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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ny Dec 04. 2017

드라마 <더킹투하츠>

- 배우들의 광기(狂氣) 어린 눈빛에 빠지고 싶다면

참고. 드라마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드라마 <더킹투하츠> 줄거리
남한 왕자(이후엔 왕) 이재하와 북한 여군 김항아, 반신불구가 된 공주 이재신과 남한 장교 은시경의 사랑과 역경을 이겨내는 이야기. 2012년 MBC에서 방송됐으며 이승기(이재하 역), 하지원(김항아 역), 이윤지(이재신 역), 조정석(은시경 역)이 연기했다. '베토벤 바이러스', '오버더레인보우', '태릉선수촌' 등을 쓴 홍진아 작가와 '베토벤 바이러스', '다모' 등을 연출한 이재규 PD의 작품.

    

iMBC 더킹투하츠 공식 홈페이지


드라마 <더킹투하츠>는 '눈빛'이 살아있는 드라마입니다. 출연한 배우들의 눈에서 광기(狂氣)를 들여다볼 수 있죠. 제가 이 드라마에서 주목하는 포인트 입니다. 이재하 역의 이승기의 똘끼부터 드라마 방영과 동시에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화제가 됐던 '납득이' 조정석의 반전 매력, 한순간 다리를 잃은 공주 이재신 역의 이윤지의 애절함까지 배우의 연기가 돋보이는 드라마입니다.


사실 스토리는 호불호가 나뉩니다. 입헌군주제라는 설정과 남남북녀의 사랑은 정치색부터 고려해야할 점이 많죠. 특히 북한과 북한 군인에 대한 묘사 등이 과하다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드라마에서 스토리 자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 재미있게 여러차례 보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집중할만한 건 이재하 역을 연기한 이승기의 연기입니다. 이승기는 이 드라마에서 반전 매력을 보였습니다. 이전까지 1박2일을 통해 모범생 이미지를 가져왔다면 이재하 역을 통해 골때리는 왕자, 왕의 역할을 잘 소화해냈죠. 기존의 이미지를 깨고 '똘끼 충만'한 눈빛을 선보였다는 것만으로도 눈에 띕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두 씬이 있습니다.


#1. 10회 김봉구와의 대면

왕이 된 이재하가 형을 죽인 김봉구와 마주하는 장면. 클럽M의 존재를 깨닫고 김봉구가 형을 살해한 범인일 수 있다는 의심을 가진 채 확인하고자 하는 씬입니다.  커튼 친 이재하의 방에서 얼굴만을 포커싱한 장면은 미묘한 긴장감을 주며 둘의 표정에 초점을 맞추죠. 이재하는 김봉구를 자극해 대화를 이끕니다. 그 결과...


iMBC 더킹투하츠 공식 홈페이지


"그래서 안면도는 직접 챙겼습니다. 네 형, 내가 챙겨 죽였다고 이 새끼야. 좋냐? 네 도발에 넘어가주니까 기분 째져?(중략)네 형을 죽인 진짜 이유는 그게 아냐. 네 형은 날 입국 금지 시켰어, 감히. 아무것도 모르고 간건 알지? 바보처럼, 술만 마시면서, 헤롱헤롱 거리다가, 퀙."(김봉구)

"(웃음) 약드세요? 조울증 그거 심해지면 큰일인데. 저번에 그쪽 기억 못하는 것 때문에 그러시나본데 그래서 거짓말까지 하면 되요? 날 찔렀다고 했죠? 찌른 건 모르겠는데, 뭔가 쓴 건 기억나요. 창문에 뭔가...아 맞다. 봉구다. 그쪽 한국 이름, 봉구, 김봉구. 하하핫. 맞아 아이엠봉구였어. 그죠? 이제 꼭 기억해 드릴게요. 김봉구씨."(이재하)


#2. 11회 이재하와 북한 내 최고실세 현명호의 대화

이재하가 유산한 김항아를 만나기 위해 북한으로 넘어간 뒤 최고 실세 현명호를 만나 대화하는 장면입니다. 국왕 시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북한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스스로가 용의자가 아니라는 근거를 밝히라고 대화를 하죠. 둘은 긴장감을 유지하며 말합니다. #1과 마찬가지로 이 장면도 어두운 공간 속에 빛을 활용해 두 사람의 얼굴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iMBC 더킹투하츠 공식 홈페이지


"돌아가면 계속 왕 할 것 같습니까? 오면서 국왕 폐위 의결해도 할말 없다고 하셨지요? 폐위되면 바로 평민인데 왜 우리가 절절 메어야합니까?"(현명호)

"혹시 그거 협박? 착각하지 마세요. 난 그냥 항아한테 미안할 뿐이지 당신들한테 눈꼽만큼도 관심 없으니까. 나한테 북한은 그냥 사고뭉치 이복형제일 뿐이에요. 어쩌다 옆집에 같이 살게 된 당장 호적에서 파버리고 싶은 못사는 떼쟁이, 천덕꾸러기 이복. (표정 변화) 아이 미안해요. 내가 말이 거칠었죠? 근데 내가 원래 이래요. 남한에서도 워낙 소문난 또라이라서요. 빡돌면 아무도 못말리거든요. 괜찮겠어요, 제가 적이 되어도?"(이재하)


