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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라 Apr 27. 2022

큰 회사만 다녀봐서

RBG 프로젝트의 의미

사이드 프로젝트는 처음이라


벌써 퇴사한지도 2년이 다되어간다. 퇴사 후 이것저것 배워도 보고 모임도 해보고 글도 써보고 했지만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걸고 하는 일은 RBG가 처음이다. '집'이 직장이 된 나에게 RGB 프로젝트는 오랜만에 경험하는 '회사'의 기억을 상기시켜 주었다. 지난 미팅에서 제품 디자인의 직접적인 경험이 없다는 정은님에게 혜영님이 '오히려 그래서 더 잘 하실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와, 혜영님 정말 잘하신다.'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사회적 말하기'였다. (물론 혜영님이 진심임은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는 미팅 일정의 루틴을 잡고 과정을 기록하며 해야할 일들을 척척 진행했다. 현재 각자의 커리어 스테이지는 다르지만 우리 모두 '경력자' 이기 때문에 프로젝트 진행에 있어 생각하고 실행하는 레벨을 따로 조율하지 않아도 되었다. 중간 중간 코로나로 개인사로 일정에 차질이 생길 일들이 생겼지만 최대한 타임라인을 지킬 수 있도록 서로 배려하고 일정을 조율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건 우리가 서로를 믿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얼마나 어떻게 했는지 이야기 나눈 적은 없지만, 미팅 할 때 이야기 몇마디 나눠보면 느낌 아니까, 다들 같은 마음 이시죠?!


연결되어 일한다는 것


임팩트 캠퍼스에서 사이드프로젝트 지원 사업을 한다는 소식을 혜영님께서 전해주셨다. 마침 팀원 중에 혜영님과 내가 캠퍼라 지원자격이 되고, 우리 프로젝트와 지원 사업의 목표나 취지가 200% 들어 맞았던 것!  '한 번 해보자'는 자신있기에 기획서 작성을 시작했다. 각자 맡고 있는 R&R 이 있기에 임팩트 캠퍼스 지원관련 해서는 내가 어떻게든 다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예산이나 타임라인 부분은 팀원들의 도움 없이는 작성할 수가 없었다. 기획서를 작성하면서 프로젝트에 대해 내 생각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기존에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팀원들과 나눈 대화를 통해 이미 어느정도 내용이 정리되어 있었지만 다시 글로 옮겨 보면서 더 명확해 진 부분이 생겼다. 그에 더해진 팀원들의 도움으로 완성한 기획서로 지원 사업 신청 결과는 '합격!' 이다.


총 11팀의 사이트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모여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됐고, 사이드프로젝트 지원 사업을 담당하는 현실님과 1:1 리더 인터뷰도 진행했다. 기획서의 내용 중에 궁금하신 내용에 대해 꼼꼼히 챙겨 질문 주셨는데, '친환경을 재정의 하는 것' 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같이 적용해서 진행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주셨다. 다른 프로젝트에도 '친환경', '여성의 지속가능한 일' 이라는 키워드가 많이 겹쳐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팀들과 서로 연결되어 일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대되는 바가 많다.


큰 회사만 다녀봐서


스티커를 제작할 때 창고살롱의 문장들을 스티커로 만들면 좋겠다는 말이 실현이 되고 있고, 친환경에 대한 고민을 글로 정리해 '친환경에 대한 재정의' 라는 개념이 다른 사이드 프로젝트 참가자들과도 공유될 예정에 있다. 내가 한 말과 생각이 실현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잘 진행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 한 켠이 무거워 지기도 한다. 스티커의 사전 리서치는 끝난 단계에서 앞으로의 R&R을 얘기하는데 디자인에 들어가는 단계라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는 지점이였다. '제가 어떤 것을 더 할 수 있을까요...'하는데 혜영님이 하신 말씀, '저희가 큰 회사만 다녀봐서 그래요.' 큰 프로젝트들을 하면서 각자 짜여지고 맡겨진 일을 하는 데 익숙한 우리, 야생의 경험을 하고 계신 혜영님이 지금부터 진짜 시작이라고 말씀 하셨다. 사실 할 일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데 그게 어떤 '일'이라고 포함시킬 생각을 못했던것 같다. 그리고 당장에 주어진 일만 '일' 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프로젝트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만드는 것은 쉬지 않고 해야할 일이기에, 스티커 다음엔 노트가, 노트 다음엔 그 무엇이 될지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해야한다. '친환경'에 대한 개념 재정의도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다. 스티커를 만들 때는 친환경 소재만 쓴다고해서 진짜 친환경이 아니라는 고민에서 시작한 논의는 사용자의 불편을 감수하고 오히려 그것을 드러내는 것이 진짜 친환경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까지 이어졌다. 우리가 만드는 '친환경' 굿즈는 과연 무엇을 지향한 선택이 바탕이 될까? 

무언가를 자발적으로 깊이 고민하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다는것이 나에게 이번 프로젝트가 갖는 의미라는 생각이 든다. 이 의미있는 과정의 시간들을 충분히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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