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삶이 시작된 지 어느덧 8년. 그동안 전자책을 포함해서 10권의 책을 출간했고, 5천 개가 넘는 메모로 수많은 생각을 기록했다. 하지만 글쓰기 강사로서의 시간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나는 수업을 '가르친다'가 아닌, 수업을 '진행한다'라고 말한다. 단순히 기술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이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글쓰기 수업 첫날부터 지금까지, 나는 항상 같은 질문을 던진다. "왜 글을 쓰고 싶으신가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각양각색이다. 누군가는 마음속 깊이 숨겨둔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누군가는 단순히 재미로, 또 누군가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서 글을 쓰려 한다. 대답은 다르지만, 그 속에는 공통된 열망이 있다. 바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강사로서 나는 이 열망을 존중하고, 각자의 이야기가 세상에 울림을 줄 수 있도록 돕는다.
이지니 글쓰기 강사 수업의 강점이 있다. 수강생 한 분 한 분의 잠재된 글쓰기 능력을 꺼내드린다. 글쓰기를 두려워하던 이들이 자신만의 글을 써 내려가는 모습을 볼 때면, 나는 이 일이 얼마나 보람찬지 다시금 느낀다. 결국 '글을 못쓰는 사람'은 없다. 글이란 '삶'인데, 어느 누가 타인의 삶을 평가할 수 있을까. 중요한 건 글을 쓸 때의 솔직함과 자신감이다. 이 두 가지를 활자로 옮겼을 때, 글을 쓴 나도 내 삶도 더욱 빛이 난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과연 내가 수업에 참여한 분들에게 정말로 도움이 되는 걸까? 삶의 가치관이 다르듯, 글쓰기 수업도 누가 진행하느냐에 따라 글쓰기 가치관(동기부여, 이론 및 실습 등)이 다를 텐데, 내가 생각하고 추구하는 글쓰기 가치관이 수강생분들의 진정한 이야기를 빛나게 하는 데 방해가 되진 않을까?
이런 고민이 들 때면, 나는 수업 시간에 수강생분들의 눈을 바라본다. 그들의 눈 속에는 설렘과 불안, 그리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그 눈빛을 마주할 때마다, 깨닫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그들이 글을 통해 자기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걸.
도서관이나 학교 등에서 수업을 마치고 나면, 가끔 수강생분들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쉽게 알려주셔서 이해가 잘 돼요", "앞으로 글쓰기를 꾸준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등과 같은 말을 들을 때면, 나도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칭찬은 바다의 왕 고래마저 춤추게 한다는데, 수강생분들의 따스한 피드백은 내가 걸어온 길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끼게 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준다.
몇몇 수강생분은 수업이 끝난 후에도 연락을 해오곤 한다. 자신이 쓴 글이 공모전에 당선되었다고, 드디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글쓰기를 통해 삶이 더 행복해졌다고. 전해오는 그들의 소식을 들으면, 나 역시 함께 기쁨을 나누게 됨은 물론, 강사의 역할이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누군가의 인생에 작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일임을 다시금 실감한다.
글쓰기 강사의 경험은 나 자신에게도 큰 배움이 되었다. 수강생분들이 쓴 글을 읽을 때마다 그들의 삶의 조각들을 엿볼 수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때로는 나를 웃게 하고, 때로는 눈에서 눈물을 만들게 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인간의 다채로운 감정과 경험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깊은 생각은 내 글에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글쓰기 강의를 마치고 나면, 다시 나의 작업실로 돌아간다. 그리고 빈 페이지를 마주한다. 강의 중에 떠오른 아이디어나, 수강생분들의 글에서 느낀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글쓰기 강사의 경험이 작가인 나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어 주었음을 느낀다.
글쓰기 강사라는 역할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다. 타인의 삶에 작은 울림을 주고, 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찾도록 돕는 일이다. 더불어 나 자신도 더 깊이 있는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는' 이 일을 사랑한다. 누군가에게 글쓰기의 즐거움을, 자신을 표현하는 기쁨을 전할 수 있음에 큰 보람을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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