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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 Jan 29. 2024

대표도 정답을 모른다

스타트업의 본질

  스타트업에서는 의사결정이 자주 바뀝니다. 스타트업의 본질이랄까요? 생긴 지 얼마 안 된 회사가 시장에 바로 자리 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당장 생존하기 위해, 작동하는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 모든 힘을 다 쏟아붓죠. 끊임없이 고민하고 결정을 내립니다. 문제는 의사결정을 하려면 정보가 필요한데 그 정보가 늘 부족하다는 모순에 부딪힙니다. 정보를 모으려면 시간, 인력, 자본 등 다양한 요소가 필요한데 스타트업은 모든 게 절대적으로 부족하니까요.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으니 뭐라도 행동을 합니다. 행동을 하다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고 자연스레 결정을 바꿉니다. 피할 수 없습니다. 아무도 정답을 모르니까요.


  지금 저희 팀도 예외는 아닙니다. 문제는 실무를 할 때 방향 자체가 흔들리는 것만큼 혼란스럽고 괴로운 일이 없다는 거예요. 결국 언젠가 중요한 의사결정이 또다시 번복되어 크게 불만을 표한 적이 있습니다. 도대체 누가 왜 결정을 바꾸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말이죠. 그때 대표님과 실장님 모두 모른다는 답변을 주셨습니다. 회사에서는 매 순간이 처음이기에 새롭게 배워야 해서 그렇다 덧붙이셨어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이 혼란은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려는 회사의 숙명이라는 것을요. 과거에 이루어졌고 앞으로 이루어질 모든 의사결정들은 정답이거나 옳은 방향이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어차피 아무도 모르기에 시도해 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거였어요.


  그렇다면 무엇이 이런 임시적인 의사결정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 순전히 운인 것 같습니다.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옳은 결정을 내린다는 건 불가능하니까요. 하지만 운에만 기댈 수는 없습니다. 시장은 변하고 자원은 유한합니다. 그래서 상당히 높은 강도로 의사결정과 행동의 사이클을 반복하며 정보를 수집할 수밖에 없습니다. 꽤나 큰 압박감이기도 하지만 해방감이 있기도 합니다. 아무도 정답을 모르니 그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으니까요. 모르긴 몰라도 개인으로서는 원하던 원치 않던 반드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여정일 겁니다.


※ 이 글은 영상으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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