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도자기, 세계를 향해 날다
처음 주제는 그러했습니다.
"한국의 도자기,
세계를 향해 날다"
그래서 다양한 나라의 요리를 해 보고 싶었는데
경이롭게도 음식을 그릇에 담아
사진으로 담는 것 이상의
새로운 세계를 만났습니다.
독특한 향신료의 내음을 맡고
이빨로 씹어 먹어 보면서
첫 맛부터 끝 맛까지 느껴보았지요.
인도의 길거리 음식인
'도사'를 만들어 보겠다가
집에서 가장 큰 팬을 가져다가
쌀가루를 발효시켜서
얇게 아주 얇고 크게 만들었어요.
쳐트니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코리앤더 시드, 카다멈, 클로브, 스타아닉스,
페누그릭시드, 겨자씨 등의
천연재료를 접할 수 있었어요.
몇 년 전 처음 보았을 때
'정말 있어 보였던' 리코타 치즈,
집에서 만들면 발효과정이 없기에
치즈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담백한 그것,
그러나 우유가 남았을 때
레몬 한 개만으로 만들 수 있는
단단하고 하얀 치즈가
의외로 다양한 요리에 어울려서
자주 만들게 되었지요.
생고기를 소금에 절여 긴 시간동안
숙성시킨 후
얇게 썰어서 파는 프로슈토 또는 하몽,
짠 그것의 맛이 무어가 좋다고
그래도 바질이랑 올리브랑 같이 먹어보니
그럴싸하더라고요.
레몬 올리브 오일을 살짝 뿌려서 먹으니
오호라~~
시골 아줌마,
나름 생각지 않던 길로 들어서던걸요.
베란다에서는 그 여름의 폭염을 견디고
숨이 가파 차마 물 주는 것도
드문뜨문이었건만
세이지는 다시 꽃을 피워냈고
향이 좋은 이파리를 보여주었어요.
바질도 마찬가지로 꿋꿋하게 살아남아
다시금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지요.
누군가가 돌봐주지 않아도,
환경이 척박해도
살아남기만 하면
언젠가는 또 '때'가 오는 걸까요.
이런 요리를 할 때
향기로운 바질이 없으면
아쉬움이 클 테니 말이지요.
그 더운 여름,
7월의 어느 날에
저와 동갑인 미녀가 한 분 찾아왔어요.
토종 한국인인 그녀의 눈빛은
원래부터 회색에 가까웠고
가무잡잡한 피부와 아주 잘 어우러져서
여신 분위기가 났어요.
르네상스의 부흥지로서
크고 많은 침략을 당하고
도시마다 서로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이었던
그곳, 이태리...
이태리 여자가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는
말도 있듯이
그들은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인내심과 강한 의지를 갖추고 산다지요.
그녀가 살고 있는 밀라노,
그리고 유럽 전체적인 분위기가
작은 그릇에 메인 디쉬를 담아서 먹는 거라는
팁을 남겨주었지요.
그다음 날 텍사스에서 온 달무리 여사님은
미국에서는 안 그래욧!
라는 말을 남기셨지만요.
하지만 요즘에는 한국에서도
르쿠르제에서 나온 소스볼에다가
밥을 퍼서 먹는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기에
밀라노의 그 친구 말이
누군가에게는 맞는 것도 같았지요.
그래서 오징어 먹물 파스타를 삶아서
올리브 오일에 넣고 살짝 버무리듯이
마늘과 함께 볶아 낸 후
망고 퓌레를 붓고
파프리카 가루와 칠리 가루를 사용해서
칼칼한 맛을 낸
구운 새우를 올려냈어요.
당근 잎사귀는 덤으로 살짝~~~
이렇게 도공의 아내는
시골살이를 즐거움으로 받아들였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식 담는 한풍루
그릇 만드는 진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