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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그리고 바다 '밥 상'

무주에서 즐기는 바다내음




안녕하세요.

무주에 서식하는 한풍루 입니다.

설날 명절 잘 지내셨는지요.


새해복많이 받으세욤






새해 축복은
열 번 백 번을 말하고 들어도
참 좋으네요.




섬 그리고 밥상






겨울에는 남해 쪽에 먹을 양식이 풍부해요.

바다에는 사시사철 제각각
물고기와 해산물이 그득하고
기온이 비교적 따뜻하지요.


통영 중앙시장에는 이미 쑥을 팔러 나온
어르신들이 계셨고

봄철 물고기의 대명사인
도다리도 나왔어요.









낚시인의 꿈과 희망인 
감성돔을 잡기 위해서


갯바위에서 열심히 '전투'를 하던
옆지기는 감성돔 입질 한 번도 받지 못 했지만
(ㅆ ㅐㅁ ㅌ ㅗㅇ)


크지막한 도다리를 두 마리 낚아 와서
회로 먹었어요.


도다리는 봄철에 살이 통통하니
맛이 좋더라구여.


눈이 한 쪽에 다 붙어 있는 모양이
웃기고 흥미로워요 키키킼ㅋㅋ







햇살이 가득해서 날도 따뜻하고
수온도 높아서


물 속에 들어가서 찰방찰방 발을 담구고
소녀처럼 좋아하시던 '그녀'는


톳을 가위로 잘라 주시면서
두부에 무쳐 먹으라고 하셨지요.







섬에 다녀오니 먹거리가 풍성해서
초밥도 만들면서

'섬' 밥상을 차릴 수 있었지요.







바닷가에

열 다섯평 즈음 되는 작은 집을
짓고 싶다고도 하고


하루의 대부분을 실내보다는 실외에서
지내고 싶다고

집순이 풍루는 호기를 부려보기도 했어요.


여름에는 덜 덥고 
겨울에는 덜 추우니 말이지요.









내일 모레면 아들 장가를 보낼
'그녀' 는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발을 까닥까닥 하면서
 기분 좋게 노닐다가

톳을 가위로 잘라주었지요.








인사동 푸얼방장 주인장께서
명절 선물로 두부를 보내주셨어요.

고소하고 짭조름한 두부를 한 모 꺼내서
요리용 거즈에 넣고 꼬옥 짜서
수분을 반 쯤 빼주었어요.







톳은 여러번 찬 물에 씻은 후

소금을 조금 넣은
끓는 물에 "갈색 -> 초록색" 이 될 때까지

데쳐서 물기를 빼 놓았지요.







집간장 한 스푼, 
참기름 2초간 쪼르륵~~

그렇게 간을 맞추고 
향을 냈어요.

이렇게 먹는거 맞지애^^












3월 달 매거진에 실릴 음식으로
무엇이 좋겠느냐는 물음에


태평한 그분의 목소리가 들려왔지요.



도다리 쑥국?




무주 장날에 나가서 쑥을 찾으니
어르신들이 타박을 주셨어요.


지금은 '겨울'이야,
쑥은 봄에 나오지.








하지만 1월 말에도

이미 남쪽에서는
귀하디 귀한 햇쑥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고

제법 먹을 모양새도 된다고 연락을 받았지요.

곧 중부지방에도 쑥이 지천에
솟아 나겠지요.







도다리를 손질해 볼게요.

도다리 비늘은 억세지 않고
크기도 작아요.

쓱쓱 문질러 주면 깨알 같은 비늘이
벗겨져 나오지요.

손바닥으로 스윽 문질러 봐서
까실까실하지 않을 때까지
잘 문질러 주어요.







도다리 내장을 제거해야 하는데요
도다리는 납작한 생선이라 그런지
내장도 쬐끔 들어있어요.


아래 사진에 표시해 놓은 부분이라지요.







칼 끝으로 3cm 정도 틈을 내서
손가락으로 내장을 빼내면 되어요.







통영시장에서 사서 보내주신 
도다리는 씨알이 작아서

토막 내기에는 적당하지 않고 
칼집만 넣어주었지요.

