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a. 합격수기
엊그제 인스타에 올렸던 글을 다듬어 다시 썼다. 처음 쓴 글은 인스타스답게 써 보려다가 이모티콘으로 뒤덮혀 마침내 알 수 없는 단어들의 조합이 되어버렸고, 브런치로 옮겨와 구구절절 하려던 말을 덧붙여쓰니 그나마 알아 볼 수 있는 글이 되었다.
2025년 4월, 나는 153번째 KSC코치가 되었다. 2025년 10월 현재, 누적 합격자 총18,901명 _ KAC 15,309명_ KPC 3,416명_ KSC 176명 (출처:한국코치협회)
플랫폼M이 올해 5월부터 '1급 우수 코치' 등급을 신설하고 전반적인 코칭 서비스의 가격을 재조정했다. 그동안 온라인 고객을 대상으로 가성비와 접근성을 강조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가격인상은 꽤 의미있는 변화다. 새로운 등급으로 분류된 서비스는 2025년 5월 1일 기준 현재로서는 이 상품이 유일하다. ⬇️
1급 / 우수코치 기준
50분 (바로코칭) 95,000원
50분 (예약할인) 87,000원
그동안 코칭은 주로 조직 내 리더들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왔고, 최근 들어서야 이렇게 몇몇 상담 플랫폼을 통해 일반인에게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상담 플랫폼의 가격 정책에 따라 코칭이 '상담의 저렴한 대안'으로 오해받는 황당한 경우도 더러 있었는데, 다행히 이번 가격 인상으로 최소한 그런 오해는 줄어든 셈이다. 이제 코칭은 일반인에게도 호기심에 한 번 써 보는 게 아닌 하나의 독립된 서비스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코칭 전문 플랫폼이 개인 코칭을 '체험판'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아이러니하다. 코칭의 대중화를 위해서라면 단순히 많은 사람이 코칭을 경험하는 것을 넘어서, 고객이 제대로 된 코칭 서비스를 경험하고, 코치 역시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오해를 덜어내는 일은 늘,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
사실,
더하는 일도 그렇다.
가격이 오르면서 서비스 품질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덕분인지, 오늘 오전에 신규 기업EAP가 있었고, 글을 고쳐쓰고 있는 지금도 추가 등록 건이 있다. EAP는 회사가 대신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이니 조금이라도 비싼 물건이 더 잘 팔리는 게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개인고객에게는 어떨까? 직접 비용을 지불하는 개인고객은 훨씬 더 신중하고, 선택의 기준도 까다롭다. 더 비싼 금액을 지불한만큼 그만큼 더 큰 기대와 신뢰를 갖고 내게 온다. ‘이만큼 투자했으니 나도 제대로 해보자’하는 결심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개인고객에게 비싼 코칭권을 구매한다는 것은 변화를 향한 다짐이기도하다.
요즘 코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을 온 몸으로 느낀다. 늘상 들르던 커뮤니티에서 오가는 이야기도 그렇고, 검색엔진의 검색어 추이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무엇보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더이상 나를 트레이너나 상담사로 오해하지도 않는다. 세상에 코칭이 알려지고 있다. 분명하다.
지금은 코치 개인의 브랜딩만큼이나, 대중에 ‘코칭’ 자체의 신뢰를 쌓는 일이 못지않게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마침 시사매거진 <Issue Maker> 5월호 앞면 표지에 봄코치님이 등장했고, 커버스토리 주제는 ‘코칭의 대중화’다. 뒷면표지에는 스타벅스의 신임 CEO가 실렸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코치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에 코칭을 전하고있다. 누군가는 리더와 함께 조직의 변화를 이끌고, 누군가는 좀 더 가까이에서 개인의 성장을 돕는다. 또 다른 누군가는 책으로, 음악으로, 각자의 언어로 이렇게 저마다의 기여로 이 시대의 코칭 대중화를 함께 이루어가고 있다.
선 자리도 다르고 목소리도 다르지만, 결국 우리는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코칭은 더이상 특별한 사람들만의 프라이빗한 서비스가 아니다. 코칭은 앞으로 다양한 장소에서 더 많은 사람들의 회복과 성장의 순간을 함께 누리게 될 것이다.
