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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Nov 15. 2023

중고 거래 사기꾼에게 돈 100%를 돌려받았습니다

다시는 중고 거래 안 한다!

중고 거래 사기꾼에게 돈 100%돌려받았습니다.










중고 거래, 자주 하시나요?

저는 뭐 '자'까지는 아니고,

가~~끔 이용하거든요.


며칠 전에 기막힌 일이 있어서 글을 씁니다.

신이 주신 글감이라고 여겨서 ㅎㅎ

(누구나, 쉽게 겪을 일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다른 분들이 반드시!

주의하셔야 하기 때문에 글을 쓸게요~










며칠 전, 사고 싶은 디바이스 기계가 있었어요. 한창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물건이라 중고 카페에 판매 글이 자주 올라왔죠. 인기가 많은 물건이라 그런지, 글이 올라오면 바로 '판매 완료'라고 뜨더라고요. 손가락이 빠른 분들이 낚아채는? 뭐 어쩔 수 없지만요. 계속 물건을 놓치게 되니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디바이스 물건 이름으로 제목이 올라오는 글을 알림 해 놓았죠. 



인기 있는 물건은 조심해야 할 게 있죠. 제대로 판매가 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때다 싶어 사기꾼들이 활보하니 조심하라는 경고 글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이 물건 역시 그랬고요.




여하튼 알림으로 바꾼 지, 2시간이 채 되지 않았을 무렵 누군가가 '내가 원하는 그 물건'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재빨리 판매자에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나 "혹시... 사기 글은 아니죠?"

판매자 "네?"

나 "아, 의심했다면 정말 죄송해요. 요 며칠 이 물건으로 사기 글이 많이 올라와서요."

판매자 "아, 저도 봤어요~ 걱정되시겠지만, 저는 아니에요. ^^"



당연한 듯 안심한 나는, 판매자를 믿기로 합니다.



나 "네이버 페이로 결제해도 되지요?"

판매자 "계좌 이체로 주시면 더 좋아요~"



여기까지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도 내 계좌로 빠르게 받는 게 편하니까요. 계좌 번호를 받았고, 물건 금액인 29만 원을 입금하려는데 예금주를 안 알려줬더라고요.



나 "예금주가 어떻게 되죠?"

판매자 "OOO입니다. ㅎㅎ"



예금주를 확인하고 결제 버튼을 꾹~~



나 "결제했습니다! 언제 보내주실 건가요?"

판매자 "확인했어요. 배송은 우체국 택배로 내일 저녁 5시쯤에 발송할게요."

나 "알겠습니다!"

판매자 "좋은 거래 감사해요!"



그런데 그런 거 있잖아요. 괜히 뭔가 되게 찝찝한 거? 메시지 내 말투보면 너무나 친절한데... 뭔가 조금 이상했어요. 계좌 번호를 줄 때 보통 예금주를 같이 알려주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도 이상하고, 네이버 페이를 거부한 것도 이상하고... 그래도 이미 29만 원내 손을 떠났으니 믿기로 했습니다.




__ 다음 날 저녁




판매자 "보냈어요!"



엥? 뭐지? 중거 거래 하루이틀 한 사람이 아니라면서 물건을 보냈다는 메시지달랑 하나 보낸다고? 보통은 보낸 물건이랑 송장 영수증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주잖아요. 적어도 영수증 사진 첨부는 기본 중 기본인데, "보냈어요!"라는 메시지 하나뿐이라니... 이상했습니다.



나 "영수증 보내주세요~"

판매자 "제가 운전 중이라서 이따 드릴게요."

나 "언제쯤 보내 주실 건가요?"

판매자 "한 시간 안에 집에 도착합니다"



운전 중이란 사람이 톡은 하면서, 영수증 사진은 안 보낸다?  의심의 풍선은 점점 부풀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운전 중이라고 하니 믿어줬어요. 정말로 운전 중이라고 하면 내 메시지가 방해가 되면 안 되니까요. 그렇게 두 시간이 지났어요. 내가 그렇게 바라는 영수증(송장) 사진은 오지 않았습니다.



나 "말씀하신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



메시지를 적는데, 갑자기 참았던 화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나 "우체국 택배로 하셨으면 폰으로 캡처할 수 있어서 오래 걸리지 않을 텐데요. 종이 영수증이면 사진만 찍어서 바로 주시면 되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죠? 운전 중이라고 하셔서 말씀 더 안 드렸는데..."



이때 판매자의 회신이, 내 화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사기꾼이 아닐까?'라는 의심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어요.



판매자 "넵"



....



그렇게 또 한두 시간이 흘렀습니다. 갑자기 내 머리를 관통한 것! 카페 내 검색창에 판매자의 이름 석 자를 입력했어요. 그랬더니... 세상에... 조심해야 할 사기꾼 명단에 버젓이 이 사람의 이름이 있는 게 아니겠어요! 이건 빼박이었습니다. 어쩐지... 처음부터 의심은 게 한두 개가 아니더라니... 더는 진짜 참을 수 없었습니다. 예전 사기꾼 명단을 캡처해서 판매자에게 보냈어요.









나 "사기 친 겁니까?  남편이 경찰 사이버 수사팀에 있는데, 잘 걸리셨네요. 축하드립니다."



이렇게 메시지를 보내고, 바로 톡방에서 나왔습니다. 그때가 저녁 8시 13분이었어요. 5분 후, 휴대폰 문자로 메시지가 왔습니다.



판매자 "OO 판매자인데요. 대화방 왜 나가세요? 환불해 드릴게요."

나 "물건 보냈다면서 무슨 환불이에요?"

판매자 "물건은 다시 찾으면 돼요!"

나 "근데, 왜 이렇게 영수증을 안 보내시는데요?"

판매자 "그냥 물건 찾고 환불할게요. 좀 늦은 거 갖고 사기니 뭐니 하시니까 계좌 주세요."

나 "제가 애초에 말했죠. 요즘 OO 물건으로 사기 사건이 너무 많다고."

판매자 "그니까요. 알았다고 했잖아요. 제가 연락을 안 드린 것도 아닌데, 사기니 뭐니 하셨잖아요."

나 "저한테만 뭐라고 하지 마시고 입장을 바꿔 보세요."

판매자 "그냥 계좌주세요."

나 "______ 한국씨티 OOO, 지금껏 중고 거래하면서 이렇게 구매자를 불안하게 한 적이 처음이라서 하는 소리입니다."


....


겁에 질린 사기꾼은 제게 29만 원을 고스란히 돌려줬어요. 어제 온라인 글쓰기 수업 시간에 이 사연을 학우님들께 이야기했더니, 한 분이 말하길 가족 중에 경찰관이 있다는 말을 해도 자신의 돈을 꿀꺽한 사기꾼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만난 조 씨는 다행히(?) 순진한 사기꾼이었나 봐요... 제가 운이 좋았던 걸까요.



이번 사건으로 ㅎㅎㅎ... 다시는 10만 원 이상의 거래는 되도록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특히! 입금 전에 판매자 이름을 네이버에 입력하는 것! 절대 잊지 않을 거예요!





중고 사기 거래!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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