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참 안 좋다. 그 소리를 들으면 과거 나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기 때문이다.
2년 전 <늦게 가도 괜찮아 - 꿈을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아이들을 만나러 다녔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가 들려오면 엎드려 자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일어났고 "애들아. 이거 볼래? 이렇게 실패한 삶을 살았던 덴젤 워싱턴도 지금은 멋진 삶을 살잖아. 방탄소년단도 처음에는 힘들었대"라며 방탄소년단의 영어가 나오는 노랫말도 들려주었다. 그리고 나는 공부를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궁금한 걸 찾다 보니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는 말도 해주었다.
하루는 이야기를 마친 후, 모범생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 한 명이 "선생님은 왜 이런 걸 하세요?"라고 내게 물었다. 나는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 "나처럼 너희들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서..."라고 대답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아이는 감사하다며 꾸벅 인사를 했다. 나는 그 아이에게 "오늘 내가 너희에게 한 말 중에 어떤 게 기억에 남아?"라고 물어보았다. 아이는 "공부보다 좋아하는 걸 찾고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을 해주시려 한 것 같아요"라고 말해주었다. 내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전달되어 다행이라는 생각과 그 마음을 알아준 아이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는 내가 사는 곳에서 좀 먼 동네 아이들을 만나러 갔다. 내가 도착하기 전에 아이들은 나에게 궁금한 질문들을 써서 포스트 잇을 하나씩 붙여 놓았다. 왜 작가가 되려 했는지, 어떻게 하면 꿈을 찾을 수 있는지, 좋아하는 건 어떻게 찾는지 등에 대한 질문들이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사실 나의 경험을 이야기하려 이 자리에 왔지만 아직 나는 작가가 아니라는 말을 해주었다. 그리고 어릴 때 꿈은 무엇이었는지, 왜 되고 싶었는지 내가 준비해온 음악을 듣고 생각해보자고 했다. 그리고 좋아하는 걸 종이에 써보자고 했다.
아이들은 음악을 듣고 좋아하는 걸 생각해내기 어려운지 멀뚱멀뚱 서로 쳐다보기만 했다. 그래서 나는 좋아하는 걸 하나씩 이야기해보자고 했다. 한 아이는 옷 브랜드를 좋아한다고 했고 나는 그 아이에게 "그럼 옷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 아이는 "아뇨. 저 화장하는 걸 더 좋아해요"라고 해서 나는 "그럼 화장하는 게 좋으면 메이크 업 아티스트가 되는 걸 온라인으로 찾아보면 좋겠는데? 대신 학교에는 화장을 너무 많이 하고 오면 아직 어려서 안 좋아 보일 수 있으니 학교에는 조금만 하고 오면 좋겠다. 그치? 하지만 집에 가서 꿈이 명확할 때까지 많이 찾아보고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마음이 들 때 차근차근 잘 설명해보면 좋겠다. 어떻게 생각해?"라고 말해주었다. 어떤 아이는 게임 만드는 걸 하고 싶은데 부모님이 안 된다고 하셨다는 말도 전해 주어서 컴퓨터를 전공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알아보라는 말도 해주었다.
꿈을 못 찾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쌤도 그랬거든... 그건 모두 다 그럴 거야. 대학 간 언니 오빠들도 그럴 거고 부모님들도 그랬을 거고 그러니 천천히 좋아하는 걸 위주로 생각해보고 찾아보면 좋겠다. 어떻게 생각해?"라는 말도 했다.
나는 이렇게 아이들과 이야기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이 여러 번 있었다. 처음에는 뿌듯했지만 돌아오는 길의 마음은 많이 무거웠다. '아직 교육환경이 변하지 않았는데 아이들에게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들만 하는 건 아닐까...'
나는 무책임한 어른 같다는 생각이 점점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일을 멈추었다. 한참 고민한 끝에 '맞아. 내가 꿈을 찾아가서 속도보다는 방향이 맞다는 걸 아이들에게 보여주자'라고 생각했다.
내 꿈은 여러 개가 있는데 먼저 찐작가가 되어 글을 쓰고 싶다. 그리고 아이들을 키운 경험에 관한 책을 쓰게 되면 그 책을 통해 아이들과 청년들이 좀 더 넓은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그 다음에 두 가지 목표가 더 있는데 이후에 더 나눌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내 속도로 하나씩 변화를 꿈꾸며 나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아는 게 있는데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내 생각은 쓰레기와 같다는 글을 보고 자극도 받았다. 그리고 글을 쓰면 삶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고 힘없는 사람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문구에 용기를 얻어서 글을 쓴다.
나는 아이들을 낳고 많은 자격증 공부를 했다. 보육교사 2급 자격증부터 어린이 영어지도사, 음악을 통한 영어 교육을 하는 Kindermusik 자격증, 테솔 영어교사 자격증, 그리고 대학원을 옮겨서 교육대학원에서 조기 영어교육학을 전공했다. 공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내 아이들을 한국 땅에서 잘 키워보려고 열심히 공부했다. 나처럼 바보라는 소리를 듣게 하지 않기 위해, 공부를 스스로 하는 아이들이 되게 하려 많은 노력을 했고 무엇보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로 키우려 많은 애를 썼다.
그리고 아이들은 영재아가 되었다. 큰 아이는 교육청 영재원, 대학 부설 영재원에서 대표 선서도 하였다. 막내가 학교 공부로 힘들어할 때는 휴학도 주저하지 않았다. 사설 기관에서의 검사에서 막내는 전국 상위 3프로 미만의 영재아라고도 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점점 힘들어했고 우리는 탈 공교육을 결심했다.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이 울고 힘들어했다.
나는 아이들의 교육경험과 나의 경험에 빗대어 글을 쓴다. 무엇보다 영재는 누구나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영재에 대한 틀깨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어른들의 '틀'로 상처 받았을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며, 부모들에겐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무엇보다 부모가 갖고 있는 생각의 '틀'이 정답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래서 아이들이 좀 덜 아프고 공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나를 포함해서 우리 모두가 부모의 모태에서 태어날 때 그 우렁차던 당당함을 되찾길 바라며 모두가 인정받는 그런 세상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