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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페티 Dec 20. 2023

워킹맘, 스타트업으로 이직했습니다.

스타트업 근무 후기 


안녕하세요 김페티 입니다. 

추운 겨울 모두들 잘 보내고 계신가요.

더운 여름날 이직한 지 4개월 만의 퇴사소식을 마지막으로 한 달간의 휴식시간을 보낸 뒤 저는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타트업과 아줌마 혹은 워킹맘 

잘 안 어울리는 조합 같지 않나요?

왜냐하면 치열하게 밤낮없이 달려가는 스타트업에 대한 미디어 자료들과 실제 하는 스타트업 채용 공고만 보더라도, 올인하여 함께 달릴 수 있는 사람을 영입하려고 하는 것이 뚜렷하게 보이기 때문에, 아이가 아프면 속수무책으로 자리를 이탈하는 저와 같은 워킹맘에겐 전혀 함께 할 수 없는 조직의 형태라고 생각이 절로 드는 것 같아요.



이직한 스타트업의 합류한 지는 이제 5개월이 지나 6개월 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웹에이전시 두 곳과 SI 업체 4개월을 다니고, 웹 디자인과는 결이 다른 앱 디자인을 하고 있어요. 공공기관 디자인 위주로 해오면서 "다양한 유형의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는데, 그러한 부분에서 이번 이직은 아주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이곳은 크몽을 통해 들어오는 외주 작업과 자체 내부 서비스 개발 두 가지로 나뉘어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데, 앱 제작 의뢰하시는 클라이언트마다 종류/목표/기획의도가 제각각 달라서 아주 다양한 측면으로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어서 굉장히 어렵기도 하고, 재밌기도 한 나날들이에요.


조직을 옮김에도 불구하고, 엄마이기 때문에 아이가 열이 나면 꼼짝없이 4-5일은 근무를 못하는데요.

(남편은 자영업자라 연차 제도가 없고, 하루하루 매출 차이가 커서 급하게 문을 닫는 게 쉽지 않아서)

아이가 없는 젊은 구성원들 이어도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을 이해해 주어서, 눈치를 보는 상황이 줄었어요.


그리고 또 저 스스로도 배려받는 상황들에 대해서 당연시 여기지 않고, 근무를 하는 평상시에 더 집중해서 근무하게 되는 것 같아요. 또 아이를 집에서 돌보다가도 급한 일이 있으면 밤시간이나 아이가 낮잠 자는 시간에 틈틈이 급한일은 처리해드리기도 하는데, 배려를 받다 보니 근무 외 시간에 일을 해도 억울함이 적은 것 같아요.


그래서 스타트업 다니니까 어떤가 궁금하실 것 같아요.


1. 개개인의 책임과 업무 범위가 포괄적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거나 수용을 잘하는 사람이 스트레스 없이 조직에 적응하기 쉬울 것 같아요. 실제로 기획/고객응대/디자인에 대해 경계 없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결정도 수평적인 조직이기 때문에 스스로 내려야 하는 때가 많아요. 직접 결정을 내리는 게 부담인 경우도 있긴 하지만, 실컷 생각해서 가져갔는데 상사의 의견과 불일치해서 무산이 되면 너무나 힘이 빠지는데 그런 부분이 줄어들어서 재미있기도 해요.


최근부터는 회사 sns를 관리하는 업무도 추가되었답니다. 기록하는 것 글 쓰는 것이 재미있어서 먼저 제안했고 일 년 동안 회사 일상을 12회 이상 발행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많이 키워놓고 살짝궁 공유해 볼게요.


2. 근무시간이 유연하다.

유연근무제와 비슷한 개념으로 저희 회사는 코어 근무시간이 따로 있어서 오전 10-오후 5시, 하루에 총 7시간 그리고 주 4일 근무를 하고 있어요. 근무시간이 적어서 효율이 낮을까 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시간이 적으니까 그 안에 해결하려고 최대한 집중을 하게 됩니다. 지키고 싶은 복지인만큼 개개인도 같은 마음으로 근무를 해나가는 것이 보여요. 


3. 급여가 적지만 그에 상응하는 복지가 있다.

스타트업은 아무래도 불안정한 회사라는 부분을 인지하고 입사를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저희 같은 경우는 외주 작업의 비율이 높긴 하지만, 보통은 자체 서비스를 키워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많은 부를 기대하긴 조금 어렵지 않나 싶긴 해요. 


그런데 이건 제가 스타트업 경험을 많이 한 것이 아니고 고용의 형태마다 조금씩 다르기에 조심스럽긴 합니다. 저의 사례로는 직전 연봉에 비해 약 1000만 원 정도를 낮추고 합류했어야 해서 엄청난 고민이 되었지만, 점심 식대비를 제공해 주고 생일/명절과 같은 때 30만 원 상당의 선물을 챙겨주시고! 연말에 매출이익에 따른 보너스 지급과 입사 시에 장비지원(덕분에 맥 처음 써보는!)에 아낌없다는 부분을 위안 삼고 다니고 있습니다. 사실 근무시간이 주 4일이기도 하고 하루 7시간 근무라.. 불평을 마냥 하기엔 장점이 그만큼 채워주네요? 그래도 내년엔 연봉이 좀 오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ㅎㅎㅎ




요즘 느끼는 업무에 대한 생각들은,

 '주어진 시간 안에 얼마나 집중해 내는가' 그리고 또 '인원수에 적합한 업무강도와 배치하여 진행해나가고 있는가'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근무하는가' 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껴내는 요즘입니다. IT 업계를 떠나서 요즘은 병원근무 및 생산직도 주 4일제를 도입해나가고 있다고 해요. 


엄마로서도, 개인으로서도 꾸준히 성장해나가고 싶고 색다른 경험을 해나가고 싶어서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입사하고 지금까지 소개팅 앱, 시니어를 위한 앱, 가게정보를 확인하는 앱 등 다양한 유형의 앱 디자인을 경험해보고 있고, 웹과 앱 프로세스와 디자인 시 고려할 점이 굉장히 달라 신입이 된 마음으로 적응하고 공부하는 요즘입니다. 


아줌마라고 스스로를 칭하지만 전 이제 만 27세의 젊은 젊줌마라 이러한 조직도 도전해 볼 수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둘째가 태어나면 어림도 없지 않을까 스스로 지레짐작하며 걱정하기도 합니다만, 이렇게 계속해서 일도 육아도 해나갈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이렇게 열심히 도전해 보고 일하는 걸 보고 모두 "나도 뭐라도 해보자! "하는 에너지를 받아가시면 좋겠습니다. 약간 나 이렇게 이직 잘했음~ 하고 자랑하는 느낌도 있지만요.. 스스로 한계설정 하기보다는 일단! 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줌마라 안 뽑힐 거 같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합류한 저처럼요.


일단 취업이든 이직이든 부딪혀봐야 합니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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