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케터초인 Jul 24. 2021

만화 그리던 방구석 덕후가 디즈니에 가게 된 비결

덕질에서 덕업일치가 되기까지


방구석에서 살아가던 옛날을 생각해보면 지금 일어난 일들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생각보다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으로부터 오기도 한다.

평생 비주류의 삶을 살아온, 무언가에 홀릭해서 살아온 방구석 덕후는 어른이 되어 어떻게 되었을까?


인생의 변화와 전환점을 만들어내고 싶다면, 나만의 관심사로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고 싶다면 도움이 될 이야기.





방구석 덕후가 나만의 무기로
인생을 뒤바꾼 이야기



어린 시절의 구석


먼저 어릴 적을 돌아보면 

평생 비주류의 삶을 살아왔던 것 같다.

늘 어정쩡한 포지션, 겉도는 캐릭터

특별히 공부를 잘하지도 않았고

싸움을 잘하거나

운동에 특출 나지도 않았었던.

대중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것도 아니고.


그래서 결핍이 있었고

열등감을 안고 살아왔던 것 같다.

키도 항상 작은 걸로 반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었고.

거기에 내향적인 성격까지.

입 발린 말을 잘 못해서

항상 안티를 안고 살아왔다.


한마디로 별 특징 없이

애매한 “키 작은 아이"

이것이 어린 시절의 나였다.


유일하게 관심 있는 것 하나가

만화 그리는 것이었는데

그것이 인생의 첫 낙이었다.


초등학교 때는 제법 괜찮았던 게

교실에서 쉬는 시간에 애들 사이에서

그림 그려 돌려보고 그랬기도 했으니.

근데 만화도 반에서 탑은 아니었고

괜찮게 그리는 그룹의 하나 정도?


그런데 만화 그리는 게 초등학교 때 이후로는

학창 시절에는 크게 무기가 될 일이 없었다.

중학교 때 그 당시 다모임이라는

학교 커뮤니티가 핫했었는데

거기에 몇 가지 만화를 그려서 올려보았다.

중학교에서는 만화를 돌려보는 문화가 흔치 않았으니

관심 있는 그룹들과 교류를 하고 싶었던 마음에서.


낙서 만화같은 거였는데

그걸 몇 개 올리고는 한 번은 댓글이 달렸다.


너 찾아간다. 너 몇반이냐.

 

...뭐지?

거기에 재답글 달지 않았다.

그림을 올렸는데 날 왜 찾아온다는 거지?

그림이 별로인건가?


그렇게 어느 날

다른 반 모르는 애가 갑자기 찾아오고

난데없이 그 자리에서 맞았다.

이유는 나댔다고.


아픔도 있었지만 마음이 더 놀랐다.

그 당시 조그만 몸집에

싸움하는 성격이 아니었기에

병X처럼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날 이후로

성격이 좀 위축되었는데

만화 그렸다가 맞았다는 그 자체가

트라우마가 되었던 것 같다.






혼자놀이에 빠지다


그렇게 중고등학생 때

방학 때 한 발자국도 안 나가고

사람도 안 만나고 무언가에 빠지게 되었다. 



바로 콘텐츠 중독


종류는 다양했다.


게임

만화책

영화

예능

스포츠신문

중독


전부 혼자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

방학 때, 만화책 쌓아놓고 보고

영화를 매일 보고

학교 마치면 집에 와서 게임하고 

그런 일상이었다.


방구석 놀이는 진화해서

나만의 게임잡지를 만들고

나만의 보드게임을 만들고 그렇게

혼자 콘텐츠로 노는 게 취미가 되었다.


방학 때는 하루에 20시간씩 게임을 하고

매일 프로농구를 챙겨보면서

선수들 데이터 분석을 하고

주말에는 시간대별 예능 다 챙겨보고

밤에는 만화책을 쌓아놓고 잠들 때까지 보고

그렇게 수년을 보내 콘텐츠 덕후로 지냈다.


하지만 만화 그리다가 맞은 트라우마 때문인지

세상 어딘가에 꺼낼 생각은 못 하고

그저 혼자서 보고 즐기고 기록하고

그게 다였던 것 같다.







알바로 만나는 세상


그러다 대학생이 되었다.

이제는 변화하고 싶었다.

이전과는 더 다른 나를 만들고 싶었다.

비주류에 항상 안티를 달고 살던 삶에서

방구석에서 콘텐츠 덕후로 지내던 삶에서 

이제는 세상 밖으로 나와 변화하고 싶었다.


하지만 먼저 해야 하는 것들이 있었으니,

바로 용돈벌기.


스무살이 되면서부터

집에서 용돈을 받지 않았기에

밥값 교통비 술값 교재값

전부 벌었어야 했다.


그렇게 성인이 되고

새로운 것들을 맞이하게 되니

바로 알바의 일상.

다양한 종류의 알바들을 대학생활 내내 해왔다.

오래 해왔던 호텔알바와 과외 외에도

전단지, 포스터, 과사 등등

시급이 세다 싶은 건 전부 했다.

생활을 해야 했으니까, 살아야 했으니까.


그렇게 남는 시간을 모두 알바로 보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왕 어차피 돈 버는 거 재밌는 거 하자.



그래서 주위 건너 추천도 받고 찾아다녔다.

이색 알바들을.


주말이면 주말, 방학마다 알바를 해야 하는데

기계 같은 일만 하는 건 지겹고

일상에 어떤 변화도 만들지 못할 것 같았다.


