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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 Jan 22. 2024

회사에 큰 보상을 바라지 마라

회사는 원래 그래

 회사원이 회사에서 받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돈과 복지가 전부입니다. 계약서에 서명하여 받을 수 있는 월급과 복지 외에는 없다고 봐요. 회사는 그 이상을 해줄 의무가 없습니다. 회사원과는 서로가 합의한 조건 하에 필요한 것을 나누는 관계니까요. 회사원은 노동력을 제공하고 회사는 그에 책정된 보상을 제공하면 그만입니다. 설령 구성원이 주어진 일이나 기대했던 기준보다 더 많은 걸 해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약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 그것에 대해 회사가 보상을 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어요.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철저히 이성적인 사람이어서는 아닙니다. 창업을 했거나 회사에 충성하는 사람이어서도 아니고요. 오히려 반대입니다. 회사로부터 더 상처받지 않기 위한 보호막입니다. 회사와 제 자신을 분리하기 위함이기도 하고요. 작년 한 해 정말 많은 일들을 홀로 힘들게 해냈지만 딱히 돌아온 건 없었거든요. 장기적으로 어떤 보상이 주어질지까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당장 마주할 수 있을 것 같은 여러 기대들은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억울하고 화가 났습니다. 이보다 더 잘할 자신이 없을 만큼 최선을 다했지만 명확한 보상이 없다는 게 힘들었어요.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던 건 냉철하게 관계를 직시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너무 큰 기대를 한 것일지도, 직장인으로서 현명하지 못하게 행동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회사는 그런 보상을 해주어야 할 의무가 없으니까요. 회사 입장에선 그냥 고마운 회사원 딱 그 정도일 겁니다.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미리 알았다고 해도 똑같이 최선을 다했을 거니까요. 한 만큼의 대우와 보상을 받고자 하는 바람보다, 눈앞에 뻔히 보이는 일을 해결하지 않았을 때의 답답함이 더 크니 어쩔 수 없습니다. 진심으로 원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한 것입니다. 의욕이 꺾이는 건 어쩔 수 없다 해도 일에 대한 진심까지 잃어버리는 것은 바보 같은 짓입니다. 그러니 회사와는 적당히 거리를 두고 스스로의 목표와 욕망에 좀 더 가까워지고자 합니다. 그래야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회사는 원래 그런 곳입니다. 커리어의 보상의 전부가 아닌 일부로써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관계일 뿐이어야 가장 건강할 수 있는 곳 말이죠. 


※ 이 글은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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