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을 앞두고
꽃이 피었다.
내 마음도 무척이나 설레는 초봄이다.
나에게 이직은 막막하지만 언제나 갈망하던 부분이었다.
거주지 문제로 지방에서 첫 디자인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었다.
나는 총 두곳의 회사를 다녔다.
첫번째 회사 이직은 가정사도 있지만 메인 디자인팀인줄 알았는데 막상 부서배치는 유지보수 팀이라 디자인 작업은 배너가 전부여서 애매하게 경력이 쌓이는게 두려워 이직을 하게 되었다.
최근 까지 다니던 두번째 회사는 다행히 다양하게 디자인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았지만…
사수가 없고 체계가 없고 특정 부분에 대한 클라이언트만 반복적으로 들어오다보니
다른 환경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계속 들었다.
결혼과 출산을 하기 전에는 '20대? 청춘 하면 서울이지!' 하면서 서울살이에 대한 로망이 커져갔지만..
현실적인 문제 = 집 을 떠올리며.. 쭈욱 같은 회사를 다니게 되었다.
지금 새롭게 이직을 하게 된 나에게는
28개월의 어린아이가 한 명 있다.
이 시기의 어린이집 생활은 예기치 못하게 자주 감기라던지, 전염병에 자주 노출되어서 연차는 항상
모자라고 동료와 회사에 눈치가 늘 보였기에 퇴사하고자 하는 마음 반, 지금 직장에서 안 잘리고 근무할 수 있는 게 어딘가 하는 마음 반으로 이직에 대한 생각은 지레 짐작하며 포기하기 바빴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디자이너가 이직하기란 육아라는 다른 문제가 있기 때문에도 있지만
원하는 규모, , 배울 수 있는 디자인 포폴을 가진 회사, 사업방향 등 원하는 조건과
일치하는 회사를 찾는 건 너무나 어렵다.
하지만 이런저런 회사 내의 크고 작은 일들이 쌓여가면서 이직생각은 조금씩 꿈틀거렸고
잡코리아에 이력서 공개를 해두고 천천히 준비 중이었는데, 먼저 면접제안이 들어와서
내일이면 새로운 직장으로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
디자이너든 회사원이든 언제 어떻게 기회가 생길지 모르니 주기적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정리해 두고,
관리해 두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출근하자마자 아이가 아플까 봐 주말 내내 얼마나 조심했는지 모른다.
지난 직장에서의 하루하루를 돌이켜보면 일하면서 지치기도 하고, 실제로 몸도 많이 아프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로서 내가 이뤄내 가는 성과들에 뿌듯하기도 하고 버텨낸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유튜브에 이직 후 주의사항, 새로운 회사 적응법을 검색하다 보니 첫 회사 합격통보받았던 그날이 떠오른다.
첫 직장에서는 내가 직장생활을 하는 회사원이 되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설레었고, 두 번째 직장에서는 원하던 디자인을 할 수 있어서 기뻤다.
지금 세 번째 직장은 나에게 그 어느 때보다 더 떨리고 의미 있다. 평생직장 없다지만 이곳에서는 마음 두고 다닐만한 무언가를 찾을 수 있기를 마음이 덜 다치고, 보람차기를 기대해 본다.
육아를 하면서 나라는 개인적인 사람의 욕구를 참아내고 인내하는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힘들기도 한 부분이다. 아이가 있으니까, 아이가 어리니까 미리 생각하고 포기했다면 새로운 변화는 없었을거다.
아직 성공적인 이직인지는 모르지만
나라는 사람이 아직 유의미 하다고 인정받은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고 누군가에게도
긍정적인 힘이 전달되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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