 ‘딸깍 스위치’는 달리기다. 퇴근 후 달리며 땀을 흘리고 샤워를 하고 나면, 일터의 나는 ‘딸깍’ 하고 꺼지고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아마 내일도, 모레도, 내년에도, 수십 년 동안은 계속 출근해야 할 것이다. 일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겠지만, 달리기라는 스위치를 하루 일정 속에 배치해 둔다면 최소한 하루 중 몇 시간은 온전히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