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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프로 Oct 10. 2024

나에게 지리산 화대종주는

찐프로 생각 나누기 (1-1화/20회)

지난 3월 경, 가 참여하고 있는 글쓰기 모임 단톡방에

'나는 왜 이 길을 맨발로 걷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도전하고 성장하며 행복하기 위해서

화대종주를 할 것이다' 가 주제였다.


화대종주에 도전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3대 종주 중 하나

매우 힘들고 긴 장거리 산행을 해내는 것다.


전남 구례군 화엄사에서 출발, 

경남 산청군 대원사까지

지리산 주 능선을 오르고 내리며

46km 걸어야 다.


2년 전 처음 알았고 의 버킷리스트에 담았다.

'이 종주를 꼭 하고 싶다.' 

마음먹었기에 거의 매주 산을 탔다.

다양한 산을 오르며 거리도, 높이도 차츰 늘려갔.


그런데 지난 5월 초

화대종주 D-day로 잡았던 날

급성 장염으로 입원을 했다.

2년 준비가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졌다.

나흘 후 퇴원할 때 체중이 5kg 이상 빠졌고

코어 근육 대부분을 잃었다.

화엄사 출발. 맨발 등산 시작
노고단에서 본 섬진강
저 멀리 여수 앞바다, 다음 날 새벽에도 이어진 맨발걷기
지리산 세석평전
비구름 속 장터목 대피소와 통천문
나를 재충전해준 계곡물 그리고 종점 빗속의 대원사


그때, 8년 전  모습이 떠올랐다.

게으르고 나약하며 신경질적이던

40대 중반의 동네 아저씨.


'내가 얼마나 힘들게 그 나약함에서 벗어났는데,

절대 포기할 수 없어.'


그 마음으로 다시 5개월을 준비했다.

힘든 지방 파견 생활 중에도

주 3회는 산을 오르거나 달리기를 했다.

꾸준한 근력운동으로

몸도 마음도, 코어 근육도 되살아났다.


10월 2일 새벽 4시

지리산 화엄사 앞에 홀로 섰다.

첫날은 강풍 속을 맨발로 걸었고

둘째 날은 비바람 속을 헤치고 나아갔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걸었다.

나의 화대종주는 총 25시간 18분,

누적상승고도 3,960미터

45km 중에서 30km는 맨발 걸었다.


종주 후 에게 물었다.

"너 정말 행복했니?"

"음~ 많이 힘들었지만, 참 좋았."


내년 5월 어느 화창한 날에

는 다시 지리산 화대종주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오늘도 여전히 그때 사진 보며

미소 짓기 때문다.


지리산은 나에게 말해주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꿈은 반드시 이룬다.'




찐프로,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건강 행복 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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