그중에 독특했던 것 한 가지로

당시 외국인 교류 프로그램이

한국에 막 생겨나는 시점이었는데 

그렇게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 캠프

알바스탭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외국인을 캠프기간 동안

통솔하고 안내하는 거였는데 놀랍게도

영어는 몇 마디밖에는 할 줄 몰랐다.


약간의 경험을 과정하고 에너지를 어필해

첫 기회를 잡을 수 있었고

그 경험을 기반으로 계속 다른 기회로

이어질 수가 있었다.


거기에 몇 번 참여하게 되면서

외국인들과 교류하면서 세상에 눈뜰 수가 있었다.

이런 세상이 또 있구나.


살면서 해외 간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그 자체로 굉장히 신선한 경험이었다.

덕분에 서울의 관광지도 두루두루 가보고

어린 나이에 소위 말해

'통밥'이란 걸 키울 수 있게 되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알바하면서 일어난 일들을

대학내일이나 교내신문 같은 곳에 기고하기도 했다.

또 에피소드를 만화로 그려

유머 커뮤니티에 올리기도 하고.


돈은 벌면서 재밌는 액티비티를 하고

그걸 콘텐츠로 만들어내기 시작했던 것.


그러면서 어느새 점점 대학교에서

활동적인 ‘캐릭터’로 이미지가 생겨갔고

그 과정에서 성격도 많이 유해지게 되었고

더 이상 비주류가 아닌 영역으로 넘어올 수 있게 되었다.


그럼 어린 시절의 콘텐츠 중독,

대학시절의 이색알바 

두 가지가 나중에 어떻게 연결되었을까?







콘텐츠라는 일이 생겼다


온갖 콘텐츠로 혼자 놀며 자란 덕후,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바로 CJ ENM이라는 미디어 회사에서.

평생에 걸쳐 콘텐츠로 놀며 덕력을 쌓아왔던 지라

다른 분야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분야는 영화회사였고 그렇게 운이 좋게도

입사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 방송 채널까지 거쳐

조금씩 경력을 쌓을 수 있었다.


10대 시절에 수백 편의 영화를 보고,

매일 예능을 보며 자란

어린 시절의 콘텐츠 덕후력은

나만의 문화자산이 되어있었고

영화회사 그리고 방송채널에 몸을 담아

사람들과 교류를 하거나 업무를 함에 있어

무기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찾아온 또 한 번의 변화.

새로운 곳으로 이직을 하게 되는데

바로 월트디즈니컴퍼니라는 캐릭터 회사.


그곳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커다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

미디어 분야에서 모두가 선망하고

가고싶어하는 그런 곳이었다.


어린 시절에 수천 권의 만화를 보고

만화 그리기를 좋아했던

방구석 덕후가 덕업일치를 하게 된 것.


심지어 해외대학을 나왔거나

어학연수 경험이 전혀 없는 순수 국내파로

대학교 때 했던 국제캠프 알바를 하며

배운 통밥 그리고 이전에 쌓아온 미디어 경력으로

이 놀라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그곳에서 고맙게도 수많은 캐릭터들에 둘러싸여

온갖 다양한 캐릭터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방구석 덕후시절엔 알았을까?

어른이 되어 미디어 그리고 캐릭터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을 줄은.






덕후가 그리는 미래


아직 이루진 못했지만, 

여전히 만화를 꿈꾸고 있다.


이제는 자아를 많이 키워내며

트라우마에서 벗어낸 지 오래고

일 외의 에너지를 모아서

지금도 만화를 계속 그리고 있다.


하나씩 기록하다 보니 어느새

웹툰 공모전에는 24번 정도 떨어졌고

다행히도 이모티콘은

아직 2번밖에 떨어지지 않아

이제 막 시작의 단계이다.


누군가는 나의 재능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나의 아이디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꿈 그 자체를 계속 안고 가져가며 키워내려 한다.

그 자체가 나의 에너지니깐.


그러다가 언젠가 나중에 좋은 기회가 되어

세상에 선보이게 되고,

또 어디선가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 때 때렸던 그 아이에게,

덕분에 단단해질 수 있었다고.




그리고 대학시절 온갖 이색알바

글을 쓰고 만화로 그렸던 경험에서

취미가 콘텐츠가 되고

그게 내 브랜드가 될 수도 있었기에

지금도 계속 내 관심사들을 키워내며

글을 쓰고 콘텐츠를 만들며 키우고 있다.


아직은 작지만 이를 토대로

나만의 브랜드도 계속 키워가고 있고.


그리고 이걸 깨달았다.


취미와 콘텐츠는 나의 무기였다.



취미를 정의해보자면,


취미가 취향이 되고 

취미가 스토리가 되고

취미가 콘텐츠가 되고 

취미가 캐릭터를 만들고

나만의 무기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에서

심심할 때 재미로 하는 것을 넘어

나의 이야기로 콘텐츠를 만들어내

인생에 더 많은 가능성들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콘텐츠와 취미라는 관심사,

나만의 취미와 콘텐츠는 서로 연결될 수 있고

이것들을 연결시켜 직업 그리고

미래까지도 그려나갈 수 있다.


이걸 시간이 지나고나니 알게 되었다.






내 취미가 무엇인지

나에게 취미는 어떤 의미인지

앞으로 어떤 취미를 키우고 싶은지

그 취미로 나의 콘텐츠를 키워

나를 어떻게 브랜딩을 할 수 있을지

그 상상이 씨앗을 안에 심고,

차후에 브랜드로 자라나

더 나은 미래로 키울 수 있는 상상

오늘도 해본다.




출처: 유튜브


매거진의 이전글 캐릭터는 무기가 될 수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