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비가 기막혀' 내가 만난 최악의 부동산중개사 3

미친 집값, 복비를 대하는 올바른 자세는?

by 행복한워킹맘

정부의 규제에도 연일 집값이 오르고 있다.

물론 '우리 동네는 아닌데?'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서울에서 시작한 열풍은 이제 비규제 지역으로 머리를 틀어 움직이고 있다. 얼마 전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만 해도 한 편의 드라마가 연출이 됐다.


경기도 1기 신도시, 아이들 키우며 살기 좋기로 알만한 사람은 다 알지만 몇 년째 부동산 가격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아이들을 돌봐주고 계신 시부모님을 위해 실거주로 매매를 해볼까 고민하고 있을 터에 마침 집주인이 집을 내놓겠단다. '좋아, 기회네. 몇 천만 깎아 달라고 해서 사야겠다.' 이런 생각을 품은 지 불과 며칠 만에 조정 지역 있었던 이 지역이 풀려 버렸다. 턱 하고 나의 도 풀리며 이젠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밀려왔다. 퇴근 후 동네 중개사분께 전화해 보니 이미 집주인은 집값을 5천만 원이나 올려 내놓았다. 그럼 그렇지, 예상한 시나리오로 드라마는 흘러갔다. 우리 동네 시세는 한 달도 안되어 실거래가 기준 4억에서 5억으로 1억이 껑충 뛰었다. '1억을 모으려면 내 월급을 몇 년 모아야 하는 거지? 1억이 이렇게 쉬운 거였어?' 기차 떠난 뒤에 처량하게 손을 흔들면 무엇하랴, 매매하려던 마음을 고이 접었다. '월세나 오르지 말아야 할 텐데.' 이제는 마음을 조리기 시작했다.


부동산 상승장이 길어지니, 내 명의의 집이 한 채도 없는 서민들은 더욱 불안 초초해질 따름이다. 부동산 투자를 한 지 5년 정도 되니 부동산을 움직이는 사람의 심리가 참으로 무섭다. 갈 곳 없는 유동 자금이 넘쳐날 때, 사람의 심리가 이토록 무섭게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니 말이다.




며칠 전 눈길을 사로잡는 제목과 함께 재미있는 내용의 기사를 읽었다.

미친 집값에 '복비'가 기막혀··· 요율 조정 안 하나 못하나 (2019.12.23)



서울경제, 사설/칼럼에 실린 기사였다. 기사의 주된 내용은 이러하다. 부동산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데 부동산 중개수수료 요율은 바뀌지 않고 있다.(맞는 말이다.) 이제 서울 중위 가격 아파트는 9억을 바라보고 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9억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드는 고가였지만 이제는 서울에서 9억 아파트는 '좀 싸네' 싶을 정도로 흔한(?) 가격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부동산 가격은 돌아갈 수 없는 요단강을 건너왔는데 문제는 9억을 초과한 부동산의 수수료는 '고가주택' 최고요율 0.9%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사례로 10억 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매수·매도자 양쪽에서 수수료를 받게 되면 최대 1,8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기사에서 말하고 있다. 한 번의 거래로 양 타를 친다면 1,800만 원의 홈런을 날릴 수 있다. 이래서 부동산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해마다 20만 명이 넘은 인원이 도전을 하나 보다.(부동산 경기가 죽었던 2013년에는 응시자가 6만 명까지 줄었으나 최근 다시 증가하여 26회인 2015년부터는 다시 20만 명이 넘는 인원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서울 중위 아파트 가격 변동 < 출처 : 서울경제 기사 내용>

참고한 기사 원문

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3670358





부동산 중개사는 부동산 중개와 실제 거래 업무를 통해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

이 명제에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수수료로 지불하는 금액이 커질수록 생각이 흔들리게 된다. '지금 내가 내야 하는 돈이 과연 정당한 대가에 대한 수수료인가?' 하고 말이다. 특히나 9억 이상의 고가주택 요율로 수수료를 내야 하는 상황에 맞닿트려 진다면 어떠한 심정일까? 손을 부들부들 떨며 계좌이체 버튼을 누르지 않았을지 나의 경우를 상상해 본다.(저는 아직 9억 이상의 부동산을 거래해 본 적이 없습니다.)