짧은 합격수기를 덧붙입니다.
저는 한번에 철썩 붙은 우등생은 아닙니다. 고객의 피드백만 믿고 오만했던 마음이 겸손해지는 데까지 꼬박 1년이 걸렸고, 원서를 접수하고 최종 합격까지 925시간의 코칭아워가 더 쌓였습니다.
코칭교육은 협회 인증기준, 총 8군데 코칭펌에서 FT과정을 포함하여 500시간이 조금 넘게 이수했습니다. 교육이 끝나면 스터디나 버디코칭으로 꼭 복습 모임을 가졌고,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과정은 여러번 재수강을 해서라도 제대로 알고 넘어가려고 애를 썼습니다. ICF 핵심역량 과정을 세번째 재수강 했을 때, 교수님이 왜 또 왔냐고 물으셨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처음 교육 받을 당시를 떠올려보면 제 옆자리 수강생은 퇴직금의 일부를 코칭에 투자했다고 말했고, 제 멘토코치는 천만원 가까운 교육비를 충당하려고 대출을 받았다고 하니 저로서는 덩달아 절실해질 수 밖에요. 저는 분위기에 매우 약한 편입니다. 그 덕분에 함께하는 코치님들과 정말 코칭에 푹 빠져 지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심사기준은 심사위원이 진행하는 공개 코더코를 통해 감을 익혔습니다. 당시 스터디 모임에서 매주 심사위원을 모시고 코더코를 진행했는데, 그 때 동료 코치님들의 시연과 심사위원의 피드백을 관찰하면서 정확한 피드백이 얼마나 중요한지, 함께하는 동료가 성장의 속도와 방향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실기 준비와는 별개로 한스코칭 샌드박스와 PMA 축어록 과정에도 참여했는데, 제가 느끼기로는 서로 매우 다른 관점의 피드백을 교차로 경험하면서 저만의 코칭 스타일을 다듬어 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원서접수 이후에는 단기에 합격하겠다는 일념으로 밤낮없이 코칭하고 케이스를 분석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정말 밤을 샌 날도 있었는데, 이제와 돌아보면 코칭의 감을 잃기에 획기적인 전략이었던 것 같습니다...
코칭 실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코칭을 코칭답게 전개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나답게 말입니다. 그러려면 가장 먼저 코치로서의 '나'를 충분히 탐색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나의, 내 코칭의 장단점이 코칭 세션에서는 어떻게 드러나는지 다양한 각도로 살펴보는 시간도 필요하고요.
이 과정을 통해 '코치로서의 나’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나면 그때부터는 정말 제대로 된 피드백을 나눌 수 있게 됩니다. 코더코에서 상처 받을 일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코더코는 멘토와 멘티가 서로 다른 관점을 나누면서 코칭의 시야를 넓혀가는 흥미진진한 성장의 시간이 됩니다.
혹시, 코칭과 강의의 균형을 고민하고 계신가요? 결국, 애쓰는 쪽으로 저절로 기울어 집니다. 저는 이렇게 긴 싸움이 될 줄 모르고 하던 일을 잠시 놓고 코칭에 올인했는데, 그 덕분에 일이 다 끊기고! 저는 이렇게 전업 코치가 되었습니다.
좋은 코치는 타고나는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타고났다는 칭찬은 언제 들어도 참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정말로, 타고나서 여기까지 온다면 저의 산전수전공중전이 조금 억울할 것도 같습니다.
코칭은 고객과 코치가 함께 성장하는 여정입니다. 저 역시 꾸준히 되어가는 중이니 이 말은 제게도 늘 큰 위안이 되고요. 함께하는 모두가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며 든든한 동반자로 오래 오래 함께이길 바랍니다.
2025년 가을,
윤혜진 코치 드림.
(글 쓴 날 기준) KSC 승급이후에도 윤혜진 코치의 코더코/멘토코칭은 이전과 동일한 조건과 내용으로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