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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 May 24. 2024

Everyone needs a therapist

Maybe you should talk to someone 원서낭독후기

#룰루랄라김치치즈 

#영어원서낭독워크숍





<Everyone needs a therapist>



매일 새벽 6시 30분, 30분씩 거의 두 달간을 읽었다. 

룰루가 선별해 준 몇 권의 책 중에 이 책이 내 마음에 들어왔고, 계속 고민하다가 그냥 이 책으로 사버렸는데, 그렇게 결정한 그때의 나를 칭찬한다.

너무 재밌어서 매일 새벽 나를 일으켜 준 이 책, 울리고 웃기고 다했다.

사실 심리학은 너무 대중에게 가까운 분야라서, 뻔하게 서술됐을 수도  있을 이야기들을 전직 극작가이던 Lori Gottlieb이 너무나도 똑똑한 구성으로 써내려간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텐션을 잃지 않고 계속 재밌게 읽었다. 심리치료사 본인이 내담자로서 상담을 받은 이야기 들어있는 것이 이 책의 특별한 점이다. 무려 58장에 달하는 이야기 속에 우리네 인생이 모두 들어있어 무엇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지만 크게 와닿았던 부분을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직업이란 무엇인가

저자 Lori는 앞서 말했듯 ER, friends 등 드라마 작가였는데 에피소드 집필을 위한 취재를 하다가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의대에 진학한다. 그러던 중 또다시 진로를 틀어 심리치료사가 되기로 결심하는데 무엇보다 이 사람이 자신이 하는 일에 진심이구나를 알 수 있었던 부분. 그리고 늘 앞으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나에게 그녀의 직업 변천사가 굉장히 흥미롭고 고민하는 지점이 와닿았다. 무엇보다 상담심리대학원 진학을 거의 10년가까이 고민하고 있는 나이기에 더 와닿았는지도.


2. something concrete and useful

직업이란 무엇인가와도 연결되는 부분인데, 룰루가 빌딩 청소일을 하고 이야기를 공유해 주었을 때 너도 나도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더랬다. 이 책의 내담자 중 한 명인 이제 막 종신교수가 된 Julie가 죽기 전  Trader Joe's 에서 일하는 경험을 선택하는 장면에서 그 일이 'something concrete and useful' 이란 표현이 나온다. 아, 그거였구나! 우리가 청소일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건 책상 앞에 앉아서 일만 하던 내가 몸으로 무언가 concrete 하고 useful 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진짜 우리가 고민하고 공유했던 이야기를 탁탁 찝어주는 것 같아서 놀랐던 부분.


3. John

내담자 중 내가 가장 사랑했던 존, 존의 나르시시즘 뒤에는 뭔가 있으리란걸 알았기 때문이었을까. 나도 겉으로 보기엔 넘쳐보이는 자존감이 사실은 내 상처를 숨기기위한 방어기제로 작동하는걸 알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John 에게 처음부터 마음이 갔다. 이 책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도 John이 마지막에 Lori에게 고맙다는 말을 매우 솔직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When I was rolling on the floor with my family," he says, "I had the strangest thought. I was thinking that I wished you could see us. I wanted you to see me in that moment because I felt so much like a person yhou don't really know. Becuase in here, yuou know, it's all doom and gloom. But driving over here today, I thought, Maybe she does know. Maybe you do have, like, some kind of therapist's sixth sense about people. Becuase ㅡ and I'm not sure if it's all of your annoying questions or the sadistic silences you put me through ㅡ but I feel like you get me, you know? And I don't want your head to get too big or anything, but I thought, you have a more complete picture of my total humanity than anyone else in my life."


4. 그래서 우리 모두에겐 심리치료사가 필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우리 모두에게 심리치료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전문 심리 치료사에게 상담을 받는건 중산층 계급 이상에게만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비싸니까...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가 맺는 관계 안에서 그 역할을 수행하고 또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가하는 생각이 들었던거다. 사실 심리치료사가 부턱대고 감정을 인정해주거나 고민에 대한 솔루션을 턱턱 제시하거나 그런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들어주고 같이 대화해주고 그리고 내담자 스스로 내면의 힘을 길러 인생을 더 긍적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 정도의 역할이 아닐까? 부모는 아이에게 어느 정도 심리치료사와 같은 역할을 이미 요구 당하고 있는것 같고 (어쩌면 그게 부모의 역할 중 가장 힘들고 중요한 일인지도), 친구들과 이야기를 공유하고 나누고 듣는 그 시간들이 어느 부분 치료의 기능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의 심리치료사가 되어주는 많은 이들에게 고맙다는 생각도.  


5. 죽음

공교롭게도 룰루랄라가 처음 함께 낭독을 시작한 책 'When breath becomes the air'에 이어 'I'm glad my mom died' 그리고 이번 책에서 까지 '죽음'이 빠지지 않는 주제와 소재로 등장한다. 물론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인간에 관한 단 하나의 진실은 '모든 인간은 죽는다.'가 아닐까? 그래서 죽음에 대한 태도나 생각들은 늘 좋은 이야깃거리가 된다. 이 책에서 죽음을 앞둔 Julie 가 "living on borrowed time" 을 이해하게 됐다는 장면이 나오는데, 'our lives are literally on loan to us' 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걸 읽고 나니 어찌나 마음이 가벼워 지던지. 사실 이 책의 매력은 그동안 숱하게 들어왔던 표현이 마음에 확 와닿게 서술되어 있다는 것인데, '신이 빌려준 인생'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이 표현이 삶의 무게를 확 덜어내 주었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건 죽어가는 내담자를 대하는 Lori의 태도였는데, 상담사라는 직업인으로서도 인간대 인간으로서도 내담자인 Julie에게 진심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 관해 할 얘기는 많고도 많지만 이쯤에서 마무리 해야겠다. 

텍스트를 마음에 새기는 낭독의 시간, 그리고 아침. 너무 좋아서 정말 많은 사람들과 널리 널리 공유하고 싶다.


낭독으로 함께 읽어서 더 마음에 콕콕 박혔던 Lori Gottlieb의 문장들. 사랑한다구요. 아직 보낼 수 없어 꼭 한 번 더 읽으리.

마지막으로 함께 낭독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룰루랄라김치치즈 https://lulakimche.imweb.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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