나는 지난 5년의 투자 기간 동안 10채 이상을 매수하고 10채 가까이 매도를 해보았다. 매도, 매수 경험을 합해 20번이라 하고 한 번의 거래당 평균 3명의 부동산 중개업자분을 만났다고 한다면 최소 60명의 중개사를 만나온 것이다. 부동산 중개 수수료, 복비의 정당한 금액에 대해 말하기는 너무나 어렵기에 내가 그동안 만났던 중개사 중 최악의 중개사분을 꼽아 볼까 한다. '수수료를 많이 받네, 적게 받네' 뭔가 찬반을 구분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글을 읽을 수도 있는 공인중개사 분이 있다면 본인이 최악의 경우는 아닌지 곱씹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동산이라는 아주 크며 움직이지 않는 상품을 사는 고객은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구나 정도만 아셔도 충분할 것이다.



부동산 중개수수료 요율 <행복한 워킹맘 정리>



내가 만난 최악의 공인중개사 worst 3

1. 일이 서툰 건 그렇다 쳐도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유형

"사장님, 저 1시 KTX 기차 예약해 놨어요. 늦어도 12시에는 나가야 해요"


대전 아파트 잔금을 위해 새벽 기차를 타고 10시 전에 부동산에 도착했다. 잔금 시간을 10시로 하였기에 2시간 정도면 충분할 거라 계산하여 1시 기차를 예매해 둔 상황이었다. 어라, 그런데 10시 반이 지나도 법무사는 오지 않았고 사장님은 매수자와 편안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뭐지? 이 상황? 난 분명히 12시에 나가야 한다고 했는데, 사장님은 저렇게 평화롭다니!


"사장님, 법무사한테 전화 좀 해주세요. 언제 오냐고요. 저 12시에는 나가야 한다니까요."

"예. 앞에 일처리가 늦어지면 좀 늦게 올 수도 있어요. 잘 아시잖아요~"

뭘 잘 안다는 것인가? 여기서 첫 번째 뚜껑이 열렸다.


10시 40분이 돼서야 법무사는 왔고 잔금을 위한 서류를 확인했다. 서류 확인이 거의 끝날 무렵 부동산 사장님이 계약서를 들고 법무사에게 질문을 했다. 매매계약서상의 잔금 날짜보다 앞당겨 잔금을 치르는 것인데 매매계약서에 잔금 날짜를 다시 써야 하는지 물어보는 것이었다. 법무사 대답은 "음, 이거 계약서 다시 써주세요~" 그렇게 해서 매매 계약서에서 잔금 날짜를 수정하고 출력하고 도장을 다시 찍고 하느라 내 아까운 시간 30분이 훌쩍 지나갔다.

'이런 일이 예상되었으면 미리 법무사와 통화하고 계약서를 미리 준비해 놔야 하는 거 아닌가?'

나의 두 번째 뚜껑이 열렸다.


나만 발을 동동 거리는 잔금을 마치고 부리나케 기차를 타러 대전역으로 출발했다. 마지막 뚜껑은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에서 열렸다. 아까 그 부동산 사장님의 전화가 걸려오는데 왠지 받기 싫었지만 그래도 받았다.

"사모님, 이사 나간 세입자가 거실장을 버리고 갔는데, 스티커를 안 붙였나 봐요. 연락 좀 하셔서 스티커 좀 붙여 달라고 해주세요! 그리고 쓰레기도 엄청 버리고 갔어요. 조치 좀 취해주세요"

"사장님, 이건 저한테 전화하실 일이 아니죠. 세입자하고 통화해서 처리해 달라고 하세요."

"아뇨, 이런 건 집주인이 연락해 주셔야지요~"


헉, 기존 임차인 쓰레기 문제로 전화를 받은 건 처음이었다. 설령 이것이 내가 연락해서 조치해야 할 일이라 치더라도 이전에 두 번의 뚜껑이 열렸던 터라 세 번째는 참 쉽게 열렸다. 핸드폰을 두 손으로 부여잡고 통화하던 나의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운전면허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바로 카레이서가 될 수 없듯 부동산 중개사 자격증을 땄다고 실무를 능수능란하게 할 수 없다. 부동산 실무 경험이 적어 일이 서툰 사장님들을 많이 만났었다. 실제 업무가 더딘 것은 그나마 기다리면 되지만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이렇게 고객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경우였다.


2. 내 집을 험담하는 유형

"사모님, 베란다 보셨어요? 곰팡이가 너무 심하던데요.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세요?"

"이렇게 집이 험하면 이 가격에 안 팔려요, 사모님~"


누군가 내 아이 험담하는 것을 참을 수 없듯이 내 소중한 집을 험담하는 것도 정말이지 듣기가 싫다. 보통 집을 살 때나 내 집을 보지 임차인이 거주한 이후로 내 집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집을 팔려고 내놓으면 10명 중 5명 정도는 이렇게 내 집을 험담 아닌 험담을 하며 매매가를 깎으라 종용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래서 매매가 낮춰서 내놓은 거잖아요, 사장님. 저희 집 욕하지 마세요. 소중한 제 집이에요.'

