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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Apr 26. 2023

가수 임영웅 님도 겪었다던 '무명의 설움'에 대하여

(ft. 베스트셀러 작가의 꿈)

가수 임영웅 님도 겪었다던 '무명의 설움'에 대하여 (ft. 베스트셀러 작가의 꿈)







작년, 신간이 나왔을 때 저 자리에 잠시 올려놓고 찰칵! ㅎㅎ;;







내 블로그 이웃 혹은 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나는 2015년을 시작으로 지금껏 9권(전자책 3권 + 종이책 6권)을 출간했다. 2015년부터 일 년에 한 권씩 출간한 셈이다. 작가의 꿈을 갖고 글을 쓰면서부터 두세 권의 책을 출간할 때까지만 해도 '한두 명이라도 내 글을 읽고 좋아해 주신다면 여한(?)이 없겠다!'라고 생각했다. 베스트셀러 작가의 꿈은 감히 꾸지도 않았다. 그러다 '무명의 설움'을 겪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이왕이면 더 많은 사람이 내 책을 만났으면 좋겠고, 그래서 베스트셀러까지 돼서 무명의 설움과는 이별을 고하고 싶다.




책을 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인생이 달라질 거란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종종 어깨에 힘이 빠질 때가 있다. 가수든 배우든 '대표작'을 꿈꾼다. 여러 개도 필요 없다. 가수 김흥국 씨 하면 노래 <호랑나비>가 떠오르듯 대중이 아는 대표작이 하나만 있어도 기적일 테니까. 나도 베스트셀러를 만나고 싶다. 올해에 책이 나온다면 벌써 10권째다. 물론 매년 한 권씩 책을 쓰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일 년에 한 권씩 출간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된 한 권을 쓰고 싶다. 그동안 대충 써서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한 건 또 아니겠지만... 여하튼 차기작은 제대로 준비하고 싶다.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을까? (차기작 주제가 정해지긴 했습니다만) 음, 이 질문에 시원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다. '베스트셀러'라는 영역은 출판사에 수십 년 몸담은 편집자들도 예측할 수 없다고 하니까 말이다. 그만큼 신의 영역이라는 뜻이겠지.




앞서 말했지만 처음 책을 쓸 때만 해도 베스트셀러에 연연하지 않았는데, 7~8년을 무명작가로 지내니 무명의 설움이 만만치 않더라. 트로트 왕자인 임영웅 씨도 무명의 설움을 피할 수 없었다고 한다. 특히 행사에 가서 노래를 부르는데, 사회자가 예고도 없이 멘트 하는 바람에 노래를 중단해야 했던 때도 많았다고 한다. 지금은 임영웅 씨의 노래를 도중에 자를 사람이 감. 히. 없을 텐데 말이다.

















말이 나왔으니...

내가 겪은 설움을 몇 개 적어 보겠다.






2018년에 모 중학교에서 강연이 있었는데, '하상욱 시인'님 강연이 메인이었고, 시인님 강연 전, '바람잡이(?) 역할'로 내 강연이 주어졌다. 그런데 강연 전날인가? 갑자기 내 분량이 15분에서 10분으로 줄었다고 하더라. 뭐, 어쩔 수 없었을 테지만, 15분 분량에 맞춰 밤낮 원고 쓰고 외우기를 반복했던 나는 허탈했다. 변경된 분량에 맞춰 원고를 수정해야 하는 수고로움보다 강연 주인공이 아니라는 이유로 감수해야만 하는 공적인 무례함이 나를 더 슬프게 했다.










등단해서 책을 내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길에 한 발 가 닿을까 싶어서 계간지 신인상에 응모했다. 미리 써둔 노래 가사가 있어서, '작사' 부분에 응시했다. 결과는? 당선됐다! 드디어 나도 등단했구나, 싶었는데 기쁨도 잠시, 협회에서 "지니 씨가 당선은 됐지만, 등단까지 하려면, 계간지 50권을 구매하셔야 합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예전 같으면 얼마의 돈이 들든 등단이란 타이틀을 택했을지 모른다. 정당하게 응모해서 당선된 건 사실이니까. 하지만 '신인'의 간절함을 미끼로 삼는 곳이라면 그깟 등단, 안 해도 된다. 수십만 원으로 증서를 살 만큼 등단에 목을 맨 사람도 아니니까.










