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기다림 끝에 찾아온 변화
20년 2월 21일, 어린이집 휴원이 시작되면서 언어 치료 수업도 중단했다. 다시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이제 막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치료를 멈추면 흐름을 깨는 것이 아닐까? 2주 동안 두 아들을 집에 데리고 있으면서 놀라운 변화가 생겼다. 첫째 아이가 문장을 말하기 시작했다.
“졸려, 자자.”
“아니, 안 해.”
“사과 까 줘.”
“바지 입어.”
엄마가 말하는 문장 따라 말하기, 아이가 하는 행동이나 영상물을 보면서 상황 묘사를 많이 해주었는데, 엄마의 입에서 나온 단어를 습득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가장 놀라웠던 단어는 ‘깜깜한 밤’이다. 아이가 보는 만화 속 배경을 보며
“깜깜한 밤이야.”
라고 알려주었는데 아이에겐 그 단어가 인상적이었는지 지금도 저녁에 창문을 보며
“깜깜한 밤!”
이라고 말한다. 엄마와 집에만 있으면 언어 발달이 멈출 줄 알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았다. 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20년 설 연휴, 5월 연휴 기간에 아이의 언어 실력이 확 좋아졌다. 내가 놀랄 정도로 발달된 게 보였다. 아이가 바라는 건 대단한 게 아니다. 그저 엄마와 함께 놀며 대화하는 건데, 내가 그걸 너무 늦게 알았다.
나는 내 마음만 조급할 뿐,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매우 늦었다. 나야말로 ‘엄마’로서의 발달과 성장은 매우 느린 엄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