안 그래도 감안해서 매매가를 낮추어 내놓은 것인데 이렇게 대응하는 중개사분을 만나면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에 턱 걸려 답답해진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하는데 같은 말이라도 예쁘게 말씀해 줄 수는 없을까?


3. 거짓말하는 유형

공인중개사 말은 10프로도 믿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집에 하자가 전혀 없고 너무나 좋은 집이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집에 큰 하자가 있었다거나, 제일 싼 집이라고 해서 계약했는데 호구가 된 상황이 되었을 때 등. 누구는 가장 비싸게 팔고 싶고 누구는 가장 싸게 사고 싶은 욕구가 상충되는 이 바닥에서 어느 한쪽이 속아 넘어가는 일은 비일비재할 것이다. 조금 오버해서 표현해 정글 같은 곳에서 중개 물건을 따내고 계약까지 성사시키려면 가끔은 거짓말도 필요할 수 있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는 한다. 하지만 가끔 어이없는 거짓말로 사람의 뒤통수를 때리는 경우가 있다. 나의 경우 이런 적이 딱 한 번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별 것 아닌 일이었을 수도 있는데 그 당시에는 꽤 기분이 상했던 기억이다.


지방의 한 아파트 매수를 하면서 새로 전세 임차인을 들이는 계약을 할 때였다. 매수와 전세를 한 번에 같은 부동산에서 진행했었다. 이런 경우 매매 수수료와 전세 수수료 2건이 발생하는데, 그전까지 나의 경험은 전세 수수료는 안 받거나 50%만 받는 경우 둘 중 하나였다. 전세계약을 하러 가는 도중 혹시나 하여 부동산 A사장님과 통화를 하였다.


"사장님~. 이번에 전세계약 수수료는 얼마 받으세요? 보통 그냥 해주시거나 아니면 50%로 해주시던데요."

"사모님, 무슨 말씀을요~. 저희 동네는 100% 다 받습니다."


동네마다 고스톱 규칙이 조금씩 다른 건 알고 있었는데 부동산 수수료로 그랬다. '우리 동네는 그래요~' 이 말을 참으로 많이 들었었지. 전세 매물을 내놓기 전에 전세 수수료에 대해 집고 넘어가지 않은 나의 불찰도 있었기에 불편한 마음을 숨기고 부동산에 도착을 했다. 새로 들어올 임차인 분과 그쪽 부동산 B사장님도 함께 계약을 진행했다. 계약을 하다 보니 알게 된 사실은 임차인 쪽의 B중개사님과 공동 진행이어서 그런지 임차인으로부터도 A사장님이 50%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었다. 수수료를 어느 계좌로 입금하냐는 눈치 없는 B사장님의 질문에 A사장님은 얼굴을 돌리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나중에 이야기하자'라 말을 했다. 당황하던 사장님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그 후로 나는 그 사장님께는 내 물건을 내놓지 않았다.



사람들은 짜장면 한 그릇을 먹어도 가성비를 생각한다.

5천 원짜리 짜장면을 먹고 나오면서도 '이 정도 값은 주고도 남지'라며 기분 좋게 나오는 집이 있는 반면, 아주 사소한 것에 맘이 상하여 다시는 찾지 않는 중국집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물며 몇 억이 넘는 큰돈이 오가는 부동산 거래에 있어서 부동산 중개수수료도 그 정당함에 대해 끊임없는 의문과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매몰찬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맞는 말이지 않을까? 딱 한번 집을 보여주고 재수 좋게 양 타를 쳐서 천만 원이 넘는 복비를 받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물론 온갖 우여곡절을 다하여 진행한 계약이 바로 코앞에서 엎어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모든 중개를 고려하여 요율이 책정되었다 주장할 수 있겠다. 하지만 돈을 내야 하는 입장이 되면 오로지 나의 계약 한 건만이 보이기 때문에 부동산 중개사의 그동안의 노력과 수고들을 감안하여 이해해 주기란 불가능하다.


이 글을 처음 쓰려고 마음먹었을 때, 내가 만난 최고의 공인중개사 best 3도 함께 정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딱 한 분만이 떠올랐기 때문에 글을 더 이상 쓸 수가 없어 포기를 하였다. 일 년 혹은 2~3년이 지나고 나서 내가 만난 최고의 공인중개사를 신명 나게 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금수저가 아닌 나도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부동산 중개사분들도 평범한 사람들이다. 오늘을 열심히 사는 우리가 서로 상처를 주고받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