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신에겐 올인을 하되 타인에게는 올인을 하지 말라던 어제 아빠의 말이 떠오르는 오늘 새벽. 남은 남일 뿐이라는 말과 종교는 스스로의 노력으로도 어찌할 수 없을 때에 믿는 것이라는 말을 내게 해주셨는데, 아빠 딸은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아서 내적으로 성숙해지고 단단해질 영양분이 필요하다는 걸 잘 모르시는 것 같다. 독서나 내 협소한 인간관계만으로는 인생을 배우는데 한계가 느껴져서 그 필요에 의해 종교를 택했는데 그냥 생각 없이 교회에 다니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그 뜻을 몰라줘서 조금은 아쉬웠다.
2. 요즘 디자인도 배우고 코딩도 배우고 사진도 찍으러 다니고 교회도 다니고 운동도 하고. 하는 게 많아서 최근에 좀 정신이 없다. 하지만 난 정신 없는 게 좋다. 워낙에 그 전에 살아온 인생이 단조로웠고 그것에 넌더리났기 때문일지도. 여러가지 걸치면서 살아오기 보다는 하나만 바라보고 살아왔으니까. 그런 것치곤 겁이나서 발만 살짝 담근 수준에 불과하지만.
3. 예전에 누군가 그랬다. 평소에 노력이란 것도 잘 안하고 꾸미는 거나 좋아하고 게을러빠진 니가 그 대학을 간건 순전히 운빨이고 그게 네 마지막 운일 거라고.(고등학교 때 내가 어떤 학교에서 어떤 마음으로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알고도 그런 말을 쉽게 할 수 있는 걸까? 어릴 때부터 나를 봐온 내 학창시절 지인들은 그런 말 쉽게 안 한다.)
내가 졸업한 대학교는 그렇게 좋은 학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걸 비교 기준으로 삼아서 나라는 사람이 그렇게 폄하 당해야 하나 싶기도 했다. 대학으로 그 사람의 됨됨이와 삶의 깊이를 평가한다? 정말 생각이라는 게 딱 학생 수준에 머무른 사람인 것 같다. 그 나이 되서도 만나는 사람들이 학생들 뿐이니 그런 건 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 사람이 속으로는 나 잘 되라는 좋은 의미에서 한 말은 알겠는데 같은 말이라도 이성적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건 다르다. 내 부모가 아닌 이상 그런 말 할 거면 입 좀 닥치라고 얘기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그저 벙쪄 있었던 그 당시의 내가 바보 같게 느껴진다.(사실 우리 엄마아빠도 내게 그런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본인은 그게 언어폭력인지 몰랐겠지. 무튼 이왕이면 좋은 뜻으로 말하려면 좋게 좋게 전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다시는 안 볼 사이로 남지 않으려면.
결론은 상대방 상처받을 생각 안 하고 말 함부로 하는 사람은 정말 싫다. 며칠 전에 그걸 느껴서 쓰는 잡담.(뒷담화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