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케터초인 Jan 20. 2022

어느 날 픽사의 스토리가 찾아왔다

스토리가 나의 무기가 되었다



영화 볼 때마다 우는 남자,

이 남자는 어느 영화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른아른 해진다.


슬픈 영화일까? 

비극의 여주 남주가 나오는 비극의 로맨스 영화일까?


그 영화는 노인과 어린이와 강아지가 나오는 조금은 특이한 영화다.

노인은 언제나 심기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고 갑자기 집이 하늘로 날아가고, 강아지가 말을 하기도 한다.


왜 이런 영화를 보고 우냐고?




그 영화의 제목은 <UP>

왜 볼 때마다 감정을 흔들어놓는게 그게 궁금했다.


특히 눈물을 펑펑 자아내는 치명적인 장면은 노인의 젊은 시절 이야기가 하이라이트처럼 보여지는 5분, 음악과 함께 잠시 빠져서 보면 한 남자의 인생이 살면서 느꼈던 행복과 기대, 절망 슬픔이 모두 느껴진다.


평범하면서 특별한, 그리고 왠지 나에게도 생길 것 같고 일어날 것만 같은 그런.

(지금 이거 쓰다가 한번 더 봤는데 그새 또 주르륵.......)



어느새 이 영화는 나의 인생 애니메이션이 되어 있었고 이후로

이 영화를 만든 픽사의 모든 시리즈를 섭렵하게 되었다.


울고 싶을 땐 울어도 돼. 어른을 향해 메시지를 직격으로 날리는 <인사이드 아웃>

장난감들의 세계가 인간의 세계보다 더 웅장하고 떨렸던 <토이스토리3>

대사 한마디 없이, 망한 지구의 로봇 찐 러브스토리를 담은 <월E>


하나 하나가 비상하고 기발하고 인생 메시지가 가득한 픽사의 놀라운 시리즈들.

어느 순간부터 콘텐츠 뭐 좋아하세요? 할 때면 픽사요! 하게 되었던 거 같다.




그래서 재밌게 본 책도 <픽사 이야기>.

토이스토리의 픽사를 가지고 있는 '디즈니'에게 픽사를 판 '스티브 잡스' (맞다. 애플의 그 잡스) 에게 픽사를 판 '루카스필름' (스타워즈 제작사).


1980년대부터 시작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지면서 사고 팔리면서, 위대한 스튜디오가 된 픽사의 여정.


이걸 보면서 콘텐츠 기업이 어떻게 성공하고 진화하는지를 알 수 있고 그 와중에 '존 라세터' (픽사를 일군 애니메이터)와 '잡스' (애플에서 쫓겨난 후 픽사를 키운 장본인) 그리고 '밥 아이거' (픽사, 마블, 스타워즈, 폭스를 인수한 디즈니 전 회장) 까지 얽히고설킨 이야기가 마케팅, 콘텐츠, 경영 덕후인 내 기억에 강렬하게 남았다.


무슨 실화가 이렇게 영화같아?






그리고 어느 날, 어디선가 찾아든 연락.

초인님이시죠? 새로 책이 나오는데 보시고 의견 한번 주시겠어요?


..?

누가 쓰신 책이죠?


픽사 스토리텔러 분이요.


어떤 내용이?


픽사 시리즈 스토리 만들면서 정리한 책입니다.


@@#%@#%@#%@ (감정의 희열)

네! 그럼요!!!



그리고 막 출시한 신간,

매튜 룬의 <픽사 스토리텔링>







출시 전에 읽는데 (마치 영화 개봉 전 먼저 보는 그런 느낌) 스토리텔러가 써서 그런지 술술 읽혔고 스토리텔러 이전에 애니메이터 출신 (무려 심슨의!) 이라는 커리어도 인상적이었다.

(인사팀에서 마케팅으로 넘어온 나로서는 이색적인 커리어 전환들이 강하게 기억 남는다) 


그리고 다양한 채널을 운영하면서 내 콘텐츠를 기획하고 또 회사에서 마케팅 기획을 하면서 항상 여러 고민이 들었는데 스토리라인을 어떻게 잡고, 보고 듣는 사람들의 감정선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를테면,

- 8초 안에 보고 듣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후크(hook)의 기술

- 한 줄로 콘텐츠 세계관을 전달해주는 로그라인

- 그리고 모든 콘텐츠에서 꼭 담아야 할 사람의 보편적인 두려움과 욕망

- 길든 짧든 어디라도 필요한 도입 - 전개 - 결말의 구조화

-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개인의 스토리


이렇게 몇 가지 만으로도 내 프로젝트를, 내 콘텐츠를 어떻게 기획해 나가야 할지 좀 더 나은 방향성과 개선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영화 <UP>을 볼 때 왜 사람들의 감정이 움직이는가? 에 대한 부분. 4분 남짓한 시간 안에 그런 장치들이 있었다니... (이제야 비밀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보고 나서 다음과 같이 글을 담아 전달했다.



영화 <업>을 볼 때마다
왜 매번 눈물이 쏟아지는지 궁금했는데
이 책을 보고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스토리는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치명적인 전략이다.
브랜드 마케팅을 하는 모든 이에게
픽사의 마법과 같은 스토리텔링이
훌륭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 초인




마음을 담은 피드백이 그대로 책에 소중하게.





영화를 볼 때마다 울던 남자에게 그 영화의 스토리를 만든 사람이 찾아왔고 울던 남자는 스토리텔러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전한다.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비록 닿지 않을지라도.

당신이 함께 만든 스토리 덕분에 보다 더 따뜻하게, 더 인간적으로 인생을 그려보고 느껴볼 수 있었다고.





매거진의 이전글 어느 날 갑자기 무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