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가정의 이야기가 왜 인기가 있을까?

[스카이캐슬]과 [김씨네 편의점]을 보고

by 북도슨트 임리나

*이 글은 2019년 2월에 작성된 것입니다.

글을 쓰려고 제목을 써놓고 보니 참 재미있다.

한국 드라마인 [스카이 캐슬(Sky Castle)] 과 캐나다 드라마인 [김씨네 편의점(Kim's convenience)] 한국 드라마인 스카이 캐슬은 영어 제목이고 캐나다 드라마는 한글 제목으로 통용된다.

진정한 글로벌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워낙 인기고 많은 사람들이 글을 써서 [스카이 캐슬]에 대해 내가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김씨네 편의점]을 발견하고 나니 역으로 [스카이 캐슬]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스카이 캐슬]은 오늘 마지막 회를 앞두고 있는데 마치 의도적이라고 보일 정도로 설 전에 가족들이 모이기 전에

또 정시까지 대입이 마무리된 시점에 드라마가 끝나면서 설에는 많은 집에서 스카이 캐슬에 대한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스카이 캐슬]이나 [김씨네 편의점]이나 나와는 아주 다른 '가정'의 이야기이다.

[스카이 캐슬]은 상류층에 서울대 의대를 노리는 가족들 이야기인데 일단 서울대 의대 한 해 신입생은 138명이다. 서울대 의대 경쟁률이 8대 1 정도인 걸 감안하면 서울대 의대에 실제 원서를 넣는 사람은 1200명 정도이다.

물론 목표로 했다가 원서를 다른 의대에 넣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쨌든 아주 소수의 이야기란 것이다.

60만 수험생 중에 오로지 1200명 정도의 이야기다.

모두가 대학 입시에 목숨을 걸고 있는 것처럼, 서울대 의대에 목숨 걸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그 숫자는 적고 또 모두가 수시에 목숨 거는 것도 아니니 결코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없다.


[김씨네 편의점]도 그렇다.

캐나다에 이주해서 편의점을 운영하며 사는 한국 가정의 이야기로 굳이 수치로 말하지 않아도 캐나다 한국 가정은 소수임에 틀림없다.

[스카이 캐슬]이나 [김씨네 편의점]이나 나는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고 또 앞으로도 경험하지 못할 환경인데도 재미있게 보고 있다.

나처럼 이렇게 아주 다른 환경의 가정이 많을 텐데도 인기라는 게 신기하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경쟁하지 말고 다른 가정에 대해 궁금해하지 말라고 하지만 우린 참 궁금하다.

도대체 저 집은 어떻게 살고 부모 자식 지간은 어떨까 하고 말이다.

다만 속내를 드러내지 못하고 안 궁금한 척 관심 없는 척하고 지내기는 하지만.


그런데 우리는 이상한 기대심리를 갖고 있다.

상류층이라 생각되는 그런 가정은 가족 관계가 나쁠 거라는 거대 그 반대로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못한 가정은 가족 관계가 좋을 거라는.....(심지어 좋아야 한다는?)

그런데 이런 생각의 근거는 돈과 가족의 사랑은 별개라고 생각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4가지 조합이 나와야 한다.

상류층이며 관계가 좋은 가정, 상류층이며 관계가 나쁜 가정, 부유하지 못하며 관계가 좋은 가정, 부유하지 못하며 관계가 나쁜 가정.

그러나 오로지 드라마 소재가 되는 것은 상류층이며 관계가 나쁜 가정 부유하지 못하며 관계가 좋은 가정이다.

[스카이 캐슬]은 전자고 [김씨네 편의점]은 후자다.

그래서 [스카이 캐슬]은 미스터리고 [김씨네 편의점]은 시트콤(코미디)이다.

우리는 [스카이 캐슬]은 더 불행하기를 바라고 [김씨네 편의점]은 더 행복하기를 바란다.

[스카이 캐슬]에서도 [김씨네 편의점]에서도 부모와 의절한 자식이 나온다.

한쪽은 대입을 치르다 그랬지만 다른 한쪽은 문제아라서 그랬다.

[스카이 캐슬]을 보면 마치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지 않는 것이 혹은 무리한 입시를 시키지 않으면

아이와 관계는 좋을 것이라 기대하게 되지만

[김씨네 편의점]을 보면 또 아버지의 가부장적인 태도가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관계'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렇게 하면 관계가 좋아진다'는 특효약은 없는 것 같다.

다만 우리가 드라마를 보며 우리와 아주 다른 가정에서도 역시나 중요한 건 가족의 '관계'가 된다는 걸 깨닫게 되면 소수의 가정 이야기마저 내 가정의 이야기 같고 또 이 집이나 저 집이나 자식 문제로 속 썩기는 마찬가지란 생각이 든다.

[스카이 캐슬]에서 '입시'란 문제를 제거한다고 그 가정의 문제가 사라질까? 란 의문이 든다면 [김씨네 편의점]에서 저들이 캐나다가 아니라 한국에서 산다면 그 가정의 문제가 사라질까?라고 생각해 보면 역시 같은 답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는 모두 '행복한 가정'을 꿈꾸고 있다.

그리고 그 꿈속에서 '적'을 만나면 전쟁을 치른다.

그러나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라는 것을.

우리는 오늘도 우리 가정의 '평화'를 꿈꾸며 어떤 적과 싸우고 있는 전사가 되어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평화'는 싸운 후에 누가 이기고 진 후에 오는 게 아니라 서로 눈 맞추고 대화하고 웃을 때 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떤 가정도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그럴 때 문제를 없애려 싸우기보다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겉으로 보이는 행복이 아니라

가족이 원하는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오늘, [스카이 캐슬]이 끝나는 아쉬움을 [김씨네 편의점]으로 달래 보는 건 어떨까 싶다.

현재는 [스카이 캐슬], [김씨네 편의점]을 모두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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