몇 년 전, 서울에 있는 교보문고 OO 점에서 북콘서트를 진행했다. 서점 관계자가 대관료를 내 책 50권 판매로 대신하겠다고 했다. 그러니까, 북콘서트가 진행되는 2시간 이내 동안, 내 책 50권을 무조건 팔아야 한다는 거다. 무명인 내가 무슨 재주로 2시간 이내에 책 50권을 판매시킬 수 있을까? 내가 좀 알려진 저자였다면 "우리 지점에서 북콘서트해 주세요."라고 먼저 손을 내밀었겠지. 여하튼, 감사한 독자 세 분이 책을 사 주시고, 나머지 47권은 사비로 샀다. 6개월 할부로…. 가뜩이나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눈물을 머금고 카드를 내밀었다. 심지어 다른 지점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 눈물로 사들인 책 90여 권이 우리 집 방 한구석에 몇 년간 있었고, 지금은 4~5권만이 남았다. 에세이 글쓰기를 강의할 때마다 학우님들께 선물로 드렸다.










하나 더! 감사하게도 코로나가 심한 2020년 여름부터 도서관 및 학교에서 에세이 글쓰기 수업을 진행한다. 요즘은 대면 수업 비율이 높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대부분 비대면 줌(ZOOM) 수업이었다. 비대면 수업 진행에 가장 큰 장점은 집에서, 내 방에서 한다는 것! 목적지가 내 방이니 왕복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시간도 벌고 좋다. 그렇다면 단점은? 학우님들이 영상 화면을 켜지 않으면 힘이 빠진다. 작년에 모 도서관에서 있었던 일이다. 총 20명의 학우님 중 단 한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가 전부 영상 화면을 켜지 않았다. 화면을 끄고 수업을 들으면, 강의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힘이 빠진다. 마치 원맨쇼? 하는 기분이다. 감시당하는 기분마저 든다. 그래서 화면을 끄신 18명에게 화면을 켜달라고 정중히 말씀드렸더니, 어떤 분이 즉시 도서관에 전화해서 누군지도 모르는 작가가 그만 좀 요구하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유명, 무명을 떠나서 내가 '좀 알려진 책'을 쓴 저자였어도, 저렇게 무례한 행동을 했을까?












무명의 설움은 내 마음까지 옮겨 놓았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내 글을 읽어 주셔도 감사하다'를 '더 많은 사람이 내 책을 읽어 주시면 좋겠다. 그래서 나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 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 중, 저처럼 무명의 설움을 겪은 적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어느 분야에 계시든 상관없습니다. 같이 위안을 좀 삼게요. 하하.













책을 기획하기 전에 서점에 가서 동향을 파악한다. 요즘 출간된 책이나 베스트셀러는 어떤지, 어느 저자가 썼는지를 살피기도 하면서. 전부는 아니지만, 연예인이나 유튜버가 쓴 책이 많았다. 결국, 어떤 책이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썼는지'가 중요한 시대구나……. 임을 또 한 번 실감하고 돌아왔다. 그럼, 글이 아니라 유튜브 콘텐츠 제작에 힘을 써야 할까? (@_@)



며칠 전! MKYU 김미경 학장님이 고민이 있다던 어느 분께 하신 말을 들었다. 



“나는 이곳에 모인 1,600명이 나를 알게 하려고 30년을 강의했습니다. 지금 하는 일이 5년? 10년? 했다고 대가를 바라기에는 아직 시작도 안 하고 바라는 것과 같아요. 인생은 빨리 달리기가 아니라, 오래달리기를 잘해야 합니다.”



--> 결국, 그럼에도 내가 좋아해서 하는 일이라면, 멀~리 보라는 거겠지. 인생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말처럼.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 말임에도 누군가의 강력한 한방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이렇게 글로 뱉어내면 뭔가 위로 아닌 위로를 얻는 것도 같고...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나는 오늘도 내일도 열심히 읽고, 쓰고, 생각하련다! 파이팅!















(글쓰기로 먹고살고 있는 제가 배부른 소리를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까 봐... 이 글은 베스트셀러 작가의 꿈을 꾸는 8년 차 작가의 '무명 썰'입니다.)





결국 난 된다, 1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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