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오리지널드라마 <인간수업>을 보고
https://www.netflix.com/kr/title/80990668
올해 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인간수업>을 보았다.
요즘 고2학생들의 이야기인데 별 생각 없이 보다가 너무 충격적이기도 하면서 어떤 면에서는 요즘 아이들이 이해되기도 해서10회를 정주행을 하고야 말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요즘 아이들을 이해하려면 꼭 보라고 하고 싶다.
드라마작가 진한새는?
이 드라마 작가인 진한새는 송지나의 아들이라고 한다.
송지나는 모래시계로 유명한 작가인데 모래시계 또한 80년대를 대표한다면 인간수업도 2020년 사회를 대표하지 않나 싶었다.
재미있게도 모래시계에 주연으로 등장했던 최민수가 인간수업에도 조연으로 나온다. 그리고 유일하게 아이들과 가까이 어쩌면 아이들을 이해하고 보호(?)하는 어른이다.
고2 아이들의 실상
아이를 키우면서 아직은 아이가 8살이지만 중고등학생들 얘기를 들으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요즘 여자 아이들은 화장을 다 한다.
남자 아이들은 게임 중독이다.
아이들이 연애를 많이 한다.
이런 단편적인 이야기들로만 들었을 때도 "와~ 우리 때랑 다르다~" 했는데 <인간수업>을 보고나니
아예 우리 때랑 비교불가하다는 생각을 했다.
주인공인 지수는 엄마 아빠도 없이 혼자 산다. 혼자서 학원비를 내고 공부를 한다. 지수의 꿈은 대학가고 회사 다니며 평범한 사람이 되는 거라고 한다.
문제는 이런 돈을 충당하기 위해 지수가 하고 있는 일은 '조건만남'을 주선하는 것
처음에는 지수의 일이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불량 청소년을 구출해주는 영웅인가 싶기도 했다.
나의 머릿 속에는 고2 남자 아이가 조건만남 일을 한다고는 상상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
내가 이렇게 혼돈스러웠던 것은 조건만남을 주선하고 혹시나 문제가 생기면 여자들을 구해주기 때문이었는데 실제로 지수의 연락을 받고 구해주는 사람은 이실장(최민수)이다. 지수는 여자들에게 '삼촌'이라 불린다. 그제서야 나는 왜 지수를 삼촌으로 부르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지수는 철저히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이 일을 하는데(문자로 연락을 하거나 전화를 할 경우는 목소리도 기계음으로 해서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다.)고3이 되면 그 번돈으로 수능을 보고 대학을 갈 생각이었다.
그래서 지수의 책상에는 sky가 붙어 있다.
그리고 규리라는 아이는 좋은 집안에서 모범생이고 심지어 인싸인 아이인데 아주 원만해 보이지만 그 원만해 보이는 비결은 적시적소에서 행동하는 눈치가 백단이란 거다.
한마디로 약은 아이.
부모가 원하는 것 선생이 원하는 것들을 너무 잘 알기에 그거에 부합해서 행동하지만 언제든 반항할 준비가 된 아이이다.
민희란 아이는 조건만남을 해서 돈을 벌어 남친의 pc방 요금을 내주고 명품 선물을 한다. 그러나 그 조건만남에서 얻은 충격으로 공황장애를 겪는다.
과연 어른들은 뭘 한단 말인가?
그럼 어른들은?
담임선생님은 정말 좋은 분이다.
급식체까지 써가며 아이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또 아이들마다 파일도 만들고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진심을 털어놓지 않는다.
학교 담당 경찰도 아이들이 위험한 걸 감지하고 도우려 하나 역시 아이들은 걸릴까봐 무섭고 결코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아이들을 도우려 한다.
이실장, 삼촌이라 불리는 지수의 명령에 따라 여자 아이들을 데려오고 구하는 역할을 하면서 실제로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 보고 또 지켜준다.
여기서 등장하는 지수 아버지는 지수를 돌볼 생각 따위는 없고 심지어 지수의 돈을 발견하고 훔쳐서 달아나서는 비트코인에 다 털어넣는다.
그렇게 돈을 날린 지수는 그만두려 했던 자신의 사업을 다시 할 수밖에 없다.
아버지가 이런 어른이니 지수가 어떻게 어른을 믿을 수 있을까 싶지만 꼭 지수만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이 드라마를 마지막까지 보면서 아이들이 언제쯤 구조 요청을 보낼까 궁금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자신의 목숨이 위험해도 끝까지 구조요청을 보내지 않고 자기네들 힘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나는 그 부분이 가장 씁쓸했다.
그러나 만약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해도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러기에 요즘을 살아가는 아이들은 너무 달랐다.
어디부터 아이들과 대화를 나눠야 할지 어디부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지 막막하게만 보였다.
다만 그 드라마를 보고 나서 요즘 아이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아이들이 게임중독에 빠졌다고 화장을 진하게 한다고 공부를 안한다고 단순히 그런 문제가 아니라 요즘 시대에서 자기 존재에 대해 얼마나 치열한 고민들을 하고 있는 걸까 싶기도 했다.
원래 제목은 <극혐>이었다고 한다.
혹시나 원제목처럼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극혐인 건 아닐까.
그런데 <인간수업>이란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은 요즘 아이들 <인간수업>은 과연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 건가 궁금했다.
부모, 선생 기타 어른들이 가르칠 수 없는 것들을 아이들은 과연 어떻게 배우고 소화하며 <인간수업>을 하고 있는 걸까?
어쩌면 아이들은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이루려고 치열하게 노력하며 배우고 있는 건 아닐까. 어른들이 전혀 알 수 없는 세상 속에서 말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그들만의 <인간수업>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 이야기로 어른들이 꼭 한번 봐야할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정말 놀랍다. 무섭다. 걱정된다.'하기 전에 어느 지점에서 아이를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