두 씬은 이승기가 연기한 이재하의 똘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이러한 이승기의 똘끼 연기는 또 다시 보게 됐습니다. 이달 말 tvn에서 방영될 '화유기'에서 악동 손오공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죠. 이미 예고편을 통해 그의 눈빛은 일부 공개 됐습니다. 입모양은 아이처럼 밝게 웃지만 눈은 반달모양으로 휘지 않고 묘한 눈빛을 쏘며 강렬하게 상대를 쳐다보는 모습이 무슨 일을 저지를 것만 같은, 숨은 뜻이 있을법한 느낌이죠. 이재하와는 또 다른 매력을 찾아볼 수 있을 지 기대가 됩니다.


https://tv.kakao.com/channel/2964426/cliplink/379681127




캐릭터에 대한 분석도 재밌습니다. 이재하(이승기)라는 인물과 한 나라의 왕이라는 위치, 왕의 동생이라는 위치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어렵거나 진지한 상황에서 쉽사리 또는 가볍게 그 순간을 모면하는 캐릭터의 힘이 극을 이끌어나갑니다. 물론 왕이 좀 '진지한 맛'이 있어야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으나 입헌군주제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이러한 캐릭터 분석 쯤은 통쾌함을 주는 극적 요소로 보면 될 듯 합니다.


예를 들어 남북한 장교들이 북한에서 훈련을 하다가 체육관 폭발사건으로 미국과 중국이 조사를 나오게 되죠. 김항아(하지원)가 속옷이 담긴 가방을 미·중 군인들 앞에서 열어야하는 난감한 상황에서 이재하(이승기)는 '급식'을 언급하며 그 순간을 모면합니다. 직후 조사 나온 군인들을 향해 "절차는 제대로 밟고 왔냐"며 개xx, 지x이냐 등 욕설을 과감하게 날리기도 하죠. 국제 정세 속에 놓인 남북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면서도 차마 그동안 내뱉지 못했던 남북의 속마음을 대사로 던지며 통쾌함을 줍니다.


iMBC 더킹투하츠 공식 홈페이지


이 드라마는 얼핏 이재하의 성장 드라마 형태를 띄기도 합니다.(이재하에 집중해서 드라마를 본 제 시각일지도 모르겠지요.ㅎㅎ) 아버지와 같았던 형의 죽음, 존재조차 몰랐던 아이의 유산, 폭탄테러로 인한 죽음의 위기, 사랑하는 연인과 어머니의 납치 등 한 개인으로는 겪기 쉽지 않은 일들을 연달아 견뎌냅니다.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이겨내는 모습을 통해 점차 진정한 '왕'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드러내죠.


또 하나의 포인트, 애절한 사랑 스토리


이 드라마에서 볼만한 또 다른 포인트는 이재신(이윤지)과 은시경(조정석)의 사랑 스토리입니다. 사실 애정씬으로는 이재하-김항아 보다 이들의 사랑이 돋보입니다. 사랑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반신불구가 되는 재신의 고통을 함께 견디고 은시경의 죽음으로 재신이 더 큰 고통을 안아야한다는 애절한 상황 만으로도 이 사랑은 더욱 뇌리에 강하게 박힙니다.


최근 조정석이 선보이는 연기는 대부분 로맨틱 또는 코미디에 가깝다면 더킹투하츠 속 조정석의 연기는 진지하고 애절합니다. 방송 당시 납득이라는 반전 캐릭터가 동시에 나오면서 극의 집중력을 흐린다는 웃지못할 지적도 있었지만 더킹투하츠 속 은시경 캐릭터는 책임감 강하고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강한 애정이 돋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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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지의 연기는 그가 했던 전 작품을 통틀어 이 작품이 최고라고 평가할 정도로 좋습니다. 항상 당당하고 자신감 넘쳤던 공주 이재신이 오빠의 죽음에 연루된 뒤 기억을 잃습니다. 절벽에서 떨어져 한순간 다리를 잃고 초라하기 그지없는 자신의 모습에 목숨을 끊을 생각도 수없이 하게 됩니다. 동시에 은시경이라는 남자와의 사랑을 통해 겨우 하루하루를 살게 되지만 그의 죽음으로 결국 이들의 슬픈 사랑은 끝납니다.


드라마 더킹투하츠는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물론 연출이나 극스토리 자체도 좋지만 이승기와 조정석, 이윤지 등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동시에 극중 비서실장 은규태 역을 맡은 이순재, 왕 이재강을 연기한 이상민, 항아의 아버지 김남일 역을 연기한 이도경, 이재하의 어머니였던 윤여정 등 고참 배우들의 연기가 가슴을 절절하게 합니다. 시간이 날 때 꼭 한번 볼만한 드라마입니다~~


iMBC 더킹투하츠 공식 홈페이지


참고/

http://blog.naver.com/bigjhj/221155262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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