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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도슨트 임리나 Oct 24. 2022

성공은 '결과'가 아니라 '해석'이다

안 늙을 줄 알았지

언젠가부터 글을 읽게 되면 글 속에서 저자의 '나이'를 더듬게 된다.

아예 노골적으로 자신의 나이를 드러내는 작가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나이를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글의 분위기만으로도 나이를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아마도 내가 지나온 나이라서일 것이다. 


주로 글을 써서 책을 출간하거나 SNS에 올리는 경우는 3-40대가 많은 것 같다. 

그렇다면 독자들은 3-40대의 통찰을 가장 많이 접하게 되고 또 그 보다 어린 독자는 나름 인생 선배의 경험과 조언이라고 믿게 되고, 3-40대보다 많은 나이 독자라면 '요즘 사람들'의 생각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그들의 가치관을 살피게 된다.


그러나....

내가 요즘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인생은 길다'라는 것이다.

나 또한 40대 세상의 모든 통찰을 얻은 듯 글을 쓰기도 했지만 그저 그 때의 '해석'에 불과했다는 걸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찬란한 성공을 예찬하는 글도 있지만, 개인적인 독특한 성공을 다루는 글도 많다. 그런데 그런 글을 읽다 보면 과연 아직 쓰여지지 않은 저자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혼자 궁금해진다.

인생의 절정은 40대일지 모르지만, 인생은 계속 50도 지나고 60도 지날 거고 70, 80을 지날 것이다. 


영원한 실패도 없지만, 영원한 성공도 없다. 그리고 인생은 반짝이는 청춘을 지나 계속 살아가야 하는 것에 진짜 의미가 있다.


성공은 결과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 당시 '성공'이라는 하나의 해석에 불과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실패 또한 하나의 해석이고 인생은 계속된다. 

얼마 전에 1세부터 100살까지 나이 별로 책의 구절을 모아놓은 책을 읽었다. 

아마 이 책의 저자들도 60 이상의 나이부터는 글을 모으는데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20-30대는 많은 구절들이 있었겠지만, 과연 80쯤 넘어서는 어느 책에 그 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까 찾기 어려웠을 것 같다. 그리고 90살 이상의 사람이 진짜 나이를 겪으면서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남아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렇다면 고령의 나이는 실제보다 추측의 글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읽는 중에도 60대가 넘어서부터는 공통적으로 보이는 구절이 있었다.

'사람이 다가오지 않는다'라는 내용이었다.

생각해보니 나도 길을 물을 때조차 노인에게는 무의식적으로 묻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마 40대라면 이런 글을 읽을 때 '나는 그렇게 늙지 않을 거야.' '그렇제 늙지 않을 자신이 있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세월의 힘'이라는 게 인간의 의지보다 앞선다는 걸 깨달은 후로는 '노화'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나이가 들면 시끄러워지거나, 조용해지거나 아주 극단적이 되는 게. 

필요한 조언마저 말을 아끼게 되는 조용한 노인의 길로 들어서는 게 현명하다는 생각을 자주하는 요즘이다. 


(My) Life goes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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