칼집을 안 넣어주면 끓는 물에 들어가는 순간
확 휘어 버리니까 살짝 넣어주세여^^







도다리 쑥국 끓일 육수는
도다리 500g 에 쌀뜨물 1리터를 잡고

무 한 토막을 큼지막하게 썰어 넣고
된장 한 스푼 그리고 다시마 한 조각을
넣어서 끓여 주었어요.







다시마는 물이 끓자마자 빼주고

무가 말캉하니 반 투명하게 된 후
된장 주머니와 무는 빼주었지요.


그리고 펄펄 끓는 육수에 도다리를 넣고
10분간 끓이다가 
집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해요.


쑥 100g 과 간마늘을 반 스푼 넣고
대파를 송송 썰어 넣어준 후

한소끔 끓여주고 불에서 내려주었지요.

(도다리살은 유난히 약하니
끓는 육수에 넣어주셔야 부서지지 않아유)
















주둥이가 창처럼 뾰족한
은색 학꽁치,

예쁘지요~~ 헤헤헤!







연화도에서는 회로 썰어서
먹기도 했고요.

집에 와서는 전을 부쳐 먹기도 했지요.







초밥거리를 준비해 주셨어요.

학꽁치 한 마리씩 손질하는게
여간 번거로운게 아닐텐데
세 가족이 오손도손 
기분좋게 하셨지요.







청주 한 스푼 넣고 지은 밥
600g 을 기준으로

식초 2큰술, 설탕 1큰술, 소금 1큰술
섞어서 약불에서 

'설탕이 녹을 때까지' 

저어준 후 
식혀서 밥에 섞어 주었어요.







밥알은 정확히 350개에 맞춰서
알알히 세어서 모양을 잡아주고요.

꼬옥 세어주셔야 맛난 초밥을 만들 수 있어염
크킄!

(메룽)







고추냉이 쓰윽 발라준 후
학꽁치를 올려주었어요.

그러엄 끄윽^^







머루주 한 잔 곁들여서
한 상 차리니
무주 시골밥상이 제법 '섬'스러워졌지요.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더 인기가 좋다는 
학꽁치는

먹는 방법이
열 한가지 정도 된다고 해요.







어설프리프리프리~~
초밥 장수 왔습니대이,

한 번 드셔 보세여^^


나중에 물고기를 맛있게 숙성 시키는 법을
배워서 다시 해 볼게여 






언제 먹어도 담백하고 맛이 좋은

톳두부무침 좋아하시는 분들
계시지요.


다이어트를 빙자해서 식사 대용으로
한그릇씩 먹고 있슴돠, 음하하하!

(식사'대용' 이라는 말은 거진말)







쑥향이 그윽하게 풍기는
도다리국은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주어요.

정말 봄이 빨리 오고 있지요.

남쪽으로 놀러 갑시대이~~ 

봄을 좀 더 빨리 만날 수 있어염.







물색 그릇이 하나 둘 씩 나오니
좋아하실 만한 분들 얼굴이 떠올라요.

맑은 목소리로 
"선생님, 이런 그릇이 저는 정말 좋아요!"

라고 말씀하시던
소녀 같은 그 분의 고운 모습이 떠올라요.






도시 살다가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무주에 내려가 살게 되면

큰 일 나는 줄 알았던 시간도
휘리릭 지나가 버리고,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기고 나니
섬에 가서도 살겠다 싶고 말이지요.


낚시 좋아하는 남편의 수확량에 비해
먹성이 약한 저희가

바다바람에 물고기를 부지런히 말려서

톳이랑 싸서 보내 드리면
좋아하실런지요.








350개의 밥알과 
갓 잡은 물고기의 만남을

입 안에서 느껴 보시겠어요.











설날 명절 연휴가 조용히 물러나고 있지요.

우리 또 힘내서 
으쌰으쌰 열심히 살아 보아요.


바다든, 산이든,
도시든, 읍내든 


오지든...

어데서라도 말이에요.


'또' 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알라뷰 하트 뿅뿅이에옇!






음식 담는 한풍루


그릇 만